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주주, 미국 법원에 집단소송… “정보유출 공시의무 등 위반”

쿠팡 물류센터 풍경 [연합뉴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터진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 1위 업체, 쿠팡을 상대로 미국에서 주주 집단소송이 제기됐습니다.

캘리포니아 북부연방법원에 따르면 쿠팡 모회사인 쿠팡 아이엔씨의 주주인 조셉 베리는 쿠팡 법인과 김범석 의장 등을 상대로 증권 집단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베리는 비슷한 상황의 다른 주주들을 대변해 이번 소송을 제기했는데 집단소송 성격을 고려할 때 소송 참여 원고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집단소송을 대리하는 로런스 로젠 변호사는 소장에서 “한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평가된다”면서 “쿠팡이 허위 또는 오해를 유발하는 공표를 했거나 관련 공시를 하지 않아 투자자들이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쿠팡은 부적절한 사이버 보안 프로토콜로 인해 전직 직원이 약 6개월간 탐지되지 않은 채 민감한 고객 정보에 접근할 수 있었다”며 “이에 따라 쿠팡에 대한 규제와 법적 조사의 위험이 중대하게 커졌다”라고 밝혔습니다.

로런스 변호사는 이어 “쿠팡이 정보유출 사고를 당한 사실을 인지하고도 관련 보고 규정에 따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보고서를 통해 공시하지 않았다”며 “그 결과 피고인들의 공표는 중대하게 허위이거나 오해를 유발하는 것이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쿠팡은 지난 16일에야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미 증권 당국에 공시했는데, 이는 11월 18일 사고 사실을 인지한 뒤 4영업일 이내에 공시해야 한다는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이라는 게 원고 측 설명입니다.

뉴욕증시에 상장된 쿠팡 주가는 쿠팡이 정보유출 사실을 공지하기 하루 전인 지난 11월 28일 28.16달러였으나, 이달 19일 23.20달러로 마감해 18% 하락했습니다.

이번에 제기된 소송은 미 증권법에 따른 주주 집단소송으로 소비자의 정보유출 피해를 다투는 소비자 집단소송과는 구분됩니다.

복수의 국내외 로펌은 현재 쿠팡을 상대로 미국 법원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집단소송을 준비하며 소송 원고인단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쿠팡은 지난 2021년부터 미국 행정부와 의회를 대상으로 광범위한 로비 활동을 벌여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 연방 상원이 공개한 로비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은 2021년 3월 뉴욕증시에 상장된 뒤인 그해 8월부터 최근까지 5년간 총 1천75만 달러, 약 159억 2천만 원을 로비 활동에 사용했습니다.

연도별로는 2021년 101만 달러, 2022년 181만 달러, 2023년 155만 달러, 2024년 387만 달러, 올해는 3분기까지 251만달러를 로비에 썼다고 신고했습니다.

로비 대상은 입법기관인 연방 상·하원뿐 아니라 미 상무부와 국무부, 무역대표부(USTR),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했습니다.

쿠팡은 미국의 중소기업들이 쿠팡을 통해 어떻게 사업을 성장시킬 수 있는지와 이를 통한 일자리 창출 효과, 기업의 수출 확대 효과 등을 로비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홍보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가장 최근인 지난 10월 보고서에서는 “미국의 농업 생산자들이 쿠팡의 디지털·유통·물류 서비스를 폭넓게 활용하는 방안”과 “한국·대만·일본 등 동맹국과의 경제·상업적 연계를 강화하기 위한 방안” 등을 로비 사안으로 명시했습니다.

쿠팡은 지난 4월 로비 보고서에서 일본계 투자회사인 소프트뱅크를 “지분을 보유하고 투자자로서 이해관계를 가진 당사자”로 신고했지만, 지난 7월 보고서에서는 “더 이상 소유하거나 지배받지 않는 외국 법인”으로 명시했습니다.

소프트뱅크가 올해 2조 3천억 원 규모 쿠팡 주식을 처분하면서 지분율이 2021년 말 32.4%에서 17.39%로 떨어진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쿠팡은 최근 대규모 유출 사고가 발생하면서 한국 정부 조사와 경찰 수사에 직면했습니다.

<YT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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