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에 온 것 같은 향기… 냄새에 구매 결정하는 바이어

[로이터]

오래 전부터 향기 마케팅 활용

‘디저트·과자’ 굽는 냄새 효과 ↑

‘진한 향초·인공 방향제’는 주의

올해 여름 주택 시장에서 집이 안 팔려 매물을 거둬들이는 사례가 급증했다. 조사에 따르면 주택 시장에 나온 매물 100건 중 21건은 팔리지 않아 매물 등록이 철회됐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셀러들이 아직 낮은 가격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아 주택 판매를 중단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수년간 이어져 온 ‘셀러스 마켓’(셀러 우위 시장)이 점차 균형을 잃고, 바이어에게 유리한 환경으로 시장이 전환하고 있는 것으로도 분석할 수 있다. 셀러에게 불리한 시장 환경 속에서 일부 셀러들은 창의적인 전략을 내세워 주택 판매에 성공하고 있다. 최근 뉴욕타임스에 한‘디저트 레시피’가 성공적인 주택 판매에 도움이 된 사례가 소개됐다.

■ 토르테의 달콤한 향기가 집 팔아

화제의 주인공은 바로 ‘오리지널 자두 토르테’(Original Plum Torte)다. 이 디저트 레시피는 뉴욕타임스 요리 섹션에서에서 별 5개 만점에, 무려 1만 8,000개 이상의 댓글이 달릴 정도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그 이유는 이 디저트가 단순히 맛만 좋은 것이 아니라, 집을 팔 때도 효과를 봤다는 사용자들의 후기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댓글 작성자는 “1988년에 집을 팔려고 시도했지만 바이어들의 반응이 전혀 없었다”라며 “‘빵 굽는 냄새가 집을 잘 팔리게 한다’는 얘기를 듣고 냉동 빵을 사서 오븐에 구워받지만 효과가 없었다.”라며 “지푸라기라도 잡겠다는 심정으로 토르테를 직접 구워서 오픈하우스를 열었는데 대 성공이었다”라고 당시 집안에 가득 퍼진 자두 토르테의 달콤한 향기 덕분에 집을 팔 수 있었던 경험을 올렸다.

■ ‘냄새’에 반응하는 바이어

여러 연구에 의하면 후각은 인간의 기억과 감정을 자극하는 강력한 감각이다. 향기를 활용한 마케팅은 1990년대 초부터 본격화됐다. 신경학자 앨런 허시는 나이키 매장에서 꽃향기를 맡은 고객들의 구매 의도가 최대 84%까지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면서 큰 향기 마케팅의 시작을 알린 바 있다.

이후 ‘시나본’(Cinnabon), 삼성 등 수많은 글로벌 브랜드들이 자사만의 ‘시그니처 향기’를 개발해 고객과의 감정적 연결을 시도하고 있다. 이는 시각이나 청각과 달리, 후각은 뇌의 감정 처리 영역인 편도체와 기억 저장소인 해마에 직접 연결되기 때문이다. 덕분에 특정 냄새는 오랜 시간 잊고 있던 기억을 순식간에 되살리며, 그 기억은 대체로 다른 감각보다 훨씬 생생하고 감정적으로 강렬하게 남는다.

심리학자들도 “어떤 향기가 머릿속에서 브랜드와 결합되면, 그 냄새를 떠올릴 때 자연스럽게 긍정적인 감정이 따라오는데, 바로 브랜드에 대한 애착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부동산 업계도 이미 오래전부터 이 전략을 활용해 왔다. 냄새와 같은 감각적 요소가 주택 구매 결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캔들 제조업체 등에 의뢰해 고유 향기를 개발해 매물 마케팅 전략에 활용하는 부동산 에이전트도 적지 않다.

■ ‘독’이 되는 냄새는 피해야

반대로 주택 판매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독이 되는 냄새는 주의해야 한다. 매물 조건이 아무리 좋아도 일부 냄새는 역효과를 불러와 거래를 즉시 깨는 결정적 요인이 되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어, 곰팡이 냄새와 반려동물 냄새가 나면 집안에 들어서지도 않고 발길을 돌리는 바이어도 있다.

악취로 기분이 상할 뿐만 아니라 바이어의 신체적 반응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반려동물의, 진한 향초, 인공 방향제 때문에 알레르기 증상이 유발돼 바이어에게 평생 잊지 못할 안 좋은 경험을 전할 수 있기 때문에 집 안 냄새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좋다고 생각한 냄새도 바이어에게 거부감을 줄 수 있다. 한 부동산 에이전트에 따르면 몇 년 전 수백만 달러짜리 고급 매물을 보여줄 때, 방마다 계피향이 나는 향초가 있었는데 집을 보러 온 바이어는 ‘뭔가 숨기려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고 관심을 접은 사례도 있다.

이처럼 지나치게 강한 향기는 셀러의 절박함이나 ‘은폐 시도’를 의심하게 만들 수 있어 주의해서 사용해야 한다. 이 밖에도 담배 냄새, 오래된 카펫 냄새, 습기 냄새 등도 주택 거래를 망치는 냄새로 꼽힌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집안에 새로운 향기로 채우기 전, 우선 기존의 불쾌한 냄새를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조언한다.

■ 곧 다가올 ‘연말’ 향기 높은 효과

연말이면 집을 가득 채우는 따뜻하고 포근한 향기들이 있다. 크리스마스 트리, 바닐라, 계피, 따뜻한 장작불, 페퍼민트 향기처럼 연말 분위기를 불러일으키면 바이어는 마치 ‘우리 집’에 와 있는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된다. 다음은 주택 판매에 도움이 되는 연말 향기를 만드는 방법이다.

▲신선한 겨울철 식물: 크리스마스 화환, 겨울철 잎사귀로 꾸민 장식은 연말 분위기의 기본이다. 다이닝 테이블 중앙 장식에 세이지, 로즈마리, 소나무 가지를 넣으면 식사 공간에 한층 더 깊은 휴일 감성을 더할 수 있다. ▲’포맨더 볼’(Pomander Balls): 포맨더 볼은 오렌지 등 감귤류 과일에 정향을 꽂아 만든 장식이다. 단단한 감귤류 과일에 식칼이나 채칼로 무늬를 내고 이쑤시개로 구멍을 낸 뒤 정향을 꽂아 완성한다.

▲향초: 향초는 집안 분위기를 즉각 바꿔준다. 너무 많은 향초를 동시에 켜면 향이 뒤섞이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집 전체에서 좋아하는 한 가지 향을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게 좋다. ▲냄비에 향기로운 재료 끓이기: 주방에서 물을 약한 불에 올리고 오렌지와 사과 껍질, 크랜베리, 육두구, 아니스, 정향, 시나몬 스틱을 넣어 끓이면 집안에 은은한 향이 퍼진다. 슬로우 쿠커를 사용할 수도 있다. ▲홀리데이 음료: 따뜻한 사과주, 뱅쇼, 핫 코코아는 집안 가득 달콤하고 향긋한 분위기를 만든다.

▲과자 굽기: 오븐에서 구워지는 사과파이, 진저브레드, 설탕 쿠키 냄새만큼 바이어들의 기대감을 높이는 것은 없다. ▲에센셜 오일: 솔방울이 담긴 그릇에 에센셜 오일을 떨어뜨려 집안 곳곳에 은은한 향을 퍼뜨린다. 향초와 달리 안전하게 하루 종일 사용할 수 있다. ▲천 주머니 방향제: 시나몬, 소나무, 오렌지 등 향신료를 넣어 향 주머니를 만든다. 린넨 가방에 시나몬 스틱 2개, 아니스 1개, 올스파이스 베리 1큰술, 정향 1큰술을 넣어 실온에서 최대 6개월간 보관할 수 있다. ▲욕실에 홀리데이 향 비누 비치: 휴일에 바이어가 많이 방문하는 만큼 욕실 향기도 신경 써야 한다. 상록수, 페퍼민트, 오렌지 클로브 향 비누가 욕실 장식에 좋다.

<미주 한국일보 준 최 객원 기자>

0
0

TOP 10 NEWS TODAY

오늘 가장 많이 본 뉴스

LATEST TODAY NEWS

오늘의 최신 뉴스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시니어 생활

오피니언 Hot Poll

청취자가 참여하는 뉴스, 당신의 선택은?

타운뉴스

최신 뉴스

FTC, 동종업계 이직 막는 ‘비경쟁 계약’ 금지…재계는 반대

연방거래위원회(FTC)가 고용주가 노동자의 동종 업계 이직을 막는 '비경쟁 계약'(noncompete agreement)을 금지하는 새 규정을 제정했다. 워싱턴포스트(WP)와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FTC는 23일 이 ...

뉴욕증시, 기업실적이 견인하는 시장…나스닥 1.59%↑ 마감

뉴욕증시는 상승했다.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과 3월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 지표를 앞두고 기업 실적이 견조한 가운데 투자심리가 호조를 보였다. 미국 제조업 지표가 ...
바이든, 트럼프 거주 플로리다서 낙태권 앞세워 트럼프 심판론

바이든, 트럼프 거주 플로리다서 낙태권 앞세워 트럼프 심판론

11월 대선을 앞두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23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거주하는 플로리다주를 찾아 연방 차원의 낙태권 복원을 약속하면서 '트럼프 ...

알래스카서 C-54 軍수송기 추락…탑승 2명 생사 확인 안 돼(종합)

 알래스카주에서 23일 더글러스 C-54 스카이마스터 수송기가 인근 강에 추락했다고 AP 통신 등이 알래스카 주(州)경찰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수송기는 ...

LA시 올들어 살인과 강도건수 늘어

엘에이 시내에서 올들어 살인과 강절도 건수가 늘어난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도미닉 최 엘에이 국장이 오늘 (23일) 폴리스 커미셔너 위원회 미팅에서 발표한 범죄건수 ...

바이든 행정부, 낙태 여성 권리 강화…”의료정보 공개 금지”

조 바이든 행정부가 22일 낙태 시술을 받은 여성을 보호하기 위해 개인 의료 정보 공개를 금지하는 규정을 도입해 발표했다고 AFP통신 등 ...
라디오 서울 제공

의류매장 ‘익스프레스’ 파산 보호 신청

의류매장 익스프레스가 파산 보호 신청에 들어갔습니다 오하이오에 본사를 분 익스프레스는 어제 (22일) 파산 보호 신청에 들어갔다고 밝히고 , 95개 매장을 ...

‘13월의 월급’… 환급금 받아 빚 갚는다

“올해 받은 세금 환급금은 모두 신용카드 빚 갚는 데 썼다” 한인타운에 거주하고 있는 직장인 박모씨의 말이다. 박씨가 받은 올해 세금 ...
실명 주원인 당뇨망막병증, 10년 새 41.8% 증가

실명 주원인 당뇨망막병증, 10년 새 41.8% 증가

눈 망막은 사물을 볼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신경 막이다. 빛을 감지해 시각 정보를 시신경을 통해 뇌에 전달해 색깔과 사물을 ...

‘3승’으로 조별리그 마친 황선홍 감독 “이제 대회 시작일 뿐”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조별리그를 전승으로 통과한 우리나라 대표팀의 황선홍 감독은 '이제 시작'이라는 자세로 마음을 다잡았다. 황 감독은 23일(이하 한국시간) ...

가주 고용시장 ‘먹구름’… 일자리 둔화·실업자 증가

가주·남가주 고용시장이 신규 일자리 증가세가 사라지고 실업자는 증가하는 등 악화되고 있다. 전체적으로 아직은 호황을 누리고 있는 전국 고용시장과는 정반대로 가고 ...

한국 의대교수들 “25일부터 예정대로 사직”…정부 “흔들림없다”

전국 주요 병원 교수들이 예정대로 오는 25일(이하 한국시간)부터 사직하기로 했다. 장시간 근무로 인한 피로 누적으로 인해 다음 주에 하루 휴진하고, ...

‘잔고 위조’ 尹대통령 장모 가석방 보류…내달 다시 심사

잔고 증명서를 위조한 혐의 등으로 징역형을 확정받고 복역 중인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77) 씨가 23일(이하 한국시간) 가석방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

트럼프는 비판했는데…트럼프 SNS 회사는 ‘전문직 비자’ 신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비자 제한 등 초강경 이민 정책을 공약한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설립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

애플 “내달 7일 이벤트”…18개월 만에 새 아이패드 출시 예상

 아이폰 제조업체 애플은 내달 7일 온라인으로 스페셜 이벤트를 개최한다고 23일 밝혔다. 애플은 이번 이벤트의 구체적인 내용은 설명하지 않았다. 그러나 정보통신(IT) ...

테슬라 실적 발표 앞두고 주가 장중 3%↑…머스크 입에 쏠린 눈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 주가가 23일 올해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장중 3% 넘게 상승했다. 실적에 대한 주식시장의 기대치는 이미 낮아진 ...

러, ‘간첩혐의 구금’ WSJ기자 6월까지 구금 유지

러시아 법원 '구금 연장 취소' 항고 기각 러시아 법원은 간첩 혐의로 구금 중인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소속 에반 게르시코비치(32) 기자가 제기한 ...

메트로역 살해사건 용의자는 ‘홈리스로, 지하철 승객 폭행 전과있어 ‘

어제 (22일) 엘에이 메트로역에서 발생한 살해사건의 용의자는 홈리스로 드러났으며 과거에 엘에이 메트로 역에서 탑승객들에게 폭행을 저지른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전과가 ...

미국,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10억달러 규모 무기 배송 준비”

608억달러 지원예산 입법 임박하자 발 빠른 준비 약 6개월간 표류했던 미국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예산이 23일 의회를 통과할 것으로 보이는 ...

트럼프, ‘우크라 지원예산’ 주도 존슨 하원의장 두둔…”좋은 사람

공화 상원의원, 물밑서 트럼프 설득…"우크라 이겨야 지원 상환 가능 하원에서 우크라이나 등을 지원하기 위한 안보예산 패키지 법안 처리를 주도한 마이크 ...

가자전쟁 다시 격화…이스라엘, 넉달만에 북부 포격

이스라엘 병력 대부분 철수 뒤 하마스 재정비해 로켓포 재개하마스 "모든 전선서 확전" 촉구…이스라엘군 "극한의 힘으로 공격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투입했던 전투 ...
(연천=연합뉴스) 지난 달 20일 경기도 연천군에서 실시된 한미연합 제병협동 도하훈련에서 미군 장병이 성조기를 세우고 있다. 이번 훈련에는 육군 5공병여단과 5기갑여단, 미2사단/한미연합사단 장병이 참가했다. 2024.3.20

우크라 무기지원의 진짜 수혜자는 미군…노후장비 현대화 효과

美전문가 "우크라에 재고 무기 지원하고 새 무기 채워서 군사력 업그레이드 미군이 보유한 군사 장비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고 빈 무기고를 새 장비로 ...

흔들리는 미국의 리더십…갤럽 “전세계에서 지지 41%·非지지 36%”

작년 134개국 조사서 긍정 평가는 불변…부정 평가는 3%p↑ 작년 전세계 130여개국에서 실시된 인식 조사에서 미국의 리더십을 지지한다는 응답이 41%, 지지하지 ...

펠로시 전 하원의장 “네타냐후 사퇴해야” 공개 요구

조 바이든 대통령의 의회 내 핵심 우군인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에 이어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

고개 드는 기준금리 인상 전망…옵션시장서 “20% 확률”

미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여전한 가운데 경제가 견조한 흐름을 보이면서 '고금리 장기화' 우려가 커진 가운데, 시장 일각에서는 금리 동결을 넘어 인상을 예상하는 ...
"중, 미 제재에도 제3자 통해 엔비디아 첨단 AI 칩 확보"

“중, 미 제재에도 제3자 통해 엔비디아 첨단 AI 칩 확보”

중국 대학과 연구기관들이 미국 제재에도 불구하고 최근 재판매 업자 등 제3자를 통해 미국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의 첨단 인공지능(AI) 칩을 확보했다고 ...

바이든 행정부, 낙태 여성 권리 강화…”의료정보 공개 금지”

조 바이든 행정부가 22일 낙태 시술을 받은 여성을 보호하기 위해 개인 의료 정보 공개를 금지하는 규정을 도입해 발표했다. 새 규정에 ...

‘충돌 논란’ 박지원 진심어린 사과했다.

박지원, 올 시즌 황대헌에 여러 차례 반칙 당해 국제대회 메달 불발 쇼트트랙 세계 랭킹 1위 박지원(서울시청)이 자신에게 여러 차례 반칙을 ...

경제 • IT

칼럼 • 오피니언

국제

한국

LIFESTYLE

K-NOW

K-NEWS

K-BIT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