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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회담연기 통보 의중 파악 주력…북미회담 등 영향 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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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고위급회담 연기(CG) [연합뉴스TV 제공]

통일·외교·국방 등 관련 부처와 대응 논의…신중한 태도 유지
“일하다 보면 눈도 오고 비도 와”…’속도조절’에 무게 둬
북한·미국과도 물밑 접촉 시사…내일 오전 NSC 상임위 개최
맥스선더 훈련 '주목'

맥스선더 훈련 ‘주목 = 북한이 한·미 공군의 대규모 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Max Thunder) 훈련을 이유로 남북고위급회담을 전격 취소한 가운데, 광주 공군 제1전투비행단 활주로에 미군 F-22 랩터가 착륙하고 있다.
북한이 16일로 예정됐던 남북고위급회담을 전격적으로 취소하자 청와대는 북한의 의도를 파악하는 등 긴장된 상태 속에 기민하게 대응했다.

청와대는 북미 간 물밑 접촉 등으로 비핵화 프로세스가 점점 구체화하는 와중에 나온 돌발변수가 향후 한반도 평화 정착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청와대는 이날 새벽 북한이 조선중앙통신사 보도를 통해 한국과 미국 공군의 대규모 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Max Thunder)를 비난하고 남북고위급회담을 중지하겠다고 밝히자 관계 부처와 신속히 대책을 논의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상황이 발생한 다음 안보실 관계자들이 통일·외교·국방 등 관련 부처와 전화통화를 하는 등 긴밀히 (대응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청와대로서는 당장 북한이 어떤 이유로 고위급회담 연기를 통보했는지 알아내는 게 급선무라는 입장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여러 요인이 있을 수 있어서 현 상황을 정확히 진단하는 게 우선”이라며 “북한의 생각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맥스선더 훈련의 규모를 비롯해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가 국회에서 강연과 저서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를 한 것 등이 원인일 수 있느냐는 기자들의 물음에도 청와대 측은 일체의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북한의 의도가 정확히 파악되지 않은 상태에서 청와대가 설익은 견해를 밝히면 남북 간 자리를 잡아가는 신뢰 관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노동신문, '고위급회담 중지' 조선중앙통신사 보도문 게재

노동신문, ‘고위급회담 중지’ 조선중앙통신사 보도문 게재-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6일자 3면에 애초 이날로 예정됐던 남북 고위급회담을 무기한 중지하며, 미국도 북미정상회담의 운명에 대해 심사숙고하라는 내용의 ‘조선중앙통신사 보도’를 실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윤영찬 국민소통수석도 오후에 기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오전과 상황이 별반 다르지 않고 진전된 상황도 없다”는 원론적 입장만 밝혔다.

청와대는 공식 입장과 별도로 물밑에서는 북한, 미국 측과 각각 접촉하며 북미 간 갈등의 소지를 줄이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벌이는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 등이 움직이고 있나’라는 물음에 “할 일은 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대답했다.

청와대가 대외적으로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북한의 태도가 다음 달 12일 열리는 북미정상회담을 비롯한 향후 비핵화 과정에 미칠 영향을 고려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조선중앙통신은 “미국도 남조선 당국과 함께 벌리고 있는 도발적인 군사적 소동 국면을 놓고 일정에 오른 조미(북미) 수뇌상봉의 운명에 대해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라며 “미국과 남조선 당국의 태도를 예리하게 지켜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이번 일을 계기로 남북정상회담을 전후해 무르익은 평화 분위기에서 한 발 뒤로 물러서거나 비켜나는 듯한 태도를 보인다면 한반도 평화정착 드라이브를 거는 문재인 대통령의 고심이 깊어질 수도 있다.

나아가 북미정상회담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기 어려울뿐더러 문 대통령이 ‘운전대’를 잡고 지금까지 끌어온 비핵화 진전 양상도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복합적인 상황을 고려한다면 북측의 고위급회담 취소 통보에 조심스럽게 대응할 수밖에 청와대의 태도는 자연스럽다고 볼 수 있다.

청와대 참모들은 오전 현안점검회의에서 이구동성으로 ‘신중 대처’에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한의 이번 발표가 전체의 ‘판’을 흔들 것이라는 극단적 비관론에는 선을 긋는 듯한 분위기가 읽힌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다가오는 북미정상회담이나 비핵화 프로세스에 미칠 영향 등을 주시한다”면서도 “일을 하다 보면 비도 오고 눈도 오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저 멀리 있는 목적지에 이르는 여정에서 더러 만나게 되는 자갈길 같은 것으로 이해하는 분위기가 읽힌다.

윤 수석도 “지금의 상황은 같은 그림을 그리기 위한 지난한 과정이고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한 진통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회의를 긴급하게 열지 않은 것도 현재 상황을 바라보는 청와대의 판단을 반영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17일 NSC 상임위 정례회의가 열리는 만큼 관련 부처 장관들이 모인 자리에서 어떤 내용의 논의가 이뤄질지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통보와 관련해 남북 정상 간 첫 핫라인 통화가 이뤄지지 않겠느냐고 관측했지만 청와대는 이러한 확률을 낮게 점쳤다.

남북 정상이 통화를 하게 되면 청와대가 예측하는 실제 수준보다 이 사안이 가지는 의미가 과대하게 해석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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