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안 온다” LA 초비상… 할리웃 거리도 ‘텅텅’

LA의 주요 관광지인 할리웃 명성의 거리가 지난달 30일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박상혁 기자]

산불사태·관세 등 타격
외국인 구금 우려 겹쳐

할리웃 방문객 50% 급감
호텔은 임금 상승 ‘울상’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관세정책과 이민 단속에다 자연재해까지 맞물리면서 캘리포니아 관광산업이 깊은 불황의 그늘로 빠져들고 있다.

지난달 30일 캘리포니아 관광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까지 석 달간 해외 관광객 수는 전년 대비 8% 감소해 17만명 이상 줄어들었다. 8월 한 달만 놓고 보더라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 감소했다. 지난 1월 이튼과 팰리세이즈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에다 지난 6월 강경한 이민 단속이 전 세계적으로 보도되면서 캘리포니아 방문을 주저하는 분위기가 확산된 것이다. 지난해 캘리포니아 관광산업은 방문객 지출액 1,573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무려 2만4,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했지만 올해는 그 기세가 꺾였다.

특히 글로벌 관광의 메카라고 할 수 있는 LA 할리웃 일대는 그 여파를 고스란히 체감하고 있다. 고급 차량을 렌트해 사진을 찍으려는 관광객으로 붐볐던 ‘라이드 라이크 어 스타’는 올해 여름 유동 인구가 50% 가까이 쪼그라들었다. 회사 직원인 살림 오스만은 “예전에는 어깨를 부딪칠 정도로 북적였지만, 이제는 사람들이 오기를 꺼리거나 아예 피한다”며 침통해했다.

TCL 차이니스 극장은 유명인의 손바닥 자국을 찍으려는 관광객이 줄어 매출 부진을 겪고 있고, 마담 투소 밀랍인형 박물관과 기념품점들도 관세와 방문객 감소로 가격 인상을 단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기념품의 가격 인상은 매출 감소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캐나다인 관광객 감소세는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 여름 석 달 동안 캐나다에서 온 방문자는 32%나 줄었다. 올해 초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를 51번째 주로 편입하겠다”는 발언을 쏟아내며 관세 부과를 결정한 것이 불매운동과 여행 취소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미국 국경에서 변덕스러운 입국 거부와 구금 사례가 보도되면서 불신이 확산됐다. 팜스프링스의 론 드하르테 시장은 “캐나다 친구들이 떠난 것은 행정부 조치 탓이며 이해할 만하다”면서도 “이 거부 움직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다”고 우려했다.

문제는 캐나다만이 아니다. 중국, 인도, 독일, 호주 등 주요 시장에서도 방문객이 줄었다. 반면 멕시코 관광객은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단속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5% 증가해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항공편과 숙박업계에도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LA 호텔협회에 따르면 객실 점유율과 행사 개최가 줄어든 가운데 인건비는 급격히 오를 예정이다. 호텔 근로자 최저임금은 2026년 25달러, 2027년 27.5달러, 올림픽 직전인 2028년 30달러까지 단계적으로 인상된다. LA 호텔협회장 재키 필라는 “호텔산업은 1월 산불 때도 팬데믹 이전 매출을 누리지 못했는데, 이제는 인건비 급등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주요 관광 명소도 위기를 맞았다. 요세미티 국립공원은 현충일 연휴 예약률이 최대 50% 감소했다고 밝혔고, 테마파크 업계는 시즌 단축과 해고에 나서고 있다.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캘리포니아 그레이트 아메리카는 오는 11월에만 184명을 해고하겠다고 발표했고, 식스 플래그스 노던 캘리포니아 지점은 시즌 종료를 세 달 이상 앞당겼다.

관광업계 전문가 데니스 슈파이겔은 “사람들이 ‘스테이케이션(집 근처 휴가)’을 선택하면서 관광 수요가 급감했다”며 “경제 상황과 관세, 정치적 불확실성이 사람들을 집에 머물게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LA 관광청장 애덤 버크는 “LA는 캘리포니아의 관문이자 세계와의 창구”라며 회복은 결국 미국이 해외에서 어떻게 인식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박홍용 기자>

0
0

TOP 10 NEWS TODAY

오늘 가장 많이 본 뉴스

LATEST TODAY NEWS

오늘의 최신 뉴스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시니어 생활

오피니언 Hot Poll

청취자가 참여하는 뉴스, 당신의 선택은?

최신 뉴스

길거리 음식 먹은 관광객 3명 ‘사망’…”여보, 튀르키예 여행 그냥 취소할까?”

튀르키예 이스탄불을 여행 중이던 독일인 관광객 가족 중 3명이 길거리 음식 등을 섭취한 뒤 숨지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들이 묵었던 ...

남가주 역대급 폭우..대형 폭풍 계속, 홍수 위험 ‘비상’

남가주  전역에 강력한 다일 폭풍이 며칠째 이어지면서 올해 들어 최고 강수량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국립기상청의 발표에 따르면 산타 바바라 카운티가 이번 ...

[속보]뉴어크 거리서 총격…어린이 포함 6명 중상

11월 15일 저녁, 뉴저지 주 뉴어크의 위크웨익 지역에서 대규모 총격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오후 7시 14분경 뉴어크 408 레슬리 스트리트에서 총성이 ...

생애 첫 주택 구입자 나이 40세… ‘역대 최고치’

내 집 장만 힘들다는 뜻 주택 구입 여력 악화로 젊은층 시장 진입 어려워 생애 첫 주택을 구입하는 구매자의 평균 나이가 ...

방탄소년단 정국, 빌보드 글로벌 2개 차트 121주·120주 진입..아시아 최초·최장 ‘신기록’

방탄소년단(BTS) 정국이 빌보드 차트에서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며 글로벌 인기를 빛냈다. 미국 음악 전문 매체 빌보드(Billboard)가 발표한 11월 15일 자 '글로벌 ...

“손흥민 골, 폭탄이 예술적인 궤도로 날아갔다” 일본도 극찬

일본도 반했다! 손흥민 원더골 “폭탄이 예술적인 궤도로 날아갔다” 극찬 또 극찬 “한국 7번이 분위기 바꿨다” 일본이 손흥민(33·LA FC)의 프리킥 골을 ...

“일단 김하성부터 영입해” 애틀랜타 언론 폭발적 관심, 왜 KIM 영입 ‘최우선 과제’로 언급됐나

미국 메이저리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지역 언론들이 김하성(30) 영입을 촉구하고 나섰다. 폭발적 관심에는 갈수록 치솟을 가능성이 높은 김하성의 예상 몸값이 한몫했다 ...

“테슬라, 미 생산 전기차에 중국산 부품 배제 추진”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미국 내에서 생산하는 전기차에 중국산 부품을 쓰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일간 월스트리트 저널이 보도했습니다 ...

트럼프 행정부 예산 축소, 방만한 운영이 만든 LA 홈리스 정책의 결과

LA의 비가 오는 윌셔가 텐트앞에 앉아  있는 홈리스와 그를 둘러싼 천막들과 주변 풍경은 도시의 홈리스 위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그런데 이 ...

‘종묘 앞 고층건물 허용’ 논란,정치권 공방에 언급량 10배↑

종묘 앞 고층 건물 논란, 지방 선거 전초전으로 확산 유네스코 세계 유산 경관 훼손 우려 vs. 지역 개발 논리 충돌… ...

트럼프, 돌연 중국 유학생 입국허용 방침 공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60만 명의 중국 유학생 입국 허용 방침을 공개적으로 밝히며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한미 정상회담과 ...

트럼프, ‘2,000달러 관세 환급금’ …수혜자는 누구?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2,000달러 관세 환급금’을 국민에게 지급하는 구상을 공식 발표해 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 정책은 관세를 통해 조성된 ...

맘다니, 월스트리트 사모펀드의 저격수 리나 칸 영입…

뉴욕 새 시장으로 당선된 조란 맘다니가 리나 칸 전 연방거래위원장을 인수위원회에 영입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인사가 뉴욕 내 사모펀드 업계, 특히 ...

한동훈 “야수답게 응하라” 대장동 토론 제안에,조국 “수사나 받아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조국 전 조국혁신당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 항소 포기 사태와 관련한 공개토론을 재차 제안했다 ...

‘이 사건’의 실체, 결혼식 날 생방송, 신혼여행도 동료들과…

세상의 변화를 이끈 대중문화 단짝을 조명하는 인터뷰 시리즈 '환상의 콤비'. 지난 14일 공개된 네 번째 주인공은 KBS 교양 프로그램 '아침마당' 간판 코너인 ...

“검사하면 이상 없다는데…” 팔 저리고 힘 빠짐 증상까지

김지형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흉곽 출구 증후군, 손목터널 증후군과 혼동 쉬워 팔 안쪽 저림감·통증·감각저하 등 신경 증상 동반 팔 올릴 ...

‘트럼프 대통령 손녀’ 카이, LPGA 투어 최하위 컷탈락… 유해란 공동 3위 ‘시즌 2승 도전’

유해란 시즌 두 번째 우승 정조준 이틀 연속 선두권 경쟁이다. 유해란이 시즌 두 번째 우승을 정조준한다. 유해란은 15일(한국시간) 플로리다주 벨에어의 ...

“모친 의식 잃고, 나나는 부상” 나나, 자택 침입 강도 제압 후폭풍

자택에 머물고 있던 나나와 모친이 강도 제압 그룹 애프터출신 가수 나나의 자택에 강도가 침입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자택에 머물고 있던 ...

성유리, 남편 석방 후 방송 복귀..쌍둥이 딸 육아 일상 공개

그룹 핑클 출신 성유리가 쌍둥이 딸과 일상을 공개했다. 성유리는 15일(한국시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별다른 멘트 없이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공개된 ...

‘34년 차’ 조혜련 “힘든 시기, 유재석 조언에 불끈..언제 터질지 모른다”

힘든 시절 유재석의 응원 받았던 일화 소개 코미디언 조혜련이 힘든 시절 유재석의 응원을 받았던 일화를 소개했다. 14일(한국시간) 공개된 유튜브 채널 ...

도시의 붕괴는 콘크리트가 아니라 인간의 붕괴에서 시작..

로스앤젤레스를 비롯한 미국의 대도시들은 한때 꿈과 가능성의 상징이었다. 자유, 다양성, 혁신의 공간으로 불리던 이 도시는 지금 점점 다른 얼굴을 하고 ...

연방정부 노숙자 예산 삭감…캘리포니아 “수년간의 진전 물거품 위기”

 연방 주택도시개발부, HUD가 노숙자 지원 프로그램의 기금 운용 방식을 전면적으로 바꾸면서 캘리포니아 전역이 커다란 충격에 빠졌습니다. 이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가 ...

트럼프, 원조 마가 머조리 테일러와 관계청산 선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조지아주 공화당 하원의원 마조리 테일러 그린에 대한 공식 지지를 전격 철회했습니다. 트럼프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그린 의원이 좌파로 ...

이젠 월마트도 진열장 잠근다.. 절도 급증이 불러온 쇼핑 대전환

 월마트의 소매 절도 급증이 미국 유통 환경을 크게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최근 월마트는 칫솔, 세제, 식품 등 생활필수품까지 잠금 진열장에 보관하며, ...

민주당, 젊은 남성 표심 잡기 시도

민주당이 젊은 남성 유권자들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매노스피어’라 불리는 팟캐스트와 남성 온라인 커뮤니티로 눈길을 돌리고 있습니다. 지난 2024년 대선에서 젊은 ...

남가주 출신 한인 목사,내년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 출마

한인 목사 안재호(체 안) 씨가 내년 열릴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에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그는 한국전쟁 직후 출생해 어릴 적 가족과 함께 ...

아마존, 로봇으로 창고 단순업무 없애버린다..

세계 최대 온라인 유통업체 아마존이 인공지능과 로봇 도입으로 창고 내 단순 업무를 단계적으로 없애겠다는 목표를 공식 발표했습니다. 이번 조치는 미국 ...

테슬라, 미 제조 차량서 ‘중국산 부품 퇴출’ 전격 지시

테슬라가 앞으로 미국 내에서 생산되는 전기차에 중국산 부품 사용을 전면 중단하라는 공급업체 지시를 내렸습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 주요 ...

애플, 팀 쿡 세대 교체 가속화.. 존터너스 유력…

애플이 최고경영자 팀 쿡의 임기 종료를 앞두고 차기 CEO 선임 절차를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존 터너스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사장이 후임으로 급부상하며, ...

중국 과학자들, 달에서도 녹이 스는것 발견..

최근 중국 창어 6호가 달 뒷면에서 수집한 토양을 분석한 결과, 녹의 대표적인 산화철 결정체 ‘헤마타이트’와 ‘마게마타이트’가 처음으로 확인됐습니다. 달에는 거의 ...

경제 • IT

칼럼 • 오피니언

국제

한국

LIFESTYLE

K-NOW

K-NEWS

K-BIT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