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사실상 암 발생률 1위… 정기 내시경검사 하면 90% 이상 완치

돼지고기·소고기 등 붉은색 고기, 육가공품 등이 유발 요인

가장 최근 발표된 신규 암 환자(2021년)는 27만7,523명이었다. 갑상선암(12.7%), 대장암(11.8%), 폐암(11.4%), 위암(10.6%) 순이었다. 대장암이 사실상 암 발생률 1위다. 사망률도 높아 10만 명당 17.5명이 목숨을 잃어 암 사망 원인 3위에 올랐다. 다만 대장암은 내시경검사만 정기적으로 잘 받으면 조기 발견해 90% 이상 완치할 수 있고, 5년 생존율도 80%나 된다. 관련 학회는 9월을 ‘대장암의 달’로 정해 경각심을 높이고 있다.

◇잘못된 식습관, 대장암 발병 위험 높여

음식과 관련 깊은 암은 대장암과 위암이다. 짠 음식을 줄이라는 경고가 잇따르면서 이전보다 덜 짜게 먹는 습관이 늘면서 위암은 감소하고 있다. 특히 위 내시경검사 활성화로 위암 전(前) 단계인 위축성 위염·장상피화생(腸上皮化生·위 상피세포에 염증이 생겨 이 세포가 소장이나 대장 상피세포로 바뀌는 것) 등을 치료하는 효과도 있다.

반면 돼지고기·소고기 등 붉은색 고기, 육가공품(소시지 등) 등 대장암 유발 요인은 증가하고 있다. 특히 이런 음식들을 굽거나 튀겨서 자주 먹거나, 음주와 흡연을 동시에 하면 대장암 발병 위험이 더욱 커진다.

안홍민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교수는 “고령인 증가와 함께 고열량 음식 섭취, 섬유소 섭취 부족, 비만, 염증성 장 질환 등이 늘면서 대장암을 부추기고 있다”고 했다. 안 교수는 “특히 붉은색 육류 섭취, 섬유질 섭취 부족, 운동 부족 등은 대변 속 발암물질이 대장 내 머무는 시간을 늘려 대장암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장암의 80% 정도는 나쁜 생활 습관 때문에 발생하기에 건강한 식습관을 갖는 게 중요하다. 금연·절주는 기본이고 고지방 음식이나 짜고 매운 음식을 삼가야 한다. 충분한 수분과 채소 및 곡물류를 골고루 섭취하고 규칙적인 운동으로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며,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도 암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임석병 서울아산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대장암이 돼지고기·소고기 같은 붉은 육류 섭취와 관련 있다고 고기를 전혀 먹지 않는 ‘극단적 채식주의’는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고 했다.

◇50세 넘으면 대장 내시경검사 해야

초기 대장암은 대부분 아무런 증상이 없다. 일부 초기 암에서는 눈에 띄지 않는 출혈로 빈혈이 생길 수 있으며, 식욕 부진과 체중 감소가 나타나기도 한다. 암이 진행되면 복통, 배변 습관 변화, 선홍색이나 검붉은색 혈변 등이 생기기도 한다.

특히 젊은 나이인데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대장암을 의심해야 한다. 하지만 이 같은 증상이 없을 때가 대부분이므로 50세를 넘겼다면 대장 내시경검사를 적극적으로 받는 게 좋다.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는 별다른 증상이나 대장암 가족력이 없고 50세가 넘었다면 5년마다 한 번씩 대장 내시경검사를 받도록 권하고 있다. 다만 부모·형제 중 55세 이전에 대장암 진단을 받았거나 나이와 관계없이 2명 이상이 대장암 진단을 받았다면 40세부터 대장 내시경검사를 받는 게 좋다.

하지만 ‘대장 용종(茸腫·폴립)’을 제거한 적이 있다면 1㎝ 미만 대장 용종이 1, 2개 있는 저위험군은 5년마다 추적 검사만 필요하지만, 1㎝ 이상 대장 용종이 3개 이상 발견된 고위험군은 3년 후 추적 대장 내시경검사를 권고한다.

50세 이상을 대상으로 시행한 대장 내시경검사의 30~40%에서 대장 용종이 발견된다. 대장 용종 가운데 암으로 악화할 위험이 있는 것을 ‘선종(腺腫·adenoma)’이라고 한다. 선종은 5~10년이 지나면 대장암으로 이행할 수 있다. 대장 용종을 제거하면 대장암 발생률은 70~90%, 사망률은 50% 줄어든다.

또한 부모 형제자매 중 대장암 환자가 있었다면 예방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50세가 넘었다면 국가암검진에 따라 대변 검사 후 이상이 발견되면 대장 내시경검사를 무료로 시행할 수 있다.

대장암 진단은 대장 내시경검사를 통한 조직 검사에서 암세포가 발견될 때 확진한다. 일부 2·3기 진행성 대장암에서 장폐색으로 인해 내시경검사를 시행할 수 없을 때 대장조영술, 복부 컴퓨터단층촬영(CT) 등을 통해 임상적으로 진단할 수 있다. 이 밖에 직장 수지(手指) 검사, 대변 잠혈 검사, 자기공명영상(MRI), 복부 또는 직장 초음파검사, 종양 표지자 검사 등이 진단에 도움 될 수 있다.

대장암은 수술로 완전히 제거할 수 있다고 판단되면 우선적으로 수술을 고려하며, 이후 조직 검사에 따라 항암 치료를 진행한다. 수술법으로는 개복·복강경·로봇 수술 등 최소 침습 수술이 시행된다.

직장암이 2·3기 진행성이라면 전에는 수술 시 항문을 제거할 때가 많았지만, 최근 수술 전 항암 방사선 치료로 암 크기를 줄인 다음 수술을 시행해 항문을 최대한 보존한다.

김문진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대장암은 대부분 대장의 용종이 자라서 생기기에 용종만 잘 제거하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며 “40세 이후부터 증상이 없더라도 최소한 5년에 한 번만 대장 내시경검사를 받는 게 좋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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