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권 인터뷰 직후 체포된 한국인 이민자, 40일째 구금 중… 미국서 논란

한국인 이민자 황태하(39)씨와 그의 아내 셀레나 디아즈. 고펀드미 캡처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이후 불법 이민 단속이 대폭 강화되는 가운데, 한국계 이민자가 영주권 인터뷰 직후 체포돼 40일 넘게 구금된 사례가 알려지며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미국 LA 지역 방송 KTLA5는 9일 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에서 영주권 심사를 받던 한국인 이민자 황태하, 39세씨가 영주권 인터뷰 직후 ICE, 이민세관단속국에 의해 곧바로 구금됐으며, 현재 아델란토 ICE 구금센터에 40일 넘게 수감돼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황씨는 올해 2월 미국 시민권자 셀레나 디아즈와 결혼해 정상적으로 영주권 절차를 밟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아내에 따르면 황씨는 생후 3개월 때 미국에 와 30년 넘게 LA에서 살아왔으며, 20년 넘게 레스토랑 웨이터로 일하며 생계를 이어온 ‘사실상 미국인’입니다.

황씨가 체포된 이유는 지난해 5월 조건부 영주권 관련 법원 출석 기일을 놓쳤기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이사 과정에서 주소 변경 신고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법원 통지서를 받지 못했고, 이를 ‘법원 명령 불이행’으로 간주해 자동 추방 명령이 내려졌던 것입니다.

그러나 황씨와 아내는 이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한 채 영주권 인터뷰에 참석했고, 인터뷰 직후 ICE가 이미 내려진 추방 명령을 근거로 그를 곧바로 체포했습니다.

아내 디아즈는 KTLA에 “남편이 40일 넘게 개처럼 감금돼 있다”며 “처음엔 몇 시간 동안 연락도 되지 않았고, 담요도 없이 바닥에서 자며 30시간 넘게 유치장에 있었다고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아델란토 ICE 수용소의 환경 역시 매우 열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디아즈는 “수용소에는 2층 침대 70개가 두 줄로 놓여 있어 140명이 한 공간에 갇혀 있다. 경비원은 단 한 명뿐”이라고 했습니다. 또한 “환기 시설도 없으며, 샤워실에서는 배설물 냄새가 난다”는 남편의 말을 전했습니다.

이 같은 수용소 환경은 인권단체가 수년간 문제를 제기해 온 사안이기도 합니다.

황씨 사건의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이미 추방 명령이 취소됐음에도 ICE는 황씨를 석방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지난 11월 26일 이민 판사는 황씨의 추방 명령을 취소하고, 새 심리 일정을 2026년 3월 27일로 정했습니다. 황씨가 법원 통지서를 받지 못했다는 점이 인정된 것입니다. 그럼에도 ICE는 보석 여부를 검토한다는 이유로 그를 계속 구금하고 있습니다.

한국인 이민자 황태하(39)씨와 그의 아내 셀레나 디아즈. 고펀드미 캡처

미 국토안보부는 KTLA에 보낸 성명에서 “황씨는 F-1 학생비자 체류 기간을 위반해 불법 체류했고, 법원 출석 명령을 무시해 1년 전 최종 추방 명령을 받았다”며 “이민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구금은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디아즈는 규정의 필요성은 이해하지만 황씨가 받는 처우는 지나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규칙이 있다는 것은 이해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처벌이 정당하다고 생각되진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디아즈는 기부금 모금 플랫폼 고펀드미에 향후 법적 절차와 보석 심사에 대비를 위한 법률 비용 마련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디아즈가 게시한 내용에 따르면 황씨는 생후 3개월에 미국에 왔고, 어린 시절 누나가 암에 걸리는 등 가족사가 힘들어 외가 친척들이 돌아가며 그를 키웠다. 그러나 그는 굴곡 속에서도 성실한 성인이 되었고, 20년 넘게 LA에서 일하며 공동체에 기여해 왔다고 합니다.

그는 “남편은 우리의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이었고, 지금도 보석 결정을 기다리는 동안 수감돼 있다”며 “정서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큰 타격”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남편은 너그럽고 유머러스하고 지적인 사람”이라며 “미국은 누구나 미국인이 될 수 있는 나라라고 믿어왔는데, 지금의 상황은 그 믿음을 흔든다”고 적었습니다.

이어 그는 “하루빨리 남편을 집으로 데려올 수 있기를 바란다”며 “우리의 사연을 공유하는 것이든 어떤 형태의 도움도 우리에게 큰 힘이 된다”고 호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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