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년 다시 엘에이에 올림픽이 온다. 도시의 리더들은 반짝이는 로고와 미래지향적 홍보 영상으로 ‘세계의 무대’를 준비한다며 분주하다.
그러나 이 화려한 구호가 시민의 삶과 무슨 상관이 있는가. 거대한 예산과 첨단 기술, 그리고 글로벌 브랜드가 얽힌 이 축제는 어느새 ‘도시의 명예’보다 ‘자본의 이익’을 위한 무대가 되어버렸다.
올림픽은 원래 전쟁을 멈추고 인류의 화합을 꿈꾸는 평화의 제전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올림픽은 도시의 가장 어두운 곳을 감추는 가림막이 되었다. 대회가 다가올수록 도시 미화라는 이름 아래 거리의 약자들이 밀려날 것이다.
경찰과 군이 질서를 유지한다는 명분으로 거리정화를 시작하면, 가장 먼저 사라지는 것은 시민의 존엄이다.
모순은 그다음이다. 평소 인권을 외치던 단체들과 시 정부는 이런 현실 앞에서 묘하게 침묵한다.
홈리스 문제를 ‘언제나 풀리지 않는 숙제’로 남기며 존재의 당위를 유지하던 이들은, 올림픽이라는 거대한 프로젝트 앞에서 오히려 불편한 진실을 외면한다.
깨끗하고 안전한 도시를 만들자면서도, 그 안에 사람이 설 자리를 잃게 만드는 이중적 구조가 엘에이의 오늘이다.
돌이켜보면 지금의 엘에이는 그들 스스로가 만들어온 결과다.
변화보다 현상을 유지하는 데 안도감을 느끼던 우리가 결국 이런 도시를 택했다.
하지만 올림픽은 그 선택의 종착점을 시험대 위에 올릴 것이다.
시민 없는 도시 발전은 허상이다. 진짜 올림픽 정신은 경기장 밖, 거리의 사람들을 존중하는 마음에서 시작되어야 하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