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한 음주는 OK?”… 치매 위험엔 안전한 음주량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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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량의 알코올 섭취도 치매 위험 높여”

음주량 3배 증가 때마다 치매 위험 15%↑

“알코올 관련 치매는 금주하면 일부 회복”

그동안 “적당한 음주는 건강에 이롭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었지만, 최근 연구는 이런 믿음을 뒤집고 있다. 의학 학술지 BMJ Evidence-Based Medicine에 발표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소량의 알코올 섭취도 치매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한다. 연구는 56세에서 72세 사이 성인 55만 명의 데이터와 240만 명의 유전 정보를 분석해, 알코올이 암 발생, 수면 장애뿐 아니라 인지 기능 저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지나친 음주(주당 12잔 이상)와 알코올 사용 장애는 오래전부터 치매, 특히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진행성 인지장애와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과거에는 ‘하루 한 잔’이 오히려 뇌 건강에 좋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다.

예일대 의대 정신의학과의 조엘 겔런터 교수는 “한동안 하루 한 잔이 가장 건강한 수준이라고 믿었지만, 최근의 연구 결과를 보고 나서는 음주를 거의 하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적은 양이라도 장기적으로 인지 기능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전문가들은 목표가 ‘금주 권고’가 아니라, 사람들이 자신의 위험을 더 잘 관리하도록 돕는 데 있다고 강조한다. 스탠포드대 나탈리 자르 교수는 “술을 마시는 것 자체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다만 올바른 시간과 장소에서 적당히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옥스포드대 임상연구원 아냐 토피왈라 박사는 “완전히 끊지 않더라도 섭취량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 적은 양의 술도 치매 위험 증가

연구진은 240만 명의 유전 데이터를 분석해, 평생 음주 습관을 유전적으로 예측하는 방식으로 인과관계를 추정했다. 그 결과 음주량이 늘어날수록 치매 위험도 일정하게 증가했으며, 음주량이 3배 늘어날 때마다 평생 치매 위험이 15%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일부 연구는 ‘가벼운 음주가 오히려 치매를 예방한다’고 주장했지만, 이번 연구는 이런 결과를 반박한다. 이전 연구에서 금주자의 치매 위험이 높게 나타났던 이유는, 건강 문제로 이미 술을 끊은 사람들까지 포함됐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또한 연구는 인지 기능이 떨어지는 사람들이 술을 줄이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보여주며, 치매가 음주 습관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 알코올이 뇌에 미치는 영향

전문가들은 알코올이 뇌의 ‘예비력(뇌세포의 생물학적 하드웨어)’을 줄여 다른 질환에 더 취약하게 만든다고 말한다. 알코올은 섭취 후 몇 분 만에 혈액-뇌 장벽을 통과해 뇌에 도달하며, 신경 전달 물질을 억제하고 도파민을 방출해 일시적 쾌감을 유발한다.

하지만 장기간의 영향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알코올은 신경독성 물질이며, 과음은 해마를 포함한 여러 뇌 부위의 위축과 관련이 있다. 다만 알코올 관련 치매는 알츠하이머병과 달리, 금주하면 인지 기능과 뇌 용적이 일부 회복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자르 교수는 “알코올이 실제로 뇌세포를 죽인다면 금주 후 회복은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뇌세포 수가 줄기보다 백질(신경 연결을 감싸는 절연층)의 손상이 문제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중간 정도의 음주량이라도 회색질 감소와 뇌 내 철분 축적을 초래하며, 이는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슨병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과 연관이 있다고 보고됐다.

■ 음주를 관리하는 방법

음주를 줄이고 싶다면 ‘드라이 재뉴어리(Dry January)’나 ‘소버 옥토버(Sober October)’ 같은 챌린지에 참여하거나, 무알코올 음료와 바(Bar)를 이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과음자는 갑작스러운 금주가 위험할 수 있으므로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폭음은 특히 뇌에 해로운데, 반복적인 음주와 단절이 뇌에 ‘미니 금단’을 유발해 신경독성을 높이기 때문이다. 토피왈라 박사는 “술을 완전히 끊기 어렵다면 섭취량을 분산하고, 도수와 음료량을 줄이며, 알코올 음료 사이에 무알코올 음료를 섞어 마시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겔런터 교수는 “건강에 해로울 수 있는 일을 하더라도, 그 위험을 인지한 상태에서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주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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