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스 모기지 관심 다시 증가세… 이제는 안전한가?

리버스 모기지가 과거에 비해 많이 개선됐지만, 일부 예상치 못한 위험에 주의해야 한다는 경고의 목소리도 있다. [로이터]

노후 생활비 마련 때문에

지속적인 규제와 개혁 거쳐

예상치 못한 위험 대비해야

노년층 사이에서 한때 논란을 빚었던 대출 상품 ‘리버스 모기지’가 그동안 큰 변화를 겪은 뒤에 최근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연방주택국’(FHA)과 ‘주택도시개발국’(HUD)이 최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연방 지원을 받는 리버스 모기지 수요는 지난 회계연도에 약 6.25% 증가했다. 2년간 감소세를 보였던 것과는 대조적인 추세로, 시장 조사기관 그랜드 뷰 리서치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리버스 모기지 시장 규모 역시 2023년 18억 3천만 달러에서 2030년 27억 1천만 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 노후 생활비 마련 어려움 때문에

전체 노년층의 약 80%에 해당하는 3,400만 가구가 질병이나 장기 요양 등 노후 생활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가운데, 노년층 주택 소유자 수백만 명이 생활비 마련 수단으로 주택 자산 활용한 리버스 모기지를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소비자 단체는 리버스 모기지 증가세가 노년층 등 취약한 대출자들의 부채를 증가시켜 주택 압류 위험에 노출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하지만 대출 업계는 이 같은 우려는 과거에 해당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최대 규모 리버스 모기지 업체 중 하나인 파이낸스 오브 아메리카의 크리스 모슈너 마케팅 최고책임자는 “리버스 모기지는 안전하고 규제가 철저한 상품으로 HUD와 FHA가 직접 규제한다”라며 “사람들은 이 상품이 저소득층이나 절박한 사람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은퇴를 준비하거나 은퇴를 고려하는 주택 소유자라면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상품”이라고 온라인부동산정보업체 리얼터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부동산 업계에서도 수년 간의 점검과 개혁을 거친 리버스 모기지가 철저한 규제를 통한 유연한 노후 자금 운용 수단으로 다시 자리 잡을지 아니면 예상치 못한 또다른 문제를 발생시킬지에 대해서 주목하고 있다.

■ 위험 줄이기 위한 규제와 개혁 이어져

1961년 최초로 소개된 리버스 모기지는 집을 팔지 않고도 매달 상환 부담 없이 집값의 일부를 현금으로 인출할 수 있는 대출 상품이다. 1990년대 들어 그 개념이 일반 주택 소유자들 사이에서 확산되기 시작한 리버스 모기지는 이후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HUD 보고서에 따르면 급증하던 리버스 모기지는 대출 5년 만에 9만 명 가까운 노년층이 재산세와 주택보험료 납부를 1년 이상 체납해 집과 대출받은 자산 모두가 압류 위험에 놓이며 부작용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후 리버스 모기지는 과거의 위험을 줄이기 위한 규제와 개혁을 거듭했는데, 특히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모기지 업계 전반에 걸친 변화 속에서 많은 개혁이 도입됐다. FHA는 리버스 모기지의 장기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최대 대출 가능 금액을 낮추고, 선불 및 연간 모기지 보험료를 조정했으며, 고가 주택에 대해서는 담보 위험 평가를 의무화하는 등의 규제를 실시했다.

리버스 모기지 시장은 다양화한 것도 그간 발생한 변화다. 기존 ‘주택자산 전환 모기지’(Home Equity Conversion Mortgage·HECM)를 모델로 한 민간 대출 상품이 늘어나면서, 55세 이상 연령층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젊은 은퇴자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일부 상품은 기존 저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유지하면서 주택 자산에서 추가 대출을 받을 수 있어, ‘주택자산담보 신용대출’(HELOC)과 유사한 기능을 제공한다.

■ 다양해진 사용층

최근 리버스 모기지의 사용층은 연령층이 낮아지고 자산 규모도 증가하는 등 과거에 비해 다양해졌다. 리버스 모기지 대출 업체 ‘파이낸스 오브 아메리카’(FOA)에 따르면 회사에서 리버스 모기지를 담보로 한 평균 주택 가치는 약 70만 달러로, 전국 중간 주택 가격인 약 42만 달러보다 훨씬 높은 편이다.

주택 소유자들이 리버스 모기지를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기존 모기지 상환 부담을 없애고 매달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최근에는 리버스 모기지를 활용해 경사로 설치, 출입문 폭 확장 등 노후 거주에 적합하도록 주택을 개조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일부 사용층은 부족한 수입 보충, 의료 및 돌봄 비용 마련, 심지어 자녀나 손주 교육비 지원 등의 목적으로도 리버스 모기지를 활용하고 있다.

일부 노년층은 새로운 주택을 구매하는 데 리버스 모기지를 활용하는 사례도 있다. 연방 지원 프로그램인 ‘HECM for Purchase’를 통해, 적격 대출자는 현재 집의 자산을 활용해 가족과 가까운 곳이나 관리하기 쉬운 지역에 새로운 집을 구입하면서도 별도의 계약금 없이 구매할 수 있다.

■ 예상치 못한 위험 대비해야

리버스 모기지가 과거에 비해 많이 개선됐지만, 일부 예상치 못한 위험에 주의해야 한다는 경고의 목소리도 있다. 리버스 모기지는 전통적인 대출과 달리 매달 상환으로 원금이 조금씩 감소하는 구조가 아니다. 대신 주택 소유자가 이사하거나 사망할 때 일시에 상환해야 한다.

주택 소유자 주 사망시 상속인인 대출금을 갚거나 주택을 매각해야 하는데, 일부의 경우 남은 잔액이 예상보다 빠르게 불어 상환이나 매각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또, 대출자가 재산세나 주택보험료를 체납할 경우에도 주택 압류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 사라 에델먼 ‘전국커뮤니티안정화기금’(NCST) 부대표는 “이자율이 다소 하락하면서 리버스 모기지 발급이 다시 늘고 있어 관련 주택 압류 현황 등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라고 우려를 밝혔다.

■ 시장 성장 잠재력 커

리버스 모기지 업계에 따르면 현재 리버스 모기지를 이용할 수 있는 가구는 5천만~6천만에 달하지만, 실제 사용 비율은 약 2%에 불과하다. 인구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리버스 모기지 성장 잠재력도 더욱 커지고 있다. 연방인구조사국 전망에 따르면 향후 10년 안에 노인이 아동 수를 처음으로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며, ‘전국은퇴자협회’(AARP)에 따르면 50세 이상 인구의 약 75%는 생활비와 장기 요양 비용이 오르더라도 현재 집에서 은퇴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활용 가능한 주택 자산 규모가 14조 달러로 추산되며 이중 노년층 은퇴자들의 주택 자산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에게 주택 자산 가치가 가장 큰 재산일 뿐 아니라, 재정적 안전망이 역할을 하기 때문에 리버스 모기지에 대한 관심도 지금보다 높아질 전망이다.

<미주 한국일보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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