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세 기네스북 최고령 저자 김형석 “남 욕하지 않고, 화내지 않는 게 장수 비결”

'세계 최고령 저자'로 기네스북에 오른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가 12일 서울 중구 한 음식점에서 열린 '김형석, 백 년의 유산' 출간 기자간담회에 미소를 띤 채 들어서고 있다. 이 책은 지난해 9월, 같은 해 5월 출간된 '김형석, 백 년의 지혜'로 기네스북에 등재(당시 103세 251일)된 이후 처음 내는 책이다. 기네스북 등재 신청은 손녀가 김 교수의 생일을 맞아 준비한 깜짝 이벤트였다고 한다. 뉴스1

1920년 7월 6일생. 올해 만 나이 105세, 한국 나이 106세다. ‘세계 최고령 저자’로 지난해 기네스북에 등재된 김형석 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가 새 책을 냈다. 신간 ‘김형석, 백 년의 유산’은 국내 1세대 철학자로서, 그가 한 세기를 통과하며 붙들고 사유한 “무엇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가”에 대한 답이다.

김 교수는 12일 서울 중구에서 열린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낸 책(‘김형석, 백 년의 지혜’)은 50대 이후를 독자로 생각하고 썼는데, 출판사에서 30대도 많이 읽는다고 하더라”며 “그래서 이번 책엔 젊은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 내용도 들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살아보니까 30대 전후로는 인생관, 가치관을 가지고 60대까지의 자화상을 그려야 한다”며 “그런 게 없으면 다른 사람이 사는 대로 살고 평생 내 인생을 살지 못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한국사의 굴곡을 몸소 겪었다. 일제강점기 평안북도 운산에서 태어나 평안남도 대동군 송산리에서 자랐다. 도산 안창호 선생의 설교를 듣고 “작은 도산 선생 같은 생애”를 꿈꿨고, 윤동주 시인과 동문수학했다. 김일성과 “초등학교 선후배 관계”로, 해방 이후 김일성 집에서 아침밥을 먹으며 대화를 나눈 경험이 있다. 1947년 탈북해 이후 7년간 서울중앙중고등학교 교사로 일했다. 1954년 연세대 철학과 교수로 부임한 뒤 31년간 강단에 섰다.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가 12일 서울 중구 한 음식점에서 열린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소감을 이야기하고 있다. 뉴스1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가 12일 서울 중구 한 음식점에서 열린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소감을 이야기하고 있다. 뉴스1

100세가 넘어서도 활발히 방송, 강연, 집필 활동을 하는 김 교수가 받는 단골 질문은 ‘건강의 비결‘. 그는 의외로 30대 이후 신체적 건강에 대한 관심을 껐다고 했다. 그보다 중요한 건 정신적 건강. 김 교수는 “사람은 언제 늙느냐, ‘나 늙었다’고 할 때 늙는다”며 “정신은 늙지 않는다”고 말했다.

건강 비결에 대해서도 귀띔했다. “주변에 100세를 넘은 친구 7명의 공통점이 있어요. 남 욕하지 않고, 화내지 않는다는 겁니다. 남을 욕하고 화낸다는 거는 감정적이라는 거지요. 일본 사람들은 60세 넘어도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로 독서와 일을 이야기해요. 나에게 얘기하라 하면 젊게 사는 것, 좋은 사상을 갖는 것, 절망하지 않는 것을 꼽고 싶어요.”

인간 중심의 인공지능(AI) 시대가 돼야 한다는 생각도 밝혔다. “AI를 이용하되, AI가 주인이 되어선 안 돼요. 진실과 거짓, 선과 악은 구분해야 해요. 이 원칙을 버리면 내가 사는 집인데, 문을 쓱 여니까 사람은 없고 기계가 있는 거죠.”

김 교수는 1960년 첫 책 ‘고독이라는 병’을 출간한 이래 65년간 집필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그는 “이제는 내 독자가 내 생각을 가장 잘 아는 내 제자가 됐다”며 말했다. “책을 한두 권, 뭐 한 권쯤은 더 쓸지도 모르겠어요.”

김형석, 백년의 유산·김형석 지음·21세기북스 발행·256쪽·2만2,000원

김형석, 백년의 유산·김형석 지음·21세기북스 발행·256쪽·2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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