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이냐, 이자율이냐… 어떤 조건이 더 중요할까?

부동산 전문가들은 집값보다 이자율을 주택 구매 결정 요인으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자율 하락에 따른 월 페이먼트 하락 폭이 더 크기 때문이다. [준 최 객원기자]

이자율 하락이 더 유리

월 페이먼트 결정 요인

‘집값·이자율’ 하락 전망

올해 내 집 마련을 계획하며 주택 시장 여건이 나아지기를 기대하는 사람이 많다. 온라인금융정보업체 뱅크레잇닷컴의 ‘주택 구매 여력 보고서’에 따르면, 집을 사고 싶지만 아직 소유하지 못한 성인 약 83%는 소득 부족, 높은 집값, 다운페이먼트 마련 어려움 등을 그 이유로 꼽았다. 집을 사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기대는 바로 집값과 이자율 하락이다. 현재 6.5~7%대에 머무르고 있는 모기지 대출 이자율은 하락세로 접어들까? 집값이 내려갈 가능성은 조금이라도 있을까? 이에 대한 해답은 향후 부동산 시장의 흐름 속에서 찾아봐야 한다. 집값과 이자율 중 내 집 마련을 조금이라도 수월하게 하는 조건이 무엇인지 알아본다.

■ 집값 vs. 이자율

집값과 모기지 대출 이자율을 비교할 때, 대부분 사람들은 먼저 눈에 띄는 집값에 주목하기 쉽다. 하지만 부동산 전문가들에 따르면 실제로는 이자율이 주택 구매 결정에 더 중요한 요인이다. 이자율은 향후 30년간 매달 갚아야 할 페이먼트 금액을 직접적으로 결정하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주택의 중간 가격은 약 42만 2,400달러다. 이를 기준을 이자율 변화에 따른 월 모기지 페이먼트 금액(재산세, 주택 보험료 제외)은 다음과 같이 변동한다.

도표를 보면, 이자율이 0.5% 포인트만 낮아져도 월 페이먼트 금액은 약 109달러 줄어든다. 반면 집값이 1% 하락(약 4,224달러 하락)해도 월 페이먼트는 약 21달러 정도만 낮아지는 데 그친다. 이번에는 이자율과 집값이 모두 크게 떨어진 상황을 가정해본다.

이 경우에서도, 집값이 5% 이상 하락하고, 이자율이 1%포인트 낮아진 조건으로 구입하더라도 매달 납부하는 페이먼트 금액은 약 100달러 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 이처럼 집값 하락보다 이자율 하락이 주택 구매 비용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 이자율 전망은?

모기지 이자율은 이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뱅크레잇닷컴에 따르면, 올해 초 7%를 웃돌던 30년 고정 이자율은 8월 기준 약 6.64% 수준으로 하락했다.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은 앞으로 이자율이 추가로 떨어질 가능성이 큰 것을 보고 있지만, 이자율 하락 폭과 속도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조금씩 엇갈린다.

국영모기지 보증기관 패니메이는 최근 30년 고정 이자율이 2026년 말 6.1%까지 내려갈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반면, ‘모기지은행업협회’(MBA)는 내년에도 이자율이 6.5% 수준에서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이자율이 현 수준에서 머물거나 하락에 대한 전망이 높지만, 이자율이 하락할 경우 주택 수요가 급증해 다시 집값 상승을 불러올 수 있다.

■ 집값 전망은?

집값 전망은 이자율만큼 단순하지 않다. 역사적으로 주택 가치는 경제 위기와 같은 전례 없는 상황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시간이 지날수록 상승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2008년 금융 위기가 대표적인 사례다. 부동산 정보업체 질로우의 최근 전망에 따르면 올해 말 주택 가치는 전국적으로 전년대비 약 0.9%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역별로는 상황이 조금씩 다를 전망이다.

지난 5년간 주택 가치가 전국적으로 기록적인 상승세를 보인 가운데, 일부 지역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훨씬 넘어섰다. 부동산 전문가들에 따르면 호황을 누렸던 지역에서는 급등한 집값에 따른 부담이 수요를 위축시켜, 향후 집값이 둔화하거나 하락할 가능성도 높다. 집값이 하락한 지역도 적지 않다. 부동산 업체 레드핀에 따르면, 플로리다주 잭슨빌의 7월 중간 주택 가격은 전년 대비 약 2.3% 하락했고, 조지아주 애틀랜타 역시 중간 판매 가격이 지난해보다 약 8.8%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 주택 구매력 악화 원인은?

‘주택 구매 여력’(Affordability)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수요와 공급이다. 질로우의 분석에 따르면, 현재 주택 시장은 약 470만 가구에 달하는 주택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집을 구하려는 사람이 주택 공급보다 많기 때문에 가격이 자연스럽게 상승하는 것이다. 이 밖에도 다음의 원인 때문에 주택 구매 여력이 악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 팬데믹: 팬데믹 기간 역대 최저 수준의 이자율이 주택 가격 급등을 부추겼다. 연방 인구조사국과 ‘주택도시개발국’(HUD) 자료에 따르면, 2020년 2분기부터 2022년 말까지 주택 중간 판매 가격은 무려 40% 가까이 급등했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연방준비제도’(Fed)는 직접적으로 모기지 금리를 결정하지 않지만, 통화 정책은 대출 이자율에 영향을 준다. Fed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금리를 올리면서, 주택 구매자들은 높은 집값과 높은 이자율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하고 있다. ▲임금 상승 둔화: 모든 물가가 상승하는 가운데 임금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연방 노동통계국’(Bureau of Labor Statistics)의 최신 분석에 따르면, 근로자의 평균 주간 임금은 약 1.4% 상승하는 데 그쳤다.

■ 내 집 마련에 적절한 지출 금액은?

주택 구매 시 ‘28/36 규칙’을 참고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대부분 부동산 전문가들은 월 소득의 28% 이내에서 주거비용을 지출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조언한다. 주거비용에는 원금과 이자뿐 아니라 재산세, 주택 보험료 등도 포함된다. 예를 들어, 월 소득이 7,000달러라면 주거비용은 월 1,960달러 이하로 조정해야 한다. ‘36’은 모든 부채 상환액이 월 소득의 36%를 넘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다. 부채에는 모기지 대출뿐 아니라 자동차 할부금, 학자금 대출 등 모든 대출이 포함된다.

<미주 한국일보 준 최 객원 기자>

0
0

TOP 10 NEWS TODAY

오늘 가장 많이 본 뉴스

LATEST TODAY NEWS

오늘의 최신 뉴스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시니어 생활

오피니언 Hot Poll

청취자가 참여하는 뉴스, 당신의 선택은?

최신 뉴스

야구장을 가득 메운 필라델피아 필리스 팬들 [로이터]

젊은 팬 돌아온 MLB…18∼24세 MLB TV 시청자 11% 상승

팬 고령화로 고심하던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이 젊은 팬들의 관심 증가로 모처럼 웃었다. MLB닷컴이 25일 소개한 자료를 보면, MLB 사무국이 MLB닷컴에서 운영하는 ...
스냅챗 로고 [로이터]

‘광고 호조’ 스냅, 1분기 매출 21% 늘어…시간외 주가 25%↑

소셜미디어 스냅챗의 모회사 스냅이 광고 사업 호조에 힘입어 시장 전망을 뛰어넘는 매출 실적을 발표했고,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급등했다. 25일 ...
"AI 거품 꺼지고 있어…비용 대비 수익성 등 문제 부각"

“AI 거품 꺼지고 있어…비용 대비 수익성 등 문제 부각”

엔비디아를 비롯한 인공지능(AI) 관련주 주가 상승세가 최근 주춤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AI를 둘러싼 거품이 꺼지고 있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미 ...
아름다움의 유통기한 없다" 60세 여성 아르헨 미인 대회 1위

아름다움의 유통기한 없다” 60세 여성 아르헨 미인 대회 1위

미스 유니버스 부에노스아이레스 선발 대회 아르헨티나의 미인 대회에서 1위를 60대 여성이 차지해 화제가 됐다. 25일(이하 현지시간) AP통신 등 보도에 따르면 ...

대한민국 의료 난도질, 환자 제물될 것”…서울대병원 교수 자필 대자보

전국 의대 교수들의 사직서 효력 발생 첫날인 25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의 한 병동에 붙은 교수의 자필 대자보가 주목받고 있다. 서울 ...

이스라엘 지지하는 텍사스대 학생들

텍사스주 오스틴의 텍사스대에서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학생들이 이스라엘 국기를 흔들고 있다.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대학가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이에 반대하는 ...

경찰에 끌려가는 텍사스대 친팔레스타인 지지시위대

텍사스주 오스틴의 텍사스대 캠퍼스에서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를 벌이던 여성이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아이비리그에서 시작된 대학가의 친팔레스타인 시위는 미국 전역으로 확산하는 ...

“중동 확전 시 에너지 쇼크”…1배럴에 102달러 전망

중동 내 갈등이 확대되면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치솟는 에너지 쇼크가 촉발될 수 있다고 세계은행이 경고했습니다. 이달 초 이스라엘과 석유수출국기구, ...

한국으로 독일 잡은 신태용, 이번엔 인니로 한국 격파 ‘이변’

'카잔의 기적' 이은 '도하의 기적'…슈팅 21개 쏟아 황선홍호 압도 인니, 첫 U-23 아시안컵 4강행…68년 만의 올림픽 본선행도 눈앞 연일 인도네시아 ...

MLB 투수 최고액 야마모토, 6이닝 7K 무실점 역투…시즌 2승째

미국프로야구(MLB) 역대 투수 최고 보장액(3억2천500만달러)을 받은 일본인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로스앤젤레스 다저스)가 빅리그 데뷔 후 최고의 투구를 펼쳤다. 야마모토는 26일(한국시간) 미국 ...

라파 코앞에 탱크 집결·하늘서 폭격…이스라엘 지상전 초읽기

이스라엘 전시내각, 비공개 회의 열고 라파 공격 논의 탱크 수십대 목격·밤새 무더기 공습…취재진 등 최소 6명 사망 가자지구 '최후의 피란처'인 라파에서까지 ...

“방위비 분담은 한미 연합방위태세 위한 양국의 약속”

한미가 제12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 SMA 체결을 위한 첫 회의를 마친 가운데 미국은 한국의 방위비 분담이 한미동맹을 위한 약속이라는 입장을 강조했습니다. 국방부 ...

‘윤석열-이재명 회담’ 급물살,오늘 3차 실무회동서 날짜 정할듯

이재명, 의제 샅바싸움 접고 '자유형식 회담' 수용…대통령실 "환영" 이르면 28일 회담 가능성도…형식은 오찬·차담 등 일단 거론 의제 협상 난항으로 일정을 ...

옐런 재무 “경제 매우 강해, 성장률 높아지고 물가 정상화될 것

옐런, 로이터 인터뷰…"中 과잉 생산에 맞서 어떤 대응방안도 배제 안 해"對러 교역지원 中은행에 "필요시 제재 발동"'기록적 엔저' 관련 日 개입 ...

블링컨 “오판 피해야”…中 왕이 “내정간섭 말라

미중 외교장관, 현안 놓고 기싸움…"미중 합의 진전 이루길" vs "부정적 요인 계속 쌓여"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

“K팝 권력투쟁”…’하이브-민희진 내분’ 외신도 관심

하이브와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극한 대립을 이어가는 가운데 외신들도 이번 사태를 상세히 보도했습니다. K팝으로 세계 무대를 휩쓴 BTS와 최근 인기몰이 ...

경제에 스태그플레이션 그림자

1분기 성장률 연율 1.6%로 2년만에 최저, 물가는 1년만에 최고"재고 감소는 좋은 소식…아직 망했다고 슬퍼하기엔 일러" 평가도 각국 금융당국이 가장 싫어하는 ...
중국계 숏폼 앱 틱톡 [로이터]

“바이트댄스, 틱톡 강제매각 못 막으면 서비스 종료 가능성”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의 모회사인 중국 기업 바이트댄스가 미국 내 강제매각을 소송으로 막지 못하면 서비스 종료를 추진할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

기후변화, 와인도 때렸다…세계 생산량 62년만에 최저

기후 변화로 기상 이변이 속출하면서 지난해 전 세계 와인 생산량이 6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AFP통신이 25일 전했다. 프랑스 디종에 있는 ...

오픈뱅크 1분기 실적 호조

오픈뱅크가 올 1분기에 순익과 대출, 예금이 모두 전분기보다 늘어 실적 호조를 보였습니다 오픈뱅크가 25일 공개한 1분기 실적에 따르면, 순익은 523만 ...

메타 2분기 실적 전망치 하회·AI투자 증가에…주가 10.5%↓(종합)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이하 메타) 주가가 1분기 실적 발표 다음날인 25일(현지시간) 10% 이상 급락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메타 주가는 전날보다 10.56% ...

BTS RM, 내달 솔로 2집 발표…”솔로 아티스트 RM의 색깔 채워”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리더 RM이 다음 달 두 번째 솔로 음반을 내놓는다. 26일 소속사 빅히트뮤직에 따르면 RM은 5월 24일 오후 1시 ...

40년 만에 올림픽 못가다니…지도자 경력 ‘큰 오점’ 생긴 황선홍

한국 축구가 1984년 로스앤젤레스(LA) 대회 이후 40년 만에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최근 국가대표 사령탑 후보에도 거론된 황선홍 감독의 지도자 ...

샌디에이고 김하성, 시즌 4호포로 통산 40홈런…팀은 역전패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시즌 4호이자 빅리그 개인 통산 40호 홈런을 쳤다. 김하성은 25일 콜로라도주 덴버의 쿠어스필드에서 콜로라도 로키스와 치른 방문 경기에 ...
혼다, 캐나다에 새 전기차 공장…포스코퓨처엠과 양극재 합작 추진

혼다, 캐나다에 새 전기차 공장…포스코퓨처엠과 양극재 합작 추진

일본 자동차업체 혼다가 캐나다에 150억 캐나다 달러 규모 전기차 신공장 및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을 건설한다고 AP·AFP·블룸버그통신이 2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

워싱턴서 ‘K-기업가정신’ 포럼… “핵심은 사람 키우는 것”

워싱턴 D.C.에서 25일 한국과 미국 학계 및 경제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국제 K-기업가정신학회(ISKE)' 창립 행사를 겸한 글로벌 K-기업가정신 포럼이 개막했다 ...

미국, 틱톡 강제 매각 이어 미국내 中통신사 광대역서비스도 금지

미국이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TikTok)의 미국내 사용 금지로 이어질 수 있는 강제 매각법의 입법을 마무리한 가운데 미국 정부는 25일 중국 ...
한미일, 혁신기술 보호 협력 강화…美 “중·러 위협 대응 시급”(종합)

한미일, 혁신기술 보호 협력 강화…美 “중·러 위협 대응 시급”(종합)

한미일 3국 정부는 반도체·인공지능(AI)·바이오 등 혁신 기술의 유출을 방지하고 수출 통제 이행을 담보하기 위해 실무 기관 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

버스운전사 안전위해 대형 글래스 장벽 설치

엘에이 메트로 버스에서 최근 버스 운전사에 대한 폭력사건이 잇다르자, 메트로는 운전사와 승객들 사이에 대형 플렉시 글래스를 설치하기로 25일 승인했습니다.새 플렉시 ...

경제 • IT

칼럼 • 오피니언

국제

한국

LIFESTYLE

K-NOW

K-NEWS

K-BIT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