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미국/국제

바이든, 중국 총리 참석 회의서 대만·인권 고리로 中 정면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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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향한 강압행위 깊이 우려”…리커창 ‘남중국해 개입말라’

미중, 동아시아정상회의서 대만·남중국해 놓고 치열한 공방

 

조 바이든 대통령과 리커창 중국 총리가 나란히 참석한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 미중 간에 또 한번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만에 대한 중국의 강압적인 행보를 직설적으로 비판했고, 리 총리는 미국의 남중국해 개입에 견제구를 던졌다.

로이터, AFP 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화상으로 참석한 대만을 향한 중국의 행동을 ‘강압적’이라고 지칭하며 이런 행동이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위협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대만에 ‘바위처럼 단단한'(rock-soild) 약속을 했다면서 “우리는 대만해협에 걸쳐 중국의 강압적 행동에 깊이 우려한다”고 말했다.

 

또 미국이 남중국해를 포함해 해상의 자유, 개방된 항로, 방해받지 않는 통상에 전적으로 전념하고 있다고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 신장과 티베트의 인권, 홍콩 주민의 권리를 위해 목소리를 높이겠다며 중국의 인권 문제도 언급했다.

모두 중국을 직접, 간접적으로 겨냥한 발언들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21일 CNN방송 타운홀 행사에서 중국의 대만 공격시 미국이 방어할 책무가 있다고 발언해 중국의 강한 반발을 샀지만, 이날도 대중 강경 발언을 이어간 것으로 여겨진다.

백악관은 별도 보도자료를 내고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미국의 지속적 전념을 재확인하면서, 개방되고 번영하며 안전한 지역 추구라는 비전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파트너 국가들과 공동 목표를 위해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를 모색하겠다고 말했다고도 전했다.

로이터는 경제 프레임워크 발언과 관련, 바이든 대통령이 그간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경제적 요소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전문가들로부터 받았다고 연결하면서도 이것이 새로운 무역합의에 관한 것은 아니라는 당국자 발언을 동시에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노동자와 일자리를 보호하기 위해 미국이 일정한 경쟁력을 확보할 때까지는 새로운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누차 밝힌 상태다.

실제로 백악관이 밝힌 경제 프레임워크 관련 내용으로는 무역 촉진, 디지털 경제와 기술의 표준, 혼란이 발생한 공급망의 회복, 탈(脫) 탄소, 인프라, 노동 표준 등이 공동 목표로 제시됐다.

미국 대통령이 아세안 정상들과 머리를 맞대기는 4년 만에 처음이었다. 미국 정상이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한 것은 2017년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필리핀을 찾은 것이 마지막이었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에 앞서 발언한 리커창 총리는 미국의 대만과의 관계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리 총리는 미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남중국해 갈등 해결과 관련해 ‘당사국 주의’를 강조함으로써 미국의 개입을 견제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리 총리는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상품 무역국이며 상품 무역의 60% 이상이 남중국해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며 “남중국해 평화와 안정은 중국의 중대 이익과 관련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과 아세안 국가들의 공동 노력 덕분에 남중국해 정세는 전반적인 안정을 유지해왔고 ‘항해와 상공비행의 자유’에 문제가 생긴 적도 없다”며 “남중국해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지역 국가들의 노력은 존중돼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베트남, 필리핀 등과 남중국해 도서 영유권 문제를 놓고 갈등하는 와중에 일부 암초를 군사기지화하는 등 영유권 강화에 나섰고, 미국은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해역에 군함을 파견하는 ‘항해의 자유’ 작전으로 맞서왔다.

따라서 이날 리 총리의 발언은 결국 ‘항해의 자유’ 작전을 비판하는 동시에 미국이 남중국해 문제에 개입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읽혔다.

리 총리는 “중국은 평화적인 발전의 길에 매진하고 있다”며 “중국은 유엔해양법협약(UNCLOS)의 당사자로서 아세안 국가들과 협력해 남중국해 문제를 유엔해양법 등 국제법에 따라 지역 현실에 맞춰 상호 존중의 기초 위에 적절히 처리해 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남중국해를 평화, 우정, 협력의 바다로 만드는데 있어 각측이 역내 국가들을 지지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EAS에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 한국·미국·중국·일본 등 18개국이 참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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