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길에 갇힌 한인들… ‘시간·건강·돈’ 삼중고

110번 프리웨이의 다운타운 인근 구간에 극심한 정체가 빚어지고 있다. [박상혁 기자]

40대 김모씨는 가족 사정으로 LA 외곽으로 이사했지만 여전히 LA로 출근한다. 편도 15마일 거리지만 출퇴근 시간에는 왕복 3시간이 걸린다. 특히 60번과 10번 프리웨이 일부 구간에서는 상습 정체가 반복된다. 김씨는 “집에 도착하면 이미 녹초가 돼 아이들과 이야기할 힘도 없다”며 “운전 중 늘 시간에 쫓긴다는 압박 때문에 예민해지고, 교통 체증 스트레스로 혈압까지 다시 나빠졌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재택이나 하이브리드 근무가 가능한 직장을 고민 중이다.

LA의 고질적인 교통 체증이 여전히 세계 최악 수준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출퇴근길에 갇힌 한인들은 막대한 경제적 손실은 물론 정신적·신체적 건강까지 위협받고 있다는 호소를 이어가고 있다.

교통 분석 회사 인릭스(INRIX)가 발표한 ‘2025 글로벌 트래픽 스코어카드’에 따르면 LA는 전 세계에서 교통 체증이 심한 도시 10위에 올랐다. 미국 주요 도시 중에서는 시카고, 뉴욕, 필라델피아에 이어 네 번째로 심각한 수준이다. LA는 오랜 기간 세계 최악의 교통 체증 도시 상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LA 운전자들은 평균 87시간, 3일이 넘는 시간을 교통 체증 속에서 허비했다. 이로 인한 1인당 경제적 손실은 평균 1,602달러에 달했으며, 도시 전체로 환산하면 총 86억 달러에 이른다. 이는 미국 내에서 뉴욕시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순위는 지난해 8위에서 10위로 내려갔지만 체감 개선 효과는 미미하다는 평가다. UCLA 도시계획학과 마이클 맨빌 교수는 “통근자들이 느끼기 어려운 수준의 변화”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재택·하이브리드 근무 확산, 다운타운 높은 공실률, 이미 극심한 교통 환경 등이 순위 변동의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인릭스는 교통 체증 완화를 위해 속도 제한 하향도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샌타모니카 일부 구간에서 실제로 정체가 줄어든 사례를 소개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장기적 해법을 위해서는 도시 구조와 통근 방식 전반에 대한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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