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를 초록 페인트로 칠했다고?… 올해 최악의 주택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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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벽돌 외벽·실내 벽’

회색 바닥재·스마트 변기

올 화이트 주방·떠 있는 계단

부동산 전문 매체 리얼터 매거진이 바이어의 거부감을 불러올 뿐만 아니라 집값까지 깎아 내리는 ‘2025년 공포의 주택 디자인’ 리스트를 공개했다. 인테리어 디자이너, 부동산 전문가, 소비자 대상 설문 등을 통해 뽑은 최악의 인테리어는 촌스럽고, 과하고, 비실용적인 디자인들이 주를 이뤘다. 잘못된 가구 선택에서부터 어색한 페인트 색상에 이르기까지, 리얼터 매거진이 뽑은 올해 최악의 주택 디자인 트렌드를 살펴본다.

■ ‘피들 리프 피그’ 나무

한때 이미지 전문 소셜 미디어 핀터레스트 게시판을 장악했던 이른바 ‘잇’(It) 식물(트렌디한 식물)이던 ‘피들 리프 피그’(Fiddle Leaf Fig)가 이제는 한물 간 식물로 꼽혔다. 인테리어 디자이너들은 이 식물을 집을 2010년대 집처럼 보이게 하는 디자인이라고 지적했다. 피들 리프 피그 나무가 조형적이고 존재감이 있다는 평가도 있지만, 지나치게 예민하고 키우기 어렵다는 사용자들의 반응이 퍼지면서 올해는 애물단지 식물로 전락한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2022년 이미 피들 리프 피그 나무의 ‘종말’을 선언한 뒤 여러 매체가 잇따라 같은 평가를 내놓은 바 있다.

■ 빨간 벽돌 외벽

붉은 벽돌은 주택 외관을 의미하는 커브어필 선호도에서 점점 밀려나는 추세다. 이번 설문 조사에서 인테리어 디자이너 중 단 2%만 가장 선호하는 외관으로 빨간 벽돌을 꼽으며 최하위를 기록했다. 주택 정보 사이트 Fixr.com의 ‘2025 디자인 및 트렌드 색상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바이어들은 오프화이트, 자연스러운 원목, 짙은 회색 등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최근 주택 소유자들은 현대적 감각과 잘 어울리는, 밝고 활용도 높은 마감재를 선호하면서 붉은 벽돌은 다소 구식으로 취급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 회색 바닥재

2018년부터 2020년대 초반까지 주목받았던 회색 바닥재 열풍이 최근 들어 한풀 꺾이고 있다. 차갑고 색이 바랜 듯한 분위기가 공간 전체를 썰렁하게 만든다는 지적이 늘면서, 따뜻한 자연 목재 톤의 바닥재가 회색 바닥재를 대체하고 있다.

실내에서도 자연을 느끼려는 트렌드와 맞물려 자연 목재 톤 바닥재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회색 바닥재를 고수하고 싶다면, 밝고 생동감 있는 색상의 소품으로 대비를 주는 것이 공간의 균형을 맞추는 데 도움이 된다.

■ 스마트 변기

최근 스마트 변기가 주택 제품 업계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스마트 변기는 은은한 조명, 앱과 음성을 통한 작동, 음악 재생, 건강 모니터링까지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변기에 이런 기능이 모두 필요한 가라는 지적도 있다. 가전 제품 관련 팟캐스트 ‘더 테크니컬 디피컬티즈’는 최근 진행 방송에서 스마트 비데를 두고 가장 과한 가전 제품이라고 혹평했다. 일반 비데를 어색하게 여기는 미국인이 많은데 변기에 각종 센서와 자동 기능까지 추가하는 것은 실용적 업그레이드라기보다 보여주기식에 가깝다는 평가다.

■ 초록 페인트 잔디

설마 하겠지만 앞마당 잔디를 페인트 하는 사례가 등장했다. 보고서에 의하면 실제로 잔디를 녹색 스프레이로 칠하는 집주인들이 늘고 있다. 잔디 페인트는 갈색으로 변한 잔디를 일시적으로 감추는 데는 효과적이어서, 급한 집 매물 사진 촬영이나 정원 파티를 앞둔 경우 자주 활용된다.

근본적인 해결 방법인 흙 상태 개선이나 물 관리를 대신하기 위한 ‘눈 가리기식 처방’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집을 팔기 위한 목적으로 잔디 문제를 숨기려는 의도가 있다면, 이는 비윤리적 행위로 주택 판매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경고한다.

■ 빨간 색 실내 벽

부동산 업체 베터홈스앤가든스 부동산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절반이 넘는 부동산 에이전트가 빨간색 실내 벽을 바이어들이 거부감을 느끼는 인테리어 디자인으로 꼽았다. 2025년 주택 색상을 조사한 Fixr.com 의 설문에서도 빨간색은 라임그린, 진한 핑크, 보라색, 주황색, 머스터드 옐로와 함께 가장 불쾌감을 주는 색상으로 꼽혔다.

베터홈스앤가든스 부동산의 조사에 따르면 ‘새로운 뉴트럴’(New Neutrals) 색상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밖에도 부드러운 그린 톤, 따뜻한 그레이, 자연에서 영감 받은 색상 등이 최근 주목받고 있다. 바이어들은 집주인의 개성 표현이 과한 색상보다, 바로 입주할 수 있는 보편적인 색상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 올 화이트 주방

한동안 인기를 누렸던 올 화이트 주방이 저물고 따뜻함과 개성을 느낄 수 있는 주방 공간이 대세로 떠올랐다. 상단 캐비닛은 페인트, 하단 캐비닛은 목재나 짙은 색으로 구성하는 투톤 주방이나, 과감한 색상의 아일랜드를 더하는 방식은 전체 리모델링 없이도 주방에 입체감과 개성을 부여하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인테리어 디자인 전문가들은 흰색을 사용하려면 자연 목재 톤이나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색상과 조합하면 주방이 더 신선하고 현대적인 느낌을 유지하면서도 획일적이라는 인상을 피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 떠 있는 계단

소셜 미디어에서 큰 화제를 모은 ‘플로팅 계단’(Floating Stairs)은 비용은 높고 실용성은 낮다는 지적이 많다. 디딤판 사이를 막아주는 ‘라이저’(Riser)나 견고한 지지 구조가 없기 때문에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도 많다. 인테리어 디자인 전문가들은 설치 비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실용적인 리모델링에 비용을 사용하라고 조언한다.

■ 핑크 하우스

핫핑크 인테리어가 올해 가장 끔찍한 디자인으로 꼽혔다. 벽부터 가구까지 집 전체를 ‘핫핑크’로 뒤덮은 이른바 ‘바비코어’(Barbiecore) 스타일이 과도하고 유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인테리어 업계에서는 토양의 색에 가까운 차분한 팔레트로 회귀하는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부드러운 그린, 따뜻한 뉴트럴 톤, 자연 소재의 질감 등이 다시 주목받는 추세다.

<미주 한국일보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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