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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이 11일 이명박 정부 시절 ‘좌파 연예인 대응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정부 비판 성향의 방송인을 대거 퇴출시켰다는 내부조사 결과를 발표해 ‘국정원판 블랙리스트’에 대한 검찰 수사가 이뤄지게 됐다.

국정원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검찰에 수사 의뢰할 예정이어서 박근혜 정부 인사들을 상대로 했던 ‘블랙리스트 수사’가 이명박 정부 시절 인사로 확대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특히 국정원은 청와대가 이런 활동을 직접 지시했고 진행 상황까지 챙겼다는 사실을 공개해 향후 검찰 수사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지시와 관여 의혹으로까지 번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날 국정원 개혁위원회는 이명박 정부 시기 국정원의 ‘문화·연예계 내 정부 비판세력 퇴출활동’과 관련해 국정원이 원세훈 전 원장과 김주성 전 기획조정실장을 국정원법상 직권남용 금지 위반 혐의로 검찰에 수사 의뢰하라고 권고했다.

원 전 원장 재임 초기인 2009년 7월 국정원이 김주성 당시 기조실장 주도로 ‘좌파 연예인 대응 TF’를 구성해 정부 비판 성향의 연예인이 특정 프로그램에서 하차하도록 전방위 압박했다는 게 내부조사 결과의 골자다. 이를 위해 소속사 세무조사나 프로그램 편성 관계자의 인사 조처 등도 불사했다는 게 국정원의 판단이다.

일례로 2011년 4월 방송인 김미화씨가 8년간 진행해온 MBC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하차한 것과 관련, 국정원은 “2011년 4월 원장 지시로 MBC 특정 라디오 진행자 퇴출을 유도했다”고 밝혔다. 방송 하차를 원 전 원장이 직접 지시했다는 것이다.

나아가 당시 청와대는 수시로 ‘좌편향’ 문화예술계 인사의 실태 파악을 국정원에 지시했고, 국정원은 이에 ‘VIP(대통령) 일일보고’, ‘BH(청와대) 요청자료’ 등의 형태로 진행 상황을 보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연예인의 촛불집회 가담 정도에 따라 적극적으로 가담한 A급(15명)과 단순 동조한 B급(18명)을 분류해 A급 연예인은 실질적인 제재를 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동안 의혹으로만 제기됐던 정권에 의한 연예인 퇴출이 사실로 드러난 셈이다.

국정원 심리전단은 정부에 비판적인 연예인을 상대로 인터넷 포털 등에서 ‘종북 성향’이라고 딱지를 붙이거나 이미지가 실추되도록 심리전을 펼치기도 했다.

법조계에서는 박근혜 정부 시절 문화예술계 인사들에게 불이익을 준 ‘지원 배제 명단'(블랙리스트) 사건으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징역 3년을 받는 등 핵심 관여자들이 처벌된 상황에서 이명박 정부의 연예인 퇴출활동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사법처리를 피해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은 조만간 국정원으로부터 수사 의뢰와 함께 관련 자료가 넘어오는 대로 ‘이명박 정부 블랙리스트’ 의혹 사건의 수사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정원 개혁위는 과거 국정원이 박원순 서울시장 비판을 위해 내부 문건을 만들어 원 전 원장에게 보고하고 이후 심리전단이 온·오프라인에서 박 시장을 공격하는 활동을 펼쳤다면서 원 전 원장을 국정원법상 정치관여 금지 위반 혐의로도 수사 의뢰하도록 권고했다.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4년형을 선고받은 원 전 원장은 조만간 ‘사이버 외곽팀’ 활동을 지시한 혐의를 비롯해 연예인 퇴출, 박 시장 비판 활동을 지시한 혐의로 다시 수사를 받을 전망이다.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국정원이 연예인 퇴출과 관련한 청와대의 지시 의혹이 드러난 만큼 검찰 수사가 원 전 원장을 넘어 이명박 전 대통령을 포함한 당시 청와대 고위층으로 확대될지 주목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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