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혜원 변호사의 H법정스토리
요즘엔 이혼 상담을 하다 보면, 재혼, 삼혼의 이혼 상담인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그 중에서 배우자 간에 연령차가 많이 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김씨 부부 사례입니다. 김씨네는 재혼의 경우로, 부부간에 나이 차가 30년이 넘습니다. 아저씨는 은퇴한 지 오래되었고, 사는 집은 물론 재산이 꽤 많습니다. 반면에 아줌마는 한 번 이혼하고, 재산도 수입도 별로 없이 경제적으로 힘들어하던 가운데, 아저씨의 끊이지 않는 ‘사랑고백’과 ‘선물공세’에, 마음이 동하여 재혼을 하게 되었다 합니다.
자, 이런 김씨 부부, 결혼한지 5년차에 아줌마가 이혼 상담을 하시네요. 아줌마 왈, 결혼하고 아저씨가 큰 병에 걸려 병수발을 밤 낮으로 했는데, 알고 보니 사는 집, 다른 재산 모두 이미 아저씨 자식들 이름으로 이전했거나 사후에 자식들에게 상속되도록 ‘리빙트러스트’를 만들어 놓았다고 합니다. 아줌마 말하길, “남편이 늘 제게 말했어요. ‘네 노후는 걱정하지 마라, 내가 너 살 집 하나는 확실히 해주고 가니까’, 그 말만 믿고 죽어라 수발 들었는데…” 변호사, 입술을 꽉 물고 머리를 절레절레 흔듭니다.
김씨네 경우, 아저씨가 이미 오래전에 은퇴했고, 아저씨 소유의 재산이 많다면, 이 재산들은 아저씨가 아줌마와 재혼하기 이전에 마련된 재산일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아저씨는 결혼 당시, 이미 은퇴한 지 오래이므로, 아저씨 소유 부동산의 경우, 남아있는 융자금 없이 ‘PAID OFF’ 되었거나, 아니면 그 부동산에서 나오는 임대수입으로 모든 비용 지출이 충당되고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이 경우, 캘리포니아 주 가정법에서는 결혼 이전에 아저씨가 소유했고 현재 유지되고 있는 모든 재산을 아저씨 사유재산으로 규정하며, 이혼 시 아줌마는 아저씨 사유재산에 대해 어떠한 권리도 청구할 수 없습니다.
이 설명을 들은 김씨 아줌마, 넋이 나간 사람처럼 망연자실하다가 변호사에게 하는 말, “그럼, 제가 이 할아버지 병수발 들은 것에 대한 보상만이라도 청구할 수 없을까요?” 자, 아줌마, 얼마나 황당하고 다급하면 ‘남편’이란 말 대신 ‘할아버지’ 소리가 나오고, 간병에 대한 보상 얘기가 나올까요? 하지만, 이것이 오늘날 재혼, 삼혼에 흔히 있는 현실입니다. 여기서, 남편 간병에 대한 보상 청구는, 이혼 시 가능한 청구가 아닙니다. 결혼해서 부부가 되고, 부부간에 아플 때 서로 돌봐 주고 돌봄을 받는 것은 그야말로 결혼 속에 내포되어 있는 특권과 의무이지, 남들에게 경제적인 대가를 전제로 제공하는 서비스가 아닙니다.
김씨네 경우, 비록 아줌마의 기대, 바라는 바가 법적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라 하나, 그렇다고, 아줌마에게 집 하나 줄 마음이 ‘애당초 없었거나’, 아니면 아저씨 자식들의 재산 챙기기 싸움에 ‘어쩔 수 없었거나’, 그런 김씨 아저씨를 너그러이 이해하고 도덕적으로 사면해 주자는 얘기는 결코 아닙니다. 하지만, 냉혹한 법의 세계에서, 아줌마가 이 결혼에서 가장 원했던 것이 노후의 경제적 보장이었다면, 결혼 이전에 좀 더 솔직하게, 탁 깨놓고, 집 하나 아줌마 이름으로 명의 변경해줄 것을 요구했어야 하는 것이 좀 더 현실적인 대안이 아닌가 싶습니다.
신혜원 가정법 전문 변호사 (213)385-377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