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은 L 발음 못해”… 한인 경관에 인종차별 논란

비폭력 상황에 출동하는 LA 경찰의‘비무장 대응팀’ 프로그램이 한인타운까지 확대된다. 학교 앞 안전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경관들의 모습. [박상혁 기자]

LA 카운티 글렌도라 시의 유일한 아시아계이자 한인 경관이 소속 경찰국 내부에서 지속적인 인종차별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글렌도라 경찰국 소속 앤드류 황 경관을 대리하고 있는 니콜 카스트로보노 변호사는 황 경관이 글렌도라 시정부와 경찰국을 상대로 인종차별, 괴롭힘 등을 이유로 한 클레임 서류를 지난 21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는 황 경관의 인종차별 피해에 대해 시정부왁 경찰국이 책임을 인정하고 손해배상을 할 것을 요구하는 클레임으로, 정식 법적 소송 전 단계에 해당한다.

카스트로보노 변호사에 따르면 황 경관은 포모나 경찰국을 거쳐 지난 2023년 3월께 글렌도라 경찰국에 합류했다. 변호인 측에 따르면 황 경관이 겪었다고 주장하는 첫 번째 인종차별 사건은 2023년 9월 랜초 쿠카몽가의 한 식당에서 열린 경찰국 직원 모임에서 일어났다.

당시 한 중간관리자급 간부가 황 경관에게 아시아인이라는 이유로 부엌으로 돌아가 음식을 하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으며, 또 다른 상급자는 그 발언을 듣고 웃었고, 주변 직원들은 침묵한 채 있었다고 변호인 측은 주장했다. 이같은 행위로 인해 황 경관이 그 자리에서 당혹감과 굴욕감을 느꼈다는 것이다.

또 이후에도 황 경관은 여러 차례 조롱과 비하 발언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어느 브리핑에서는 “아시아인은 L 발음을 제대로 하지 못해 캐럴도 부르지 못한다”는 취지의 발언이 있었고 이에 따라 특정 발음을 희화화하는 흉내가 이어졌으며, 또 다른 상급자는 한인 가게 업주들의 발음을 흉내 내며 조롱하는 발언을 했다고 알려졌다.

이후 황 경관은 ’가장 좋아하는 북한 사람’이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받은적 있었고, ‘아시안 산타’라는 제목의 영상도 받은 적 있는데 해당 영상은 아시아인을 희화화하며 비하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고 변호인 측은 밝혔다.

이처럼 황 경관을 대상으로 여러 차례 인종적인 조롱과 부적절한 발언이 있었음에도 글렌도라 경찰국은 아무 조치도 하지 않았다고 클레임 서류는 지적했다. 이같은 인종차별적 발언과 행동에 대해 누구도 개입하거나 보고를 하거나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며, 관련 규정에도 불구하고 그 어떤 문서화, 조사, 후속 조치도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클레임 서류에 따르면 황 경관이 차별과 괴롭힘에 대해 내부 고발을 한 이후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신고 직후 글렌도라 경찰국은 거의 동시에 3건의 내부감사 조사를 개시했으며, 이는 모두 차별적이고 보복적인 성격을 지닌 것으로 기록돼 있다. 특히 조사 책임자 가운데에는 황 경관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인물도 포함돼 있었다. 이러한 사실은 내부조사의 공정성과 객관성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게 했다.

클레임 서류에 따르면 황 경관은 글렌도라 경찰국이 운영하는 체포 쿼터제가 불법적이라는 문제 제기를 한 적이 있는데, 이후 더욱 강도 높은 보복성 조치를 받았다고 황 경관은 주장하고 있다.

그는 업무 중 겪은 차별과 보복으로 인해 극심한 정신적 고통과 개인적 피해를 입었으며, 그의 경력에도 회복하기 어려운 손상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클레임 서류에는 글렌도라 경찰국이 황 경관에 대한 해고 절차를 진행 중이라는 점도 서술돼 있으며, 여기에는 심각한 불공정과 부당함이 존재한다는 주장도 담겼다.

한편 본보는 23일 글렌도라 시정부에 공식 경로로 이에 대한 입장을 물었지만 아직 답변을 받지 못했다. 카스트로보노 변호사도 지난 21일 클레임 통지서 접수 이후 23일 현재까지 받은 응답은 없었다고 밝혔다.

<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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