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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군 강력 질타 (PG)

국방부·보훈처 얘기 나누는 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이례적으로 군(軍)을 강하게 질타했다. 국방부를 상대로 한 예정된 업무보고 자리였지만, 북한의 고강도 도발을 둘러싼 우리 군의 대응에 대한 평가와 인식이 그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송영무 장관을 비롯한 군 수뇌부를 앞에 두고 “북한이 비대칭 전력을 고도화하는 만큼 우리도 그에 맞게 대응해야 하나 그 많은 돈을 갖고 뭘 했는지 근본적인 의문이 든다”고 직접 화법을 사용했다.

문 대통령은 핵과 미사일로 상징되는 북한의 비대칭 전력 수준은 물론 이를 견제하기 위해 우리 군이 3축 체계(킬체인·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대량응징보복체계) 구축을 오래전부터 진행해오고 있다는 사실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이 이를 다시 언급하며 군을 질타한 것은 매년 막대한 국방비를 쓰고도 아직도 북한 도발에 ‘쩔쩔매는’ 현실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한국형 3축 체계를 언제까지 어떻게 구축할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라”고 구체적으로 직접 지시한 것은 엄청난 예산을 쓰면서도 말로만 3축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하지 말고 실질적으로 완성 시점까지 보고하라는 의미다.

문 대통령은 또 “남북의 국내총생산(GDP)을 비교하면 남한이 북한의 45배에 달한다. 그러면 절대 총액 상으로 우리 국방력은 북한은 압도해야 하는데 실제 그런 자신감을 갖고 있느냐”고 반문했다. “막대한 국방비를 투입하고도 우리가 북한 군사력을 감당하지 못해 오로지 연합방위능력에 의지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도 했다.

천문학적인 국방비를 쓰면서도 “북한과 국방력을 비교할 때 군은 늘 우리 전력이 뒤떨어지는 것처럼 표현한다”는 문 대통령의 지적에는 우리 군의 방위역량에 대한 강한 불신이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는 방산비리에 대한 문 대통령의 엄중한 인식이 녹아 있다.

문 대통령은 대선 당시부터 방산비리를 적폐로 규정했고 취임 이후에도 반드시 근절해야 할 최우선 과제로 제시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해외무기 도입 과정을 방산비리의 핵심축으로 지목했다. 그러면서 방산업체·무기중개상·관련 군 퇴직자 등을 전수조사하고 무기 획득 절차 관련자에 대한 신고제 도입이라는 ‘충격 요법’까지 제시했다.

문 대통령이 ‘많은 국방비로 도대체 뭘 했느냐’고 언급한 이면에는 지난 26일 북한이 발사한 발사체에 대한 성격 규명을 제대로 못 한 데 대한 질책 성격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시 북한은 동해 상으로 발사체 3발을 쏘아 올렸고, 청와대는 발사 5시간 만에 ‘300㎜ 방사포로 추정된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북한의 잇따른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급 도발 직후여서 탄도미사일이냐 아니냐가 중요한 시점에 ‘탄도미사일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준 것이다.

하지만 군 당국은 만 이틀이 지나서야 ‘탄도미사일’이었다는 해석을 내놨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직후 미국 태평양사령부가 탄도미사일로 규정했는데도 청와대가 군의 정보 분석을 토대로 방사포라는 잘못된 발표를 함으로써 우리 군의 정보 수준을 고스란히 드러냈고, 나아가 청와대 발표의 신뢰성에 상처를 준 것은 물론 정치권에서는 그 의도까지 문제삼는 상황에 이르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방사포로 추정된다’고 공개하기로 판단한 주체는 안보실이었고, 발표 소스는 군(軍)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군 당국의 이 같은 정보 능력에 더해 청와대 참모들의 판단 오류까지 겹치면서 스스로 논란을 야기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군 통수권자인 문 대통령이 취임 이후 이날 가장 강력하게 군을 질타한 데는 이런 배경이 결정적이었다는 것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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