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와이드 | 전종준 변호사] “한국으로 교환학생 못갔다”…한인 2세 발목 잡는 국적법

한인 2세들의 국적이탈 신고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사진은 LA 총영사관 민원실의 안내 창구 모습. [박상혁 기자]

 

교환학생 거절부터 병역 기피자까지… 복수국적 법적 배경과 2세가 겪는 피해
“국적 이탈 절차는 행정 낭비” 한국 국회의 관심 촉구와 구제 방안

미국에서 태어난 한인 2세 여학생이 선천적 복수국적 문제로 한국 대학 교환학생 프로그램이 취소되는 안타까운 사례가 발생했다. 부모가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자동으로 한국 국적을 얻었으나 제때 국적 이탈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라디오서울 보도국은 워싱턴 DC에서 34년 이상 활동해온 전종준 이민법 전문 변호사와 한인 2세들이 겪는 선천적 복수국적 딜레마를 심층적으로 분석했다.

 

Q. 선천적 복수국적의 범위와 법적 배경은 무엇인가?

선천적 복수국적은 태어나면서 부모 중 한 사람이 한국 국적이기에 자녀가 자동으로 한국 국적을 가져 이중국적이 되는 것을 말한다. 이는 한국의 속인주의에 따른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2005년 소위 ‘홍준표법’ 통과 때 발생했다. 당시 원정 출산과 유승준 이슈로 법이 강화되며 원정 출산을 막는 데는 기여했지만, 해외 이민자 한인 2세 중 호적에 오르지 않은 사람이 22세에 자동 말소되던 단서 조항이 실수로 삭제되었다. 이로 인해 한인 2세 남성은 18세가 되는 해 3월 말까지 국적 이탈을 하지 않으면 병역 의무가 생기는 희한한 법이 생겼다.

Q. 국적 이탈 시기를 놓쳤을 때 해외 생활에 미치는 영향과 구제 방법은?

국적 이탈을 하지 않으면 남성은 병역 기피자가 되어 한국 방문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또한, 미국 주류 사회 진출 시 신원조회에서 이중국적 여부를 밝혀야 할지 고민하게 되는 딜레마에 빠진다.

국적 이탈을 놓친 사람을 위한 ‘예외적 국적이탈 허가제’가 헌법 불합치 결정(2020년 9월) 후 마련되었지만, 이는 국적 이탈을 못한 것이 ‘몰라서’는 이유가 되지 않는다. 특별한 사연과 함께 이중국적으로 인한 구체적인 피해(예: FBI, CIA 등 취업 거절)를 증명해야만 허가된다. 이 법은 오히려 한인 2세들이 미국 주류 사회에 나가는 것을 막는 ‘족쇄’로 작용하고 있다.

Q. 한인 2세가 복수국적을 유지했을 때 유리한 점과 불이익은?

젊은 한인 2세들에게 복수국적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 복수국적자는 반드시 한국 여권으로 한국을 방문해야 하며, 그러려면 한국에 출생 신고를 해야 한다. 출생 신고 기록은 이중국적의 증거로 남으며, 이는 미국 등 해외 국가의 공직이나 정계 진출 시 불이익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핵잠수함 해군 사병 지원서처럼 ‘이중국적 금지’를 명시한 공직도 있다.

Q. 국적 포기 절차는 얼마나 복잡하고 시간이 드나?

국적 이탈 절차는 행정 낭비다. 가장 큰 문제는 출생 신고를 의무화한다는 점이다. 부모가 사망했거나 이혼했을 경우 출생 신고 자체가 복잡하거나 불가능해지며, 이는 곧 국적 이탈을 막는 원인이 된다. 현재 부모 이혼으로 출생 신고를 못 해 교환학생이 취소된 사례 등이 헌법 소원 계류 중이다.

출생 신고 후 국적 이탈 허가까지는 1년에서 1년 반이 소요되어, 한국의 교환학생이나 모국 방문 교류가 단절되는 경우가 많다. 현행 국적법은 “제2의 대원군 정책법”이라 할 만큼 시대착오적이며, 하루속히 개선되어야 한다.

Q. 국회에서 법 개정 논의는 진전되고 있나?

작년 12월, 국적법 제14조의 2 개정안 초안이 마련되는 등 진전은 있으나, 한국 국회가 이 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어 진행이 더디다. 저희가 요구하는 것은 병역 혜택이 아닌, 한인 2세의 발목을 잡는 ‘족쇄’를 없애 달라는 것이다.

Q. 해외에서 태어난 한인 2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한국 국적법의 모순은 한국에서 태어난 유승준은 국적법 제15조에 따라 미국 시민권 취득 시 한국 국적이 자동 상실되는데, 미국에서 태어난 한인 2세는 자동 상실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남녀 모두 옛날 법을 복원하여 자동으로 국적 상실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제14조의 2항). 한국 정부와 국회는 헌법재판소가 “한인 2세는 병역 자원이 아니다”라고 판단했음을 인식하고, 유승준 이슈와 분리하여 법을 개정해야 한다.

Q. 국적 이탈 문제 상담 시 한국 변호사와 해외 변호사 중 누구를 찾아야 하나?

이 문제는 한국 국적법에 관한 것이기에 한국 변호사를 통하는 것이 좋다. 다만, 한국에서도 이 국적법을 정확히 아는 변호사가 드물 정도로 법이 까다롭다. 법이 빨리 개정되지 못하는 이유도 한국 정치권과 국회의 이슈 파악 미흡에 있다. 한인 단체들이 한국 국회에 지속적으로 문을 두드려야 한다.

 

라디오서울 강채은 기자 | chasekarng@radioseoul1650.com

0
0

TOP 10 NEWS TODAY

오늘 가장 많이 본 뉴스

LATEST TODAY NEWS

오늘의 최신 뉴스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시니어 생활

오피니언 Hot Poll

청취자가 참여하는 뉴스, 당신의 선택은?

최신 뉴스

아시아나항공 화물 인수 승부수…에어프레미아 최대주주 바뀐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전에서 다크호스로 부상한 에어프레미아의 최대주주가 바뀐다. 대주주 적격성 논란을 돌파하기 위한 조치로, 국내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가 최대주주로 ...

장미란·이부진, 관광객 환영 도우미

내달 10일까지 한국방문의 해 환영주간…부스운영·경품행사 진행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방문의해위원회(방문위)와 26일 인천국제공항에서 '2024 한국방문의 해' 기념 환영주간 개막행사를 열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
방중 블링컨 "미국-중국 몇주내로 AI 관련 첫 회담 열기로"

방중 블링컨 “미국-중국 몇주내로 AI 관련 첫 회담 열기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26일(현지시간) 미국과 중국이 인공지능(AI) 관련한 우려를 다루기 위해 첫 공식 회담을 열기로 했다. AFP통신 등에 ...
야구장을 가득 메운 필라델피아 필리스 팬들 [로이터]

젊은 팬 돌아온 MLB…18∼24세 MLB TV 시청자 11% 상승

팬 고령화로 고심하던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이 젊은 팬들의 관심 증가로 모처럼 웃었다. MLB닷컴이 25일 소개한 자료를 보면, MLB 사무국이 MLB닷컴에서 운영하는 ...
스냅챗 로고 [로이터]

‘광고 호조’ 스냅, 1분기 매출 21% 늘어…시간외 주가 25%↑

소셜미디어 스냅챗의 모회사 스냅이 광고 사업 호조에 힘입어 시장 전망을 뛰어넘는 매출 실적을 발표했고,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급등했다. 25일 ...
"AI 거품 꺼지고 있어…비용 대비 수익성 등 문제 부각"

“AI 거품 꺼지고 있어…비용 대비 수익성 등 문제 부각”

엔비디아를 비롯한 인공지능(AI) 관련주 주가 상승세가 최근 주춤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AI를 둘러싼 거품이 꺼지고 있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미 ...
아름다움의 유통기한 없다" 60세 여성 아르헨 미인 대회 1위

아름다움의 유통기한 없다” 60세 여성 아르헨 미인 대회 1위

미스 유니버스 부에노스아이레스 선발 대회 아르헨티나의 미인 대회에서 1위를 60대 여성이 차지해 화제가 됐다. 25일(이하 현지시간) AP통신 등 보도에 따르면 ...

대한민국 의료 난도질, 환자 제물될 것”…서울대병원 교수 자필 대자보

전국 의대 교수들의 사직서 효력 발생 첫날인 25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의 한 병동에 붙은 교수의 자필 대자보가 주목받고 있다. 서울 ...

이스라엘 지지하는 텍사스대 학생들

텍사스주 오스틴의 텍사스대에서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학생들이 이스라엘 국기를 흔들고 있다.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대학가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이에 반대하는 ...

경찰에 끌려가는 텍사스대 친팔레스타인 지지시위대

텍사스주 오스틴의 텍사스대 캠퍼스에서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를 벌이던 여성이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아이비리그에서 시작된 대학가의 친팔레스타인 시위는 미국 전역으로 확산하는 ...

“중동 확전 시 에너지 쇼크”…1배럴에 102달러 전망

중동 내 갈등이 확대되면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치솟는 에너지 쇼크가 촉발될 수 있다고 세계은행이 경고했습니다. 이달 초 이스라엘과 석유수출국기구, ...

한국으로 독일 잡은 신태용, 이번엔 인니로 한국 격파 ‘이변’

'카잔의 기적' 이은 '도하의 기적'…슈팅 21개 쏟아 황선홍호 압도 인니, 첫 U-23 아시안컵 4강행…68년 만의 올림픽 본선행도 눈앞 연일 인도네시아 ...

MLB 투수 최고액 야마모토, 6이닝 7K 무실점 역투…시즌 2승째

미국프로야구(MLB) 역대 투수 최고 보장액(3억2천500만달러)을 받은 일본인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로스앤젤레스 다저스)가 빅리그 데뷔 후 최고의 투구를 펼쳤다. 야마모토는 26일(한국시간) 미국 ...

라파 코앞에 탱크 집결·하늘서 폭격…이스라엘 지상전 초읽기

이스라엘 전시내각, 비공개 회의 열고 라파 공격 논의 탱크 수십대 목격·밤새 무더기 공습…취재진 등 최소 6명 사망 가자지구 '최후의 피란처'인 라파에서까지 ...

“방위비 분담은 한미 연합방위태세 위한 양국의 약속”

한미가 제12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 SMA 체결을 위한 첫 회의를 마친 가운데 미국은 한국의 방위비 분담이 한미동맹을 위한 약속이라는 입장을 강조했습니다. 국방부 ...

‘윤석열-이재명 회담’ 급물살,오늘 3차 실무회동서 날짜 정할듯

이재명, 의제 샅바싸움 접고 '자유형식 회담' 수용…대통령실 "환영" 이르면 28일 회담 가능성도…형식은 오찬·차담 등 일단 거론 의제 협상 난항으로 일정을 ...

옐런 재무 “경제 매우 강해, 성장률 높아지고 물가 정상화될 것

옐런, 로이터 인터뷰…"中 과잉 생산에 맞서 어떤 대응방안도 배제 안 해"對러 교역지원 中은행에 "필요시 제재 발동"'기록적 엔저' 관련 日 개입 ...

블링컨 “오판 피해야”…中 왕이 “내정간섭 말라

미중 외교장관, 현안 놓고 기싸움…"미중 합의 진전 이루길" vs "부정적 요인 계속 쌓여"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

“K팝 권력투쟁”…’하이브-민희진 내분’ 외신도 관심

하이브와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극한 대립을 이어가는 가운데 외신들도 이번 사태를 상세히 보도했습니다. K팝으로 세계 무대를 휩쓴 BTS와 최근 인기몰이 ...

경제에 스태그플레이션 그림자

1분기 성장률 연율 1.6%로 2년만에 최저, 물가는 1년만에 최고"재고 감소는 좋은 소식…아직 망했다고 슬퍼하기엔 일러" 평가도 각국 금융당국이 가장 싫어하는 ...
중국계 숏폼 앱 틱톡 [로이터]

“바이트댄스, 틱톡 강제매각 못 막으면 서비스 종료 가능성”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의 모회사인 중국 기업 바이트댄스가 미국 내 강제매각을 소송으로 막지 못하면 서비스 종료를 추진할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

기후변화, 와인도 때렸다…세계 생산량 62년만에 최저

기후 변화로 기상 이변이 속출하면서 지난해 전 세계 와인 생산량이 6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AFP통신이 25일 전했다. 프랑스 디종에 있는 ...

오픈뱅크 1분기 실적 호조

오픈뱅크가 올 1분기에 순익과 대출, 예금이 모두 전분기보다 늘어 실적 호조를 보였습니다 오픈뱅크가 25일 공개한 1분기 실적에 따르면, 순익은 523만 ...

메타 2분기 실적 전망치 하회·AI투자 증가에…주가 10.5%↓(종합)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이하 메타) 주가가 1분기 실적 발표 다음날인 25일(현지시간) 10% 이상 급락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메타 주가는 전날보다 10.56% ...

BTS RM, 내달 솔로 2집 발표…”솔로 아티스트 RM의 색깔 채워”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리더 RM이 다음 달 두 번째 솔로 음반을 내놓는다. 26일 소속사 빅히트뮤직에 따르면 RM은 5월 24일 오후 1시 ...

40년 만에 올림픽 못가다니…지도자 경력 ‘큰 오점’ 생긴 황선홍

한국 축구가 1984년 로스앤젤레스(LA) 대회 이후 40년 만에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최근 국가대표 사령탑 후보에도 거론된 황선홍 감독의 지도자 ...

샌디에이고 김하성, 시즌 4호포로 통산 40홈런…팀은 역전패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시즌 4호이자 빅리그 개인 통산 40호 홈런을 쳤다. 김하성은 25일 콜로라도주 덴버의 쿠어스필드에서 콜로라도 로키스와 치른 방문 경기에 ...
혼다, 캐나다에 새 전기차 공장…포스코퓨처엠과 양극재 합작 추진

혼다, 캐나다에 새 전기차 공장…포스코퓨처엠과 양극재 합작 추진

일본 자동차업체 혼다가 캐나다에 150억 캐나다 달러 규모 전기차 신공장 및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을 건설한다고 AP·AFP·블룸버그통신이 2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

워싱턴서 ‘K-기업가정신’ 포럼… “핵심은 사람 키우는 것”

워싱턴 D.C.에서 25일 한국과 미국 학계 및 경제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국제 K-기업가정신학회(ISKE)' 창립 행사를 겸한 글로벌 K-기업가정신 포럼이 개막했다 ...

경제 • IT

칼럼 • 오피니언

국제

한국

LIFESTYLE

K-NOW

K-NEWS

K-BIT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