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료 오를라”… 주택소유주 25% 보험 청구 포기

주택 보험 청구를 미루고 직접 수리하는 주택 소유주가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로이터]

‘보험료 급등·갱신 거절’ 우려

주택 소유주 62% ‘셀프 수리’

큰 문제로 번지면 취소될 수도

주택 보유 및 유지 비용 부담에 허리가 휘는 주택 소유주가 많다. 이 때문에 많은 소유주들이 리모델링이나 수리를 미루고 있다. 보험 비교 플랫폼 가디언 서비스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올해 주택 소유주 10명 중 7명 이상이 리모델링이나 수리를 미루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큰 이유는 비용 문제지만, 보험 청구를 꺼리는 심리도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금을 받기 위해 수리 관련 청구를 했다가 보험료가 급등하거나, 아예 갱신이 거절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에 따르면 제때 수리하지 않으면, 더 큰 수리로 이어져 보험금 지급이 줄어들거나 아예 거절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 주택 소유주 25% 청구 포기

많은 주택 소유주들이 수리와 보험 청구를 미루는 가장 큰 원인은 인건비 및 자재비 상승, 그리고 전반적인 경기 불안이다. 수리 업체를 통한 비용 부담이 크다 보니 수리를 미루거나 서툴어도 직접 하는 ‘DIY’(직접) 수리에 나서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주택 보험이 있어도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주택 소유주도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가디언 서비스의 조사에 따르면, 주택 소유주 중 4명 중 1명은 ‘보험 청구를 하면 보험사 측의 주택 점검에서 기준을 통과하지 못할까 두려워서’라 보험 청구를 포기한 이유를 밝혔다. 특히 Z세대(1990년대 중반~2010년대 초반 출생자)에서는 이 비율이 무려 3명 중 1명(약 33%)에 달했다.

하지만 주택 전문가들은 수리와 보험 청구를 미루면 작은 문제가 구조적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사소한 고장이 점점 커져 대규모 수리로 번지거나, 보험사가 문제를 미리 신고하지 않았다고 판단해 보상 자체를 거부할 가능성도 있다. 보험 전문가들은 “점검을 피하려다 보험 혜택 자체를 놓치는 경우가 늘고 있다”라며 “무엇이 진짜 손해인지 따져봐야 한다”라고 충고했다

■ 빈대 잡으려다 집 다 태울라

처음엔 단순한 누수나 지붕 이음새 문제처럼 보여도, 이를 방치할 경우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기 쉽다. 시간이 지날수록 구조적 손상은 물론, 곰팡이 발생이나 지붕 전체 교체와 같은 대규모 수리로 이어질 수 있다. 만약 보험사가 해당 문제가 주택 소유주의 ‘관리 소홀’에서 비롯됐다고 판단할 경우, 아예 보험금 지급을 거절할 수도 있다. 원래는 보상 대상이 될 수 있었던 문제였지만 결국 모든 비용을 주택 소유주가 책임져야 하는 셈이다. 또, 고장이 장기간 방치되면 수리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나중에 청구를 시도하더라도 ‘이미 오래된 문제’라는 이유로 보장 범위가 제한될 수도 있다.

■ ‘주택 핵심 기능·안전 수리’는 곧바로

가디언 서비스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주택 소유주들은 집 수리 및 리모델링 예산을 평균 42%까지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예산을 잡지 않은 주택 소유주도 3분의 2에 달했다. 이처럼 집 수리 예산이 빠듯하다 보니, 수리 우선순위도 바뀌었다. 페인트칠, 바닥 교체, 인테리어와 같은 외관 개선 작업을 미룬 소유주는 48%나 됐고, 주택 가치 상승에 도움이 되는 주방·욕실 리모델링도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다.

전문가들은 주택의 핵심 기능 및 안전과 직결된 수리까지 미루는 경향을 우려하고 있다. 올해 안에 창문 교체, 배관 및 전기 수리, 지붕 보수를 진행하겠다고 밝힌 응답자는 전체의 4분의 1도 채 되지 않았다. 이들 항목은 장기적으로 방치될 경우,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는 항목이다. 특히, 기록적인 폭염에도, 주택 소유주 7명 중 1명(14%)은 에어컨 교체도 미뤄야 하는 상황인 것으로 조사됐다.

■ 주택 소유주 62% ‘셀프 수리’

치솟는 인건비에 ‘직접 수리’에 나서는 주택 소유주가 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주택 소유주의 약 62%가 전문 시공업체를 부르지 않고 주요 수리를 직접 해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2000년대 초 출생)에서는 이 같은 DIY 수리 경향이 더욱 뚜렷했다. 이들 세대 3명 중 2명은 유튜브나 온라인 설명 영상을 보며 수리에 나선다고 답했다.

하지만 비용을 아끼기 위한 ‘셀프 수리’가 오히려 보험 보장에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경고도 있다. 예를 들어, 보험사에 사전 통보 없이 주요 구조물을 교체하거나 확장 공사를 진행할 경우, ‘확장 보장’(Extended Coverage)이나 ‘재건 비용 보장’(Guaranteed Replacement Cost)’이 무효 처리될 수 있다. 이 보장 항목은 집을 재건축할 때 실제 소요 비용이 보험 한도를 초과해도 추가로 보전해주는 중요한 옵션이다.

주택 개조 공사 후 보험사에 관련 사실을 반드시 통보해야 한다. 예를 들어, 주방 리모델링, 침실 추가, 벽난로처럼 화재 위험 설비 추가 등, 주택 구조나 위험 요소에 영향을 미치는 작업은 반드시 보험사에 사전 신고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확장 보장이나 재건 비용 보장과 같은 중요한 보험 혜택에서 제외될 수 있다. 실제로 보험에 가입돼 있어도 나중에 추가된 설비나 개조된 부분은 보장 대상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 보험료 낮추는 업그레이드

보험료를 낮출 수 있는 ‘절약형 업그레이드’를 놓치는 주택 소유주도 적지 않다. 가디언 서비스의 조사에서 응답자 중 절반 가까이가 ‘보험료를 인하를 위해 미뤄둔 수리를 진행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지만 대부분은 어떤 업그레이드가 보험료 인하에 도움이 되는지 모르고 있었다. 전문가들이 꼽는 대표적인 보험료 절약 업그레이드 항목은 다음과 같다. ▲스마트 온도조절기 설치, ▲중앙 보안 시스템 설치, ▲방풍 기능 강화 창문 설치, ▲노후 지붕 교체, ▲화재 위험 지역 방화 개선 작업 등이다. 보험사마다 보장 기준과 보험료 인하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공사를 진행하기 전에 보험사와 상담해 어떤 항목이 실제 인하 혜택으로 이어지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주 한국일보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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