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안데스 접경에서 난민·이민 위기가 다시 타오르고 있습니다. 페루 정부가 칠레 국경에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칠레 대선 후보의 초강경 발언 이후 베네수엘라 출신 이주민들의 ‘역(逆)탈출’ 행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페루 호세 예리 대통령이 남부 타크나 지역, 칠레 접경에 60일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군 병력을 추가 배치하기로 했습니다. 국경 통제권은 경찰이 유지하되 군이 지원하는 형태로, 불법 입국과 국경 지역 범죄·폭력을 동시에 억제하겠다는 방침입니다.
페루 경찰과 지방 당국에 따르면 현재 국경 인근에는 주로 베네수엘라 출신 이주민 수십~100여 명이 몰려 있지만, 향후 더 많은 인원이 북쪽으로 이동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일부 구간에서는 이들이 도로를 막아 차량 통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현지 교통 혼란도 발생했습니다.
사태의 직접적인 방아쇠는 칠레 초보수 성향 대선후보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의 영상 메시지였습니다. 카스트는 지난 11월 20일 국경 지대에서 촬영한 선거 영상에서 “무등록 이민자들에게 앞으로 100여 일 안에 스스로 떠나라, 그렇지 않으면 체포·구금·추방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칠레에는 약 30만 명대의 미등록 이민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되며, 카스트의 강경 공약 이후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강제추방을 피하기 위해 북쪽 국경으로 향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칠레 내각에선 “선거용 수사가 실제 이동을 촉발했다”, “사람을 선거 전술의 도구로 써선 안 된다”는 비판도 나왔습니다.
페루는 이미 150만~160만 명가량의 베네수엘라 출신을 받아들인 상태라며 “추가 불법 이주는 허용하지 않겠다, 더 수용할 여력이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외교장관은 다음 주부터 칠레와 ‘이민 협력 양국위원회’를 가동해 국경 관리와 귀환 지원 등을 논의하겠다고 밝혔지만, 무등록 이민자 수용에는 선을 그었습니다.
칠레 역시 베네수엘라 출신 수십만 명을 수용해 온 만큼, 이번 사태는 남미 전역의 이민·난민 정책을 둘러싼 정치적 긴장을 드러낸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인권단체와 교회, 지역 단체들은 국경 폐쇄와 강경 발언 속에 어린이와 가족 단위 이주민이 ‘어디에도 받아들여지지 않는’ 인도주의 공백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