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7년까지 사용하던 ‘전쟁부’ 회귀
공식 개명은 의회 입법 필요해
국방부 당국자들 혼란·분노 표현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진행한 서명식에서 국방부를 전쟁부로, 국방장관은 ‘전쟁 장관(Secretary of War)’으로 명칭을 변경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모든 행정 부처와 기관에 이런 보조 명칭을 인정하고 수용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세계가 지금 처한 상황을 고려하면 이 이름이 훨씬 더 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명칭 변경은) 승리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 팩트시트에 따르면 이번 행정명령에 따라 미국 국방부 장관은 ‘전쟁 장관’이라는 호칭을 공식 서신, 대외 발표, 의전 행사 및 비법률적 문서 등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전쟁 차관’ 등의 명칭도 병용이 가능해지며, 모든 행정부처는 이를 대내외적으로 인정하고 반영해야 한다. 전쟁부를 보조 명칭으로 쓰게 한 이유는 정부 부처 명칭을 공식적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의회의 입법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에게 국방부를 영구적으로 전쟁부로 개명하기 위한 입법, 행정적 조치를 권고하라고 지시했다.
1789~1947년까지 ‘전쟁부’ 명칭 사용
미국 역사에서 국방부는 1789년부터 1947년까지 ‘전쟁부’로 존재했다. 이후 해리 트루먼 대통령이 전쟁부를 육군과 공군으로 분리하고 당시 독립된 해군과 합치면서 현재의 명칭으로 정했다. 이날 행정명령으로 국방부는 78년 만에 전쟁부로 회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임 초기부터 ‘힘을 통한 평화(Peace through Strength)’ 전략을 강조하며, 미군의 전투 준비태세를 우선 과제로 삼아왔다. 앞서 250주년을 맞은 미 육군을 기념해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를 워싱턴에서 직접 주재하기도 했다. 그는 이날 “우리는 1차세계대전도, 2차세계대전도 이겼다. 그 전과 그 사이의 모든 전쟁에서도 승리했다. 그런데 우리는 부처 이름을 국방부로 바꿔버렸다. 이제 우리는 전쟁부로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5일 워싱턴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명령에 서명한 후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미국 정치전문재체 폴리티코는 미국 국방부 당국자들이 이번 개명 조치에 혼란과 분노를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한 전직 당국자는 “이것은 순전히 국내에 있는 정치 청중을 위한 것”이라며 “수백만 달러의 비용이 들 뿐만 아니라 중국이나 러시아의 계산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현직 당국자는 “이 일이 실제로 벌어지면 수많은 골칫거리와 불편이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시간과 노력이 낭비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행정명령으로 국방부는 미국 내 50개 주와 해외 40개국에 걸쳐 있는 70만개 이상의 군 시설 내 국방부 문장을 변경해야 할 수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