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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 '하비'에 물바다로 변한 공항

열대성 폭풍(tropical storm)으로 등급을 낮춘 허리케인 ‘하비’가 미국 4대 도시 텍사스 주(州) 휴스턴을 강타한 지 닷새째. 휴스턴은 외부와 철저히 단절돼 있었다.

휴스턴의 하늘길을 담당하는 조지 부시 국제공항과 윌리엄 P. 호비 공항은 일찌감치 폐쇄됐다. 댈러스나 샌안토니오 등 인근 대도시들로 연결되는 간선 고속도로들도 휴스턴 외곽에서는 줄줄이 통행이 금지됐다.

29일(현지시간) 오후, 휴스턴 북쪽으로 260마일(420km) 떨어진 댈러스의 하늘은 청명했다. 차량으로 4시간 거리다.

댈러스 포트워스 국제공항에 내리자, 한 택시기사는 “휘발유가 이틀새 갤런당 2달러에서 2.5달러로 20% 이상 뛰었다”면서 “휴스턴 쪽에서 셰일오일 공급이 줄었다고 한다”고 울상을 지었다. ‘휴스턴 허리케인’은 먼나라 이야기 같았다.

통행이 차단된 고속도로

댈러스에서 휴스턴을 잇는 45번 인터스테이트 하이웨이(I-45)는 적막했다. 한가롭고 드넓은 목초지가 3시간쯤 펼쳐졌을까. 서서히 먹구름이 나타났다.

휴스턴 부근에 들어서자 경찰이 차량을 막아섰다. 어디로 가야 하느냐고 묻자, 돌아가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우회로를 통해 휴스턴에 진입하더라도 뾰족한 대책이 없을 것이라고만 했다.

미국 역사상 가장 많다는 1.25m(49.2인치·29일 기준)의 강수량은 휴스턴 시내 곳곳을 통제불능 상태로 만들었다. 차단막이 설치돼 있거나 아예 침수돼 접근 자체가 불가능했다.

구조용 보트를 매단 트럭들은 미로에 갇힌 듯 오도가도 못한채 ‘출구’를 찾아 도로를 맴돌았다.

휴스턴은 적막강산 그 자체였다. 거리는 한산했다. 미국에서 네번째로 많다는 650만명의 인적은 드물었다. 모두들 자택이나 대피소에 머물며 기상 상황에 귀를 기울이는 듯했다. 호텔을 비롯한 숙박시설은 동이 났다.

휴스턴 인근 대형 저수지 2곳의 댐 방류로 시내 수위가 쉽게 줄지 않는다는 얘기가 들려왔다. 멀리서 구조헬기들이 오가는 모습으로만 도심의 상황을 가늠할 뿐이었다. 그 사이 허리케인발(發) 폭우로 인한 사망자는 10명에서 11명으로 더 늘어났다.

휴스턴 시내 곳곳 통행차단

저녁 무렵, 휴스턴에 내리쳤던 강한 빗줄기는 멈췄지만 시속 20여 마일이 넘는 강풍이 거세게 불었다. 강풍에 먹구름은 동쪽으로 조금씩 밀려났다.

휴스턴의 동쪽이면 루이지애나 주 뉴올리언스다. 꼭 12년전 2005년 8월 29일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무려 1천800명이 목숨을 앗아간 악몽이 생생한 곳이다. 뉴올리언스가 초긴장 상태라는 뉴스 보도가 나오고 있었다.

불안하기는 휴스턴도 마찬가지다. 폭풍우가 다시 서쪽으로 방향을 바꾼다면, 이미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휴스턴은 속수무책이다.

허리케인 ‘하비’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두 도시의 운명이 갈리는 듯 했다.

폭우가 잦아지고 ‘사투’에서 잠시나마 숨을 돌리는 듯한 휴스턴. 이날 휴스턴 시내에는 밤 10시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야간 통행금지령이 내려졌다.

미 허리케인 '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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