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규칙은 옛말… 집 사고 10년은 보유해야 본전

집값 상승 둔화, 구입비 및 유지비 상승 등이 초기 구입 비용 회수 기간이 길어진 원인이다. [로이터]

집값 상승 예전 같지 않아

‘구입비·유지비’ 치솟아

전략적 리모델링 도움

한동안 주택 보유 기간 공식은 단순했다. 집을 산 뒤 약 5년만 보유하면 집값 상승으로 초기 구입 비용을 충분히 회수할 수 있다는 이른바 ‘5년 룰’이다. 그런데 주택 구입 비용은 급등하고 집값 상승세는 주춤해지면서 이 공식이 깨졌다. 온라인부동산정보업체 리얼터닷컴에 따르면 만약 내년에 집을 산다면 10년 뒤인 2036년에 이르러야 구입 비용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 일정 기간 지나야 구입비 회수

주택 구입은 평생 가장 큰 규모의 지출인 만큼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계약금, 중개 수수료, 클로징 비용 등 내 집을 마련하려면 적지 않은 현금부터 마련해야 가능하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주택 가격 상승기에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집값 상승분이 초기 구입 비용을 상쇄하는 효과가 나타나는데 그 기간이 통상 5년 전후로 여겨졌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5년 규칙은 절대적 기준이라기보다 일종의 가이드라인으로 보는 것이 좋다”라며 “주택 시장 마다 상황이 다르고 집값 변동폭도 다르기 때문에 집값이 꾸준히 오르는 지역은 구입 비용 회수 기간이 5년보다 단축되겠지만 상승이 더딘 지역에서는 손실을 피하려면 더 오랜 기간 버텨야 한다”라고 설명한다.

주택 구입 후 단순히 일정 기간을 보유하는 것 외에도 집을 어떻게 관리하고 리모델링하느냐에 따라서도 비용 회수 기간이 결정된다. 주택 가치를 높여주는 리모델링을 실시할 경우 그 기간도 단축될 수 있다.

■ 2026년 매수자를 기다리는 ‘자산가치 역풍’

부동산 전문가들은 오랜 기간 정석처럼 여겨졌던 5년 규칙이 이제는 옛말이 됐다고 조언하고 있다. 주택 구입 비용과 유지 비용이 급등했을 뿐만 아니라 주택 가격 상승세가 둔화, 또는 일부 지역에서는 하락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내년에 내 집 마련 계획을 갖고 있다면 5년 보다 더 오랜 기간 보유할 각오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언이다.

■ 둔화하는 집값 상승률

리얼터닷컴의 ‘2026년 시장 전망’에 따르면, 올해 주택 가격 상승률은 약 2%로 2024년 4.5%, 지난 10년 평균 6.5%에서 비해 크게 둔화했다. 내년 주택 가격 상승률은 올해보다 소폭 반등해 약 2.2%를 기록할 전망이지만 올해의 둔화세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 가격이 여전히 상승세지만, 코로나 팬데믹 발발 직후인 지난 2021년 평균 17.9%나 올랐던 폭발적 상승률과 비교해서는 상당히 둔화한 수준이다. 당시와 같은 주택 가격 급등 현상이 재현될 가능성이 매우 낮기 때문에 주택 보유자들은 앞으로 과거보다 더 오랫동안 집을 보유해야 비슷한 수준의 자산을 쌓을 수 있다.

다만 지역별로 내년 주택 가격 상승률 전망에 큰 차이가 있다. 올해 기준 전년 대비 집값 상승률은 북동부 10.4%, 중서부 5.8%, 서부 3.6%, 남부 1.9%로 전망됐다.

■ 높은 구입 비용

지역과 매매 조건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바이어는 모기지 대출 수수료, 세금, 에스크로 비용 등 클로징 비용을 주택 구입 시 부담해야 한다. 클로징 비용은 주택 매매가의 약 2~5% 수준으로 가격이 높을수록 이 비용도 비례해 증가한다. 최근 수년간 주택 가격이 크게 오른 점을 감안하면 그만큼 클로징 비용도 늘어나, 5년 보유로는 비용을 회수하기 힘들어졌다.

■ 주택 가격 하락할 수도

내년에 주택을 구입할 계획인 바이어는 ‘깡통 주택’ 위험도 신중하게 고려해서 구입에 나서야겠다. 깡통 주택은 높은 가격에 구입한 집값이 떨어져 시세가 모기지 대출 잔액보다 낮아진 주택이다. 집을 팔아도 대출 잔액을 상환하지 못하는 경우로 대출 은행의 매매 승인이 필요한 숏세일 등 급매물로 전락해 주택 가격 하락을 더욱 부추기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미 일부 지역에서는 집값이 떨어지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마이애미, 오스틴의 올해 초 중간 매물 가격은 각각 전년 대비 -10.87%, -9.9%, -7.86%씩 하락한 채로 출발했다.

이후 샌프란시스코 집값은 다소 안정됐지만, 오스틴과 마이애미는 각각 -8.2%, -3.8%씩의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외에도 플로리다 케이프코럴은 무려 10% 이상 하락이 예상되며, 덴버(-3.4%), 플로리다 사라소타(-8.9%)도 집값 하락이 예상되는 지역이다.

이들 지역에서는 주택 구입 시점과 보유 기간이 최대한 늘려 잡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 치솟는 유지비

재산세, 공공요금, 주택보험료 등도 최근 몇 년 사이 급등했다. 이 비용들은 모두 장기적으로 집을 팔 때 남는 수익을 깎아 내린다.

올해 전기요금만 해도 전년 대비 10% 가까이 올랐는데, 이는 임금 상승과 전체 물가상승률을 훌쩍 웃도는 수준이다.

■ 내년 집사면 적어도 2036년까 보유해야

현재 주택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내년 내 집을 마련하는 바이어가 구입 비용을 회수하는 데 걸리는 기간이 최대 10년까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중간 매매가인 40만 달러짜리 주택을 모기지 이자율 6.3~6.7%를 적용 받아 구입하는 경우를 가정해본다. (재산세 1.7%, 클로징 비용 4%, 연평균 집값 상승률 약 4%).

이때 다운페이먼트 비율이 10%일 경우 10년 이상 보유해야 구입 비용 회수가 가능하고, 20% 다운페이먼트를 낸다고 해도 적어도 8년을 보유해야 한다.

<미주 한국일보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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