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SD 송성문’ 3루엔 ‘3억 5000만 달러’ 마차도 버티는데… 단장이 답했다 “다양한 역할 소화할 것”

송성문이 KBO 시상식에서 수비상을 수상하고 있다. /사진=스타뉴스

김하성(30·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이어 이번엔 송성문(29)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메이저리그(MLB) 생활을 시작한다.

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20일(한국시간) 오전 “활발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샌디에이고가 시장에서 가장 탐나는 해외 자유계약선수(FA) 중 하나인 내야수 송성문과 계약에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송성문이 19일 오후 이미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고 국내외 복수 언론에서 샌디에이고와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며 3년 1300만 달러(약 192억원) 계약 규모까지 밝혀진 상황에서 MLB닷컴까지 마지막 확인 도장을 찍어준 셈이다.

전날 투수 마이클 킹과 재계약 소식을 알린 샌디에이고는 하루도 지나지 않아 송성문과 계약 소식을 전했다.

키움은 지난달 21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송성문에 대한 포스팅 공시를 요청했고 30일 동안, 즉 오는 22일 오전 7시까지 MLB 30개 구단과 자유로운 협상이 가능했는데, 아직 메디컬테스트 포함 협상이 완전히 마무리된 것은 아니지만 협상 기한을 코앞에 두고 계약을 마무리짓게 됐다.

A.J. 프렐러 샌디에이고 단장은 이날 마이클 킹 계약 발표 기자회견에서 “송성문은 정말 생산적인 선수였고 우리는 그가 다양한 역할을 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앞으로 며칠 더 협상을 진행하면서 어떻게 될지 지켜보겠지만 그는 적어도 지난 2년 동안 우리가 눈여겨봐 온 선수”라고 소개했다.

굉장히 중요했던 2년이었다. 2015년 데뷔해 무려 7시즌 동안 크게 주목받을 만한 성적을 내지 못했던 송성문이지만 지난해 타율 0.340 19홈런 104타점 21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927로 급성장했고 올 시즌엔 타고투저 흐름 속에서도 타율 0.315 26홈런 90타점 25도루, OPS 0.917을 써내며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WAR) 전체 1위에 올랐고 시즌 종료 후 각종 시상식에 빠짐 없이 참석하며 최고 타자상을 싹쓸이했다. 생애 첫 KBO 수비상과 골든글러브까지 거머쥐었다.

앞서 빅리그에 진출한 키움 출신 선수들인 강정호와 박병호(이상 은퇴), 김하성과 이정후(샌프란시스코) 김혜성(LA 다저스)은 꾸준한 활약을 펼치며 진작에 MLB 진출이 예상됐던 선수들이었지만 송성문은 달랐다. 프렐러 단장 또한 “특히 지난 2년 동안 송성문의 기량이 한 단계 더 발전했다”고 강조했다.

어쩌면 이 점이 송성문에겐 더 큰 무기일 수 있다. 여전히 성장세에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3루수를 제외하고는 수비 경험이 많지 않은 송성문을 과감히 영입한 자신감이라고도 해석할 수 있다.

송성문은 2루와 1루 수비 경험도 있지 3루에서 압도적으로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샌디에이고의 3루엔 거물이 버티고 있다. 2023시즌을 앞두고 11년 3억 5000만 달러(약 5183억원)에 계약을 맺은 매니 마차도(33)다. 샌디에이고 최고 스타로 2012년 데뷔해 통산 369홈런을 날렸고 올해에도 27홈런 95타점을 기록한 대체 불가 카드다.

그러나 샌디에이고도, 송성문도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MLB닷컴은 “송성문이 샌디에이고에서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는 아직 불확실하며 프렐러 단장이 오프시즌 영입 작업을 마무리할 때까지는 확실하지 않을 수 있다”면서 “그의 가장 유력한 역할은 벤치에서 시작하는 유틸리티 플레이어가 될 것이며 파드리스는 여전히 주전 1루수를 찾고 있다”고 전했다.

송성문은 확실한 주전급으로 자리잡기 전까지 2루와 1루 수비도 병행했지만 MLB닷컴은 “샌디에이고 내야진에는 유연성이 있다. 제이크 크로넨워스가 2루에서 1루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33세인 마차도와 잰더 보가츠가 내야 좌측 수비를 맡고 있는 상황에서 송성문의 존재는 파드리스에게 두 선수 중 하나에게 지명타자 자리를 주거나 휴식을 줄 수 있는 선택권을 제공한다”고 전망했다.

보가츠 또한 2022시즌을 마치고 샌디에이고와 11년 2억 8000만 달러(약 4146억원) 계약을 맺은 특급 선수이기에 당장 송성문이 3루수나 유격수로 주전 자리를 꿰차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다만 송성문의 합류로 인해 이들을 체력 안배 등의 이유로 지명타자로 활용할 수 있고 그러한 경우에 송성문이 내야 한자리를 맡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현실적으로는 크로넨워스가 1루로 자리를 옮길 경우 송성문이 2루수를 맡는 방법도 있다. MLB닷컴은 “이론적으로 송성문은 마차도가 쉴 때 3루수로 뛸 수 있다”며 “또는 다재다능한 크로넨워스가 보가츠를 대신해 유격수를 맡고 송성문이 2루수로 뛸 수도 있다”고 전했다. 다만 여전히 2루가 익숙하지만은 않은 상황에서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해야 하는 과제도 떠안고 있다.

또 하나의 가능성은 트레이드다. MLB닷컴은 “크로넨워스 역시 트레이드 루머에 오르내리고 있기 때문에 송성문이 크로넨워스와 비슷한 유형의 선수, 즉 다재다능한 좌타 내야수이자 주전 2루수인 선수로 트레이드될 가능성도 있다”며 “그렇게 되면 파드리스는 여전히 1루수를 찾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1루수는 일반적으로 찾기 쉬운 포지션”이라고 밝혔다.

아직은 확신할 수 있는 게 없고 경쟁의 문턱도 매우 높은 것으로 보인다. 키움에서 한솥밥을 먹었고 샌디에이고 선배이기도 한 김하성의 모범 사례를 벤치마킹해야 한다. 김하성 또한 2021년 샌디에이고에서 빅리그 생활을 시작했다. 당시에도 쟁쟁한 내야 경쟁자들이 있었지만 2021년 수비에서 맹활약하며 존재감을 키웠고 이듬해엔 150경기에 나서며 아시아 내야수 최초로 골드글러브(유틸리티 부문)까지 수상했다. 이후 빅리그에서 주목하는 내야 자원으로 떠올랐다. 부상 여파로 인해 2년 연속 FA 시장에서 다소 아쉬운 계약을 받아냈지만 어떻게 빅리그에서 살아 남았는지를 명확히 보여준 사례였다.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 소속 프란시스 로메로 기자는 19일오후 자신의 X(구 트위터) 계정을 통해 송성문의 계약 소식을 전하며 “한 스카우트는 그의 재능을 김하성과 김혜성의 중간 수준으로 평가하며 김하성에 가깝지만 장타력과 수비력은 다소 떨어진다고 분석했다”고 소개했다. 김하성과 같이 일발장타력이 있고 준수한 컨택트 능력을 지녔으며 주루 능력 또한 뛰어나다. 3루수에 쏠려 있는 수비 능력은 부단한 노력으로 끌어올리는 동시에 주루와 장타 툴을 기회가 올때마다 최대한 뽐낼 수 있는 준비를 해야 바늘 구멍 같은 경쟁 구도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스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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