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보험료 2년간 16% 급등… 소유주들 ‘허리 휜다’

미 전역에서 주택 보험료가 향후 2년간 16% 추가로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며 서민들의 주거 부담이 한계에 이르고 있다. 특히 산불 위험이 상시적인 캘리포니아에서는 민간 보험사와 공적 보험의 인상 신청이 잇따르면서 주택 수요 위축은 물론 기존 주택 소유자의 노후 설계까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부동산 분석업체 코털리티는 최근 부동산 콘퍼런스에서 “미국 주택 소유자 보험료가 2026년 8%, 2027년 8% 추가 인상돼 향후 2년간 총 16% 더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코털리티에 따르면 최근 몇 년 사이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보험료가 두 자릿수 폭으로 뛰었고, 주택 소유자의 월 상환액 가운데 보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9%로 역대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리얼터닷컴의 대니얼 헤일 수석이코노미스트도 “전반적인 물가 상승과 공급망 비용 증가로 재건 비용이 크게 높아지면서 보험료 인상은 구조적으로 불가피해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기후 리스크가 커지면서 보험사의 손해율이 높아지고 있고, 이는 다시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라고 말했다.

리얼터닷컴 조사에 따르면 전국 주택 중 상당수가 이미 극심한 기후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 홍수·허리케인 바람·산불 등 세 가지 위험 중 하나 이상에 ‘심각 또는 극단적 위험’을 안고 있는 주택 비율은 약 26%에 달한다. 구체적으로는 허리케인 강풍 위험이 18%, 홍수 위험이 6%, 산불 위험이 5.6% 수준으로 집계됐다.

캘리포니아 역시 산불과 재보험료 급등 여파로 민간 보험사들이 줄줄이 보험료 인상을 신청하거나, 아예 고위험 지역에서 발을 빼는 ‘엑소더스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최근 보험사 파머스는 캘리포니아 보험국(CDI)에 평균 6.99%의 주택 보험료 인상안을 제출했다. 이와 함께 그간 유지해 온 신규 주택 보험 가입 한도(cap)를 해제하고, 주택과 자동차를 함께 가입하는 고객에 대한 번들 할인율을 기존 15%에서 22%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표면적으로는 “보장 공급을 늘리겠다”는 조치지만, 실질적으로는 보험료 인상과 함께 진행되는 만큼 소비자 입장에서는 총 주거비 부담이 오히려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큰 상황이다. 앞서 캘리포니아 보험국은 지난 5월 스테이트 팜이 신청한 긴급 요율 인상안을 일부 받아들여 주택 보험료의 평균 17% 인상을 승인했다. 이는 당초 회사가 요구한 22% 인상 요청을 다소 줄인 수치로, 새 요율은 지난 6월 1일 이후 갱신되는 계약부터 적용되고 있다.

민간 보험사의 뒷배를 맡고 있는 ‘최후의 보루’인 캘리포니아 공적 보험 프로그램 페어플랜 역시 대폭적인 인상 카드를 꺼내 들었다. 페어플랜은 재정적자가 우려된다며 지난 10월 당국에 평균 35.8%의 주택 보험료 인상을 신청했으며, 승인될 경우 내년 4월 1일 이후 갱신분부터 새 요율이 적용된다.

민간 보험사와 공적 보험이 동시에 보험료를 올리거나 인상 승인을 요청하는 상황에서,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것은 결국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한인 주택 소유자와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실수요자들이다. 모기지 금리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집값은 계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LA에 사는 한 한인은 “가진 재산이라곤 집 한채가 전부인데 주택 보험료까지 가파르게 오르면서 매달 나가는 돈만 계속 늘어난다”며 “몇 년 내 은퇴를 생각하고 있는데 은퇴 이후에는 보험료를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앞이 캄캄하다”고 토로했다. 해나 존스 리얼터닷컴 이코노미스트는 “보험료 급등은 기존 주택 소유자에게는 예기치 못한 추가 고정비이고, 잠재적 매수자에게는 구매 결정을 더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라며 “특히 기후 리스크가 높은 지역에서는 보험료 부담 때문에 주택 수요가 더 빠르게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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