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대형산불 1주년] “회복은 진행중”… 피해자 현실 예술 승화

6일 ‘위드 어스(With Us)’ 전시회에서 주최 단체인 디파트먼트 오브 엔젤스의 운영진 크리스틴 권(오른쪽부터)씨와 앤드류 킹씨가 한인 관람객에게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지난해 1월7일 발화돼 최악의 피해를 낸 퍼시픽 팰리세이즈와 알타데나의 대형 산불 발발 1주기를 맞아 한인들을 포함한 산불 피해자들의 회복 과정을 예술로 담아낸 무료 전시가 주목되고 있다.

이번 전시는 LA 산불 사태 직후 대형 재난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피해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비영리단체 ‘디파트먼트 오브 앤젤스(Department of Angels)’가 주도하는 가운데 운영진 중에 한인도 포함돼 있어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위드 어스(With Us)’라는 제목의 이 전시는 LA 다운타운 패션디스트릭트에 위치한 시티마켓 소셜하우스(1145 San Pedro Street. LA)에서 7일까지 이어진다.

정오부터 오후 8시까지 무료로 공개되는 이번 전시는 산불 이후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회복의 현실을 공유하고, 공동체 차원의 책임과 역할을 다시 환기하기 위해 마련됐다.

한인 2세로 디파트먼트 오브 앤젤스에 참여하고 있는 크리스틴 권 운영팀장은 “대형산불 발발 1년이 지나 회복이 많이 됐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많은 이들이 여전히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며 “회복을 가로막는 수많은 장애물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전시는 단순히 회복을 이야기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시각·청각·스토리텔링을 결합해 회복이 실제로 어떤 경험인지를 느끼게 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회복은 피해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사회 전체가 함께 책임져야 할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전시는 ‘회복의 미로’라는 구조로 구성됐다. 산불 이후의 회복 과정을 하나의 ‘미로’로 형상화한 전시장에 관람객이 들어서면 비선형적으로 구성된 공간을 따라 이동하게 되는데, 이는 재난 이후 피해자들이 겪는 복잡하고 반복적인 회복 과정을 상징한다는 설명이다. 패널은 연기와 안개를 연상시키는 소재로 제작돼, 산불이 피해자들의 삶 속에서 여전히 현재진행형임을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전시 중심에는 산불 피해 생존자들의 실제 육성 증언으로 구성된 사운드 스케이프가 설치됐다. 어린이부터 고령자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생존자들이 직접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며, 잃은 것과 현재 겪고 있는 어려움, 회복 과정에서 느끼는 두려움과 불안 등을 전했다. 전시장 곳곳에 배치된 시각 예술 작품들은 이러한 증언과 함께 상실과 회복의 감정을 동시에 담아냈다.

이번 전시에는 피해자들의 증언뿐 아니라 다양한 회복 수요 조사 결과도 소개되고 있으며, 여전히 많은 피해자들이 주거 불안과 보험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보여줬다. 주최 측은 이번 전시가 과거를 돌아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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