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8일 이른바 ‘당원 게시판(당게)’ 논란과 관련해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 송구한 마음”이라고 공식 사과했다. 당 중앙윤리위원회 제명 결정 이후 장동혁 대표와 한 전 대표 간 ‘장·한 갈등’이 치킨게임식으로 치닫는 상황에서다. 당내 반응은 엇갈린다. 당 안팎의 사과 요구에 화답한 모양새지만, 자신에 대한 제명 결정은 ‘정치 보복’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해서다. 장 대표 측은 “진정성 없는 사과”라는 반응이다. 하지만 전통적 지지층 이탈이 현실화하면서, 장 대표와 한 전 대표가 정치적 돌파구 마련을 위해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요구도 한층 거세지고 있다.
한동훈 “당원에게 걱정 끼쳤다”…장동혁 측 “당원 평가 지켜봐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8일 자신의 제명을 불러온 당원게시판 사태를 두고 국민께 송구한 마음이라며 유감을 표명하고 있다. 한동훈 전 대표 페이스북 영상 캡처
한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2분 5초짜리 영상을 올려 당게 논란에 머리를 숙였다. 2024년 11월 당원 게시판에서 한 전 대표 가족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등을 비방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지 1년 2개월 만이다. 한 전 대표는 “상황이 여기까지 오게 된 것에 대해, 그리고 국민 여러분과 당원들께 걱정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 당을 이끌었던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 송구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친한(친한동훈)계에서는 한 전 대표가 직접 사과한 만큼 당 지도부도 정치적 해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을 바란다. 친한계 박정훈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결단이 당을 정상화하는 데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고 적었다. 당 지도부에 공을 넘긴 것이다.
반면 지도부를 비롯한 장 대표 측은 한 전 대표 사과의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한 전 대표가 윤리위 징계는 “명백한 조작이자, 정치보복”이라는 입장에서 한발도 물러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한 전 대표 메시지에 대해 설왕설래가 있는 것 같다”며 “많은 분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겠다”고 말했다. 장 대표 측도 “사과 수용 여부는 당원들이 판단할 문제”라며 “최고위원회는 정상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만약 최고위가 한 전 대표 사과가 충분했다고 판단하면 제명 결정을 부결해 윤리위에 사건을 다시 보낼 수 있다. 앞서 신동욱 최고위원 등이 최고위 차원에서 당게 문제를 검증하는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지만, 한 전 대표 측은 회의적이다.

전통 지지층 내 국민의힘 지지율
전현직 당대표 충돌…전통적 지지층도 외면
다만 국민의힘으로서는 장·한 갈등이 극단으로 치달으면서 최근 전통적 지지층마저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는 점이 뼈아프다. 윤리위가 19일 친한계 김종혁 전 최고위원 징계 수위를 논의키로 하는 등 앞길에도 악재가 산적해 있다.
한국갤럽이 16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전주 대비 2%포인트 하락한 24%를 기록했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 지지율이 9%포인트 하락한 42%를 기록해 50%대 벽이 무너졌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전현직 대표가 갈등만 반복하며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자 실망한 보수층이 늘어나고 있다”고 해석했다.
국민의힘 위기가 수치로 증명되기 시작하자 두 전현직 대표가 감정적 대응을 멈추고 손을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앞서 당내에서 윤리위 제명 결정이 “과했다”는 비판과 함께 ‘당게 사태’ 출구전략으로 한 전 대표 사과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던 만큼, 장 대표가 한 전 대표 사과를 정치적으로 수용하면서 양측이 단계적으로 불신의 벽을 허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류준상 상임고문은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두 사람이 만나야 한다. 한 전 대표가 단식 중인 장 대표를 찾아가 손을 맞잡는 장면을 보여주면 국민의힘이 유권자들의 주목을 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영남권 중진 의원도 “한 전 대표가 사과한 만큼 장 대표가 일정 부분을 긍정적으로 평가해 두 사람이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가 좀 더 성의를 보여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한 재선 의원은 “한 전 대표 측 인사들도 지도부나 강성 당원들을 자극하는 발언을 멈춰야 한다”며 “그래야 장 대표도 움직일 공간이 생기고 서로가 긍정적인 신호들을 주고받을 수 있다”고 제언했다.
[한국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