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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 3천미터가 넘는 마운트 발디를 800여 차례 올랐던 한인 산악인 고 김석두씨.

지난 4월 불의의 사고로 추락사한 그를 기리는 추모산행이 지난 토요일 있었다는 이야기는 이미 전해드렸는데요, 미처 알려지지 않았던 뒷 이야기들이 듣는 이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하고 있습니다.

배인정기잡니다.

 

발디 산행 800여회를 기록 중이었던 김석두씨의 발디 등정 1천회 목표는,  지난 토요일 단번에 이뤄졌습니다.

그를 기리는 하이커 200여명이 한꺼번에 발디 정상에 올랐기 때문입니다.

이 소식을 접한 한인들은 이 추모산행이 한인 등산클럽이나 한인 하이커들이 힘을 모아 준비한 것이겠거니 생각했지만 그게 아니었습니다.

이날 산행에서 한인 하이커들은 오히려 거의 찾을 수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이런 산행이 있는 지 몰랐기 때문인데,  이 추모산행은 인종이나 피부색에 관계없이 산을 매개로 엮어진 훈훈한 휴먼 스토리였습니다.

고 김석두씨의 둘째 아들인 케네스 김씨 입니다.

<한인도 아닌 외국 사람들이 아버지 이야기를 듣고, 제 아버지의 목표 천 번 가는 꿈을 도와주겠다고 온 걸 보고 저도 너무 감동 받고, 참, 사람들이 이렇게 정이 있을 수가 있구나, 따뜻한 마음이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LA 카운티에서 가장 높은 마운트 발디는 산세가 험해 매년 인명 사고가 잇따르고 있지만,  이번 처럼 대규모 추모산행이 이뤄져 LA 타임스 등 주류언론의 관심을 끈 적은 없었습니다.

이런 산행이 가능했던 것은 무엇보다 고 김석두씨가 이 산을 800번 이상 오르면서 맺은 인연의 폭이 넓었고, 스낵을 나누고, 궂은 날씨 때문에 길을 잃은 사람을 안내해 주는 등 베품도 넉넉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번에 산에 올라가면서 듣는 이야기가, 자기가 길을 잃었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그러면서 저희 아버지를 만났다, 또 산에 올라가면 과자, 포테이토 침, 사탕 이런걸 나눠줬대요, 그러면서 내려올 때도 같이 내려온대요.>

성형외과 의사인 케네스 김씨는 역시 내과의사인 형 데이빗 김씨,  조카 둘과 함께 아버지의 추모산행에 동행했지만,  정작 그 자신도 이런 산행이 있다는 걸 하루 전날 밤 늦게야 알게 됐다고 합니다.

그 때문에 전날 밤 겨우 2시간 남짓 눈을 부치고 집을 나섰다는 그는 이른 아침 등산로 입구에서 만난 이들 때문에 다시 한 번 놀랐다고 합니다.

<오거나이징하는 하이킹 그룹은 있었는데, 여러 다른 하이킹 그룹도 오고, 한 번도 등산 안해봤다는 사람도 왔더라구요, 처음으로 옷도 샀대요 하이킹 하려고 그런 걸 보고 저도 놀랬어요. 다양한 인종이었고, 나이는 거의 30대부터 60대까지>

이들은 두 마리의 비둘기, 흰색 추모 리번과 함께 고 김석두씨가 등산하는 모습과 태극기를 담은 그림 엽서 등도 준비해 와 참석자들에게 나눠주고, 매년 추모산행도 계획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전해 줬습니다

팔순을 눈앞에 둔 고령에도 활달하고 외향적이었던 고 김석두 씨는,  산에서 많은 친구를 사귀었고, 자주 태극기와 함께 사진을 찍어 결과적으로 한국 알리기에도 앞장 선 셈이 됐습니다.

종종 아버지의 산행에 동행했던 형과는 달리, 마운트 발디 산행은 지난달 실종된 아버지를 찾으러 나섰을 때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라는 케네스 김씨는,  이번 추모 산행을 통해,  아버지의 모습과 아버지의 산을 재발견하게 되고, 여태껏 경험해 보지 못했던 깊은 감동도 느끼게 됐다고 전했습니다.

 

배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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