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달러 ‘코리아 디스카운트’… 미주한인 방문 급증

원·달러 환율이 1,470원대 중반의 고환율이 이어지는 가운데 25일 서울 중구 명동의 환전소에서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

한 달 전 미국에서 1년 짜리 인턴을 마치고 한국으로 귀국한 20대 중반의 김모씨는 조만간 명동 환전소를 이용할 계획이다. 그가 귀국했을 때 당시 원·달러 환율이 1,425원 가량이었지만 최근 1,475원까지 치솟았기 때문이다. 김씨는 “한 달 사이에 환율이 3.54% 가량이나 상승했다”며 “비록 금액이 크지 않지만 환차익을 누리기 위해 환전소를 방문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이 1,470원대까지 치솟으면서 한국이 미주 한인들을 포함한 해외 관광객들 사이에서 ‘가성비 여행지’로 주목받고 있다. 원화 가치 하락으로 체감 물가가 상대적으로 내려가며 일본·유럽 대신 한국을 선택하는 외국 여행객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25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1,472.4원을 기록하며 1,470원대도 훌쩍 넘겼다. 원·달러 환율은 매일 오르락내리락 하지만 당분간 1,450원대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여행 플랫폼에서 ‘한국’ 관련 검색량은 전월 대비 35~50% 증가했다. 특히 미국·캐나다·동남아 지역에서 한국의 항공권·숙박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졌다”는 평가가 확산되며, K팝·드라마·뷰티 등 한류 콘텐츠와 결합해 여행 수요가 다시 증가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환율 상승은 미주 한인 등 외국인 입장에서 한국 여행의 가격 매력을 극대화하는 요인”이라고 분석한다. 같은 금액을 환전해도 더 많은 원화를 손에 쥘 수 있어, 식당·교통·샤핑·관광 소비 전반에서 ‘체감 할인 효과’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1달러당 1,400원대 환율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직후의 저점 대비 약 30% 높은 수준이다. 이 때문에 한국 물가는 실제보다 20~30%가량 저렴하게 느껴진다는 반응이 나온다.

환율 효과에 힘입어 한인 등 외국인의 한국 방문 증가세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방한 외국인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8.5% 늘어난 526만명으로 전년 동기(444만명) 대비 18.5% 증가했다. 가장 많은 입국자수를 기록했던 지난 2019년 3분기(450만명) 수준을 넘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올해 3분기 누적 방한 외국인 수는 1,408만명을 기록했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연말엔 2,000만명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주 한인관광 업계의 경우에도 미주 한인들이 한국에 여행을 갈 때 강달러로 인해 더 부담 없이 소비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여행객 증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달러 강세로 한국에서 달러를 환전해 원화로 사용하거나 또는 미국 발행 크레딧 카드를 사용할 때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인 여행업계는 올해 가을과 겨울 한국 여행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증가하는 등 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강달러 환율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인 비즈니스 업계도 달러 강세가 반가운 상황이다. 달러로 한국 상품을 사와서 미국에 파는 업체들이 많은데 달러 가치가 올라가면 전보다 더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들여올 수 있어서다.

다만 반대로 원화를 달러로 환전해 미국에서 살아야 하는 유학생이나 주재원들에게는 부정적이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송금할 경우 환차손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에서 미국으로 여행을 오는 관광객의 수요에도 악역향을 미칠 수 있다.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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