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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최초 ‘쌍천만’…역사 쓴 ‘신과함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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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 흥행 돌풍, ‘공작’에 걸려 한풀 꺾여 
시리즈 연속 천만 돌파 '신과함께2'

시리즈 연속 천만 돌파 ‘신과함께2’(서울=연합뉴스)
‘천만 영화는 하늘이 낸다.’ 영화계 진리로 통하는 문구다. 14일 한국영화 사상 처음으로 두 번이나 하늘의 점지를 받은 작품이 탄생했다. ‘신과함께’ 시리즈다.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연재된 인기 웹툰을 영화로 옮긴 이 작품은 지난해 개봉한 ‘신과함께-죄와 벌’이 1천441만1천47명을 불러들이며 역대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다.

이어 속편인 ‘신과함께-인과 연'(이하 신과함께2)이 이날 천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한국영화 사상 최초의 ‘쌍천만 영화’라는 타이틀을 품에 안았다. 말 그대로 새 역사를 쓴 것이다.

신과함께-인과 연

신과함께-인과 연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 ‘쌍천만 영화’ 탄생…한국형 프랜차이즈 문을 열다

‘천만 영화’는 그 자체로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영광이다. 한국 영화사를 통틀어 천만 관객을 돌파한 작품은 22편에 불과하다.

일반(?) ‘천만 영화’라 해도 영화사에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하지만 이에 더해 ‘쌍천만 영화’ 반열에 올랐다는 것은 그 의미가 더 각별하다. 한국형 프랜차이즈 문을 열어젖혔기 때문이다.

1·2편 성공을 바탕으로 제작사 리얼라이즈픽처스와 덱스터스튜디오는 3·4편 제작에 착수할 명분과 자금을 확보했다.

원동연 리얼라이즈픽쳐스 대표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대만에 갔을 때 김용화 감독을 비롯해 하정우, 주지훈 등 배우들과 모여서 논의했다”면서 “3, 4편을 잘 준비해서 이른 시일 내 함께 찍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1·2편에서 구축한 세계관과 캐릭터를 활용해 3·4편이 제작된다면 ‘신과함께’ 시리즈가 ‘마블 스튜디오’의 ‘어벤져스’와 같은 시리즈물로 발전하는 것도 충분히 상상할 수 있는 시나리오다.

나아가 한국 뿐 아니라 아시아 전역에서 통하는 영화 한류를 이끌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이미 ‘신과함께2’는 대만과 홍콩에서 흥행 가도를 달리며 잘 만든 콘텐츠는 세계 시장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입증한다.

대만에서는 개봉 첫 주 580만 달러(한화 약 65억 원) 매출을 올렸다. 이는 직전 개봉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의 대만 오프닝 스코어를 뛰어넘는 기록이다.

홍콩에서도 개봉 첫 주 330만 달러(한화 약 37억 원) 매출을 달성하며 올해 홍콩에서 개봉한 아시아 영화를 통틀어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했다.

이번 주부터 태국, 미얀마, 인도네시아, 라오스, 캄보디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11개국에서 9월 초까지 순차적으로 개봉하며 국내에 이어 해외에서도 흥행 열풍을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 쉬운 이야기 내세워 가족 관객 사로잡아…폭염까지 흥행에 한 몫

‘신과함께2’ 성공 요인으로는 무엇보다 한국적 정서를 담은 쉬운 이야기로 가족 관객의 발길을 사로잡은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CGV리서치센터가 CGV 관람객을 상대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이 영화 관객 중 ‘3인 이상 관객’ 비율은 무려 41.9%에 달했다. ‘3인 이상 관객’은 통상 가족 관람객을 의미한다.

‘신과함께2’는 모성애와 부성애, 가족 간 갈등과 용서, 인과응보와 권선징악 등을 내세워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어찌 보면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부터 듣던 이야기지만 부모와 자녀가 함께 영화관을 찾기에는 이만한 소재가 없다는 평이다.

여기에 제작사 덱스터스튜디오가 보유한 첨단 시각 효과 기술을 총동원해 기존 한국영화가 보여주지 못한 새로운 화면을 관객에게 선보였다.

원 대표는 “뻔한 이야기지만 하이엔드 테크놀로지에 실어 전달했다”며 “다 아는 이야기라도 신선한 화면을 접하다 보니 관객이 새로운 체험을 한다는 느낌을 받은 것 같다”고 풀이했다.

아울러 1천441만931명을 동원한 전작 ‘신과함께-죄와 벌’ 후광효과도 상당했다는 평이 나온다. 이는 데이터로도 입증된다. 제작사에 따르면 ‘신과함께2’는 개봉 6주 전부터 이미 전편 개봉 전 인지도를 앞질렀다고 한다.

영화 외적으로는 기록적인 폭염이 흥행을 도왔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개봉과 함께 서울 낮 최고 기온이 40℃에 육박하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시원한 영화관으로 관객이 몰렸다는 것이다.

◇ 개봉 3주차에 천만 돌파…어디까지 올라갈까

이제 영화계 관심은 ‘신과함께2’ 최종 스코어에 쏠린다. 역대 박스오피스에는 ‘신과함께2’ 위로 21편 영화가 자리 잡고 있다.

역대 박스오피스 1위는 1천761만3천682명을 동원한 ‘명량’이 4년째 자리를 지키며 전작인 ‘신과함께-죄와 벌’은 ‘명량’ 바로 아래인 2위 자리를 차지했다.

직전 ‘천만 영화’인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이하 어벤져스3)는 박스오피스 17위까지 올라갔다.

개봉 첫날부터 124만 명을 불러들이며 개봉일 최다관객 동원기록을 경신하고 5일 연속 100만 관객 동원이라는 신기록을 작성한 기세는 한풀 꺾인 것으로 보인다.

개봉 2주차인 지난주 평일 관객은 44만4천526명으로 감소했으며, 13일 관객 수는 22만8천971명에 그치며 ‘공작’에 일일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반면, ‘명량’은 개봉 첫날 관객 수가 68만2천701명으로 ‘신과함께2’ 절반 수준에 불과했으나, 개봉 2주차 평일 관객은 78만992명에 달했다.

아울러 2주차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각각 110만1천89명과 103만2천388명을 불러들이며 1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다.

‘신과함께2’가 개봉 초기 불같은 기세로 관객몰이에 나설 때는 ‘명량’을 뛰어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왔으나, 현재 시점에서는 ‘명량’을 능가하기에는 힘에 부쳐 보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하재근 평론가는 “‘명량’은 애국심 코드가 있었고, ‘신과함께1’은 신파가 관객 동원력을 발휘했지만 ‘신과함께2’는 순수 오락영화”라며 “순수 오락영화가 ‘명량’ 기록을 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시장 상황에 따라 ‘신과함께2’가 뒷심을 발휘할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비록 ‘공작’에 선두 자리를 내줬으나 관객 수 차이가 2만7천870명에 불과하고, 박스오피스 3위인 ‘맘마미아!2’와는 아직 상당한 격차를 유지한다.

15일 개봉 예정인 ‘목격자’, ‘메가로돈’ 등의 협공을 버텨낸다면 ‘신과함께2’의 장기흥행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다.

하 평론가는 “후속 개봉작의 흥행 여부에 따라 ‘신과함께2’가 가늘고 길게 가는 일도 있을 수 있다”며 “결국 ‘신과함께2’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느냐는 박스오피스에서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느냐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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