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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재판’은 선고 연기·’MB 정부 여론조작’은 추가 수사 ‘양동작전’

국정원 조사 토대로 재판 입증 강화하고 이명박 前대통령 등 겨냥 포석
실체 드러난 국정원 댓글부대, 검찰 수사 불가피 (PG)

검찰이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파기환송심 선고 연기를 전격 신청한 것은 최근 ‘국정원 적폐 조사’로 추가 확인된 범죄 혐의를 재판 결과에 반영하겠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이명박 정부 국정원의 여론조작 정황을 재수사하는 상황에서 수사와 재판 모두에 걸쳐 ‘양동작전’ 총력전을 벌이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도 받아들여진다.

서울중앙지검은 24일 “기존에는 극히 일부만 파악됐던 민간인 외곽팀의 규모와 실상이 확인돼 공판에 반영할 필요가 있게 됐다”고 변론 재개 신청 배경을 밝혔다.

검찰은 “소환조사, 압수수색 등을 통해 추가 확보된 중요 증거들의 제출, 공소장 변경, 양형 자료 반영 등을 위한 것”이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법원이 검찰 신청을 받아들일 경우 검찰은 원 전 원장의 기존 혐의 사실에 여러 가지 범죄 사실을 추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혐의 입증을 충실히 하고, 재판부가 유·무죄 여부를 판단할 때 유죄 쪽으로 심증을 굳히도록 하려는 전략으로 여겨진다. 만약 유죄로 판단될 경우 형량을 정하는 과정에서 기존 혐의 사실에 상당한 내용이 추가되므로 가벌성이 훨씬 높아질 수 있다는 계산인 셈이다.

국정원 적폐청산 TF가 검찰에 넘긴 ‘사이버 외곽팀’에 대한 중간 조사결과 발표자료를 보면 국정원은 원 전 원장 시절인 2009년 5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알파(α)팀’ 등 민간인으로 구성된 ‘사이버 외곽팀’을 최대 30개까지 운영한 것으로 의심되는 상황이다. 이런 점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원 전 원장의 혐의 사실은 더욱 늘어나고 범죄 입증이 더 충실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30명으로 추정되는 민간인 외곽팀장들을 선거법 위반의 공범으로 판단해서 공소장을 일부 변경하는 형태 등으로 진행하는 방안도 점쳐진다.

또 현실적인 법리 문제도 작용했을 수 있다.

검찰은 이번 소환·압수수색에서 여러 위법의심 행위를 추가로 발견했고, 이는 기존에 파악된 위법 의심 행위와 같은 혐의를 적용받을 것들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재판에 이를 반영하지 못하면, 다시 처벌을 하기 어려워 질 수 있다. 한 번 처벌한 사안은 원칙적으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경우 다시 재판할 수 없는 ‘일사부재리’ 원칙 때문이다.

원 전 원장의 기존 공소사실은 2012년 대선 개입 사건과 관련한 불법행위 혐의로 구성돼 있다.

원세훈, 법정으로

반면 국정원 TF에 이어 검찰이 파헤치는 이명박 정부 시절 국정원의 위법행위 의혹들이 기존 공소사실과 궤를 달리할 경우에는 현재 진행 중인 수사가 더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이미 국정원은 이명박 정부 시절에 광범위한 여론조작 의혹이 의심된다는 자체 조사결과를 내놓았다.

그 중에는 옛 국정원이 2011년 10월 ‘SNS를 국정홍보에 활용하라’는 청와대 회의 내용을 전달받고 ‘SNS 선거 영향력 진단 및 고려사항’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청와대에 보고한 사실이 밝혀졌다는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검찰 수사는 ▲ 이명박 정부 국정원의 광범위한 불법 정치활동 전반으로 범위를 넓히고 ▲ 당시 국정원이 불법 활동을 하도록 지시하거나 보고받은 ‘윗선’을 향해 뻗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국정원 댓글 사건과 비교하면 수사의 폭과 깊이가 크게 달라지는 셈이다.

앞서 원 전 원장은 2012년 대선을 앞두고 국정원 심리전단국 직원들을 동원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인터넷 게시판 등에 댓글을 남기는 등 여론 형성에 개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국정원법 위반 혐의만 유죄로 보고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으나 2심은 선거법 위반까지 유죄로 판단해 징역 3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2015년 7월 핵심 증거들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근거가 부족하다며 2심 결론을 깨고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결국, 향후 검찰 수사는 이명박 정부 시절의 민간인을 동원한 사이버 여론조작 의혹을 파헤치는 과정을 통해 국정원 지휘부를 거쳐 원 전 원장을 ‘1차 타깃’으로 삼아 진행될 전망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원 전 원장 및 국정원의 ‘윗선’으로 볼 수 있는 당시 청와대 고위 관계자들을 ‘2차 타깃’으로 겨냥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 과정에서 최고 의사 결정권자인 이명박 전 대통령의 지시·관여 여부를 확인하는 수순으로 수사가 전개될 가능성도 점쳐져 향후 검찰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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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명박 전 대통령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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