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를 죄악시했던 구글…어떻게 세계 최강의 광고 매체가 됐을까

구글 로고 [로이터]

예나 지금이나 모든 신생기업(스타트업)의 최대 과제는 수익을 올리는 것이다. 초창기 구글도 마찬가지였다. 기술 개발에 전력투구했던 구글의 공동창업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에게 돈을 벌어오는 것은 다른 문제였다. 구글을 창업하기 전까지 공부만했고 사업을 해본 경험이 없었던 두 사람에게 수익 창출은 막막한 과제였다.

그런 그들에게 돌파구가 된 것이 검색광고다. 검색광고는 구글이 성장할 수 있었던 디딤판이 됐지만 처음부터 순조롭게 출발하지는 못했다. 두 창업자가 광고를 죄악시했기 때문이다.

구글의 애드워즈 로고. 한국일보 자료사진

구글의 애드워즈 로고. 한국일보 자료사진

검색 광고를 반대한 창업자들

구글을 지원했던 투자자들은 처음부터 검색 기술이 돈이 되지 않는다고 봤다. 그들에게 검색은 사람들을 끌어 모으는 수단에 불과했다. 투자자들은 검색 서비스로 사람이 많이 모이면 이를 활용해 광고를 하거나 전자상거래 등 다른 사업을 해야 한다고 봤다. 실리콘밸리의 유명 투자자이자 썬마이크로시스템즈의 공동 창업자인 앤디 벡톨샤임은 처음부터 구글이 좋은 광고 수단이 될 수 있겠다고 보고 투자를 결정했다.

하지만 페이지와 브린은 처음부터 검색 광고에 부정적이었다. 광고가 검색결과를 왜곡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런 점에서 검색 광고는 초기 구글의 ‘사악해지지 말자’는 모토에도 위배됐다. 초창기 두 창업자는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광고에 의존하는 검색은 어쩔 수 없이 광고주에게 휘둘린다”고 주장했다. 대신 그들은 여러 기업에 검색 기술을 제공하는 기업간거래(B2B)에 관심을 가졌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검색 이용자가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광고도 정보가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모든 광고가 사악한 것은 아니라는 시각이다.

그래서 페이지와 브린은 검색 기술 판매 못지 않게 광고를 활용한 방법을 고민했다. 이용자에게 필요한 맞춤 광고를 내보내 검색 이용자에게 도움을 주고 돈도 벌자는 생각이다. 그 결과 등장한 것이 2000년 10월 선보인 구글의 타깃 검색 광고 ‘구글 애드워즈’다.

지금은 구글 애즈로 이름이 바뀐 애드워즈는 2003년 ‘구글 애드센스’를 통해 확대됐다. 구글 애드센스는 구글 애즈를 통해 입찰한 광고를 관련 검색어에 맞도록 자동 배치하고 수익까지 자동 배분하는 프로그램이다. 웹사이트나 블로그 등을 가진 이용자가 애드센스에 가입해 구글에서 제시한 광고 코드를 웹사이트에 삽입하면 자동으로 웹사이트 내용과 관련된 광고가 표시된다. 이후 웹사이트 방문객들이 광고를 선택해 볼 때마다 관련 비용이 정산되고 이를 구글과 웹사이트 운영자가 나눠갖는다.

한마디로 구글 애드센스는 전 세계 웹사이트를 구글의 광고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더불어 누구나 프로그램에 참여해 자신의 웹사이트나 블로그를 이용해 수입을 올릴 수 있게 됐다. 그러면서 구글은 더 큰 힘을 갖게 됐다.

과거 구글의 애드센스 웹사이트 화면. 한국일보 자료사진

과거 구글의 애드센스 웹사이트 화면. 한국일보 자료사진

타깃 검색 광고의 성공 이유

구글의 타깃 검색 광고는 이용자의 검색어와 연관된 광고를 내보냈다. 예를 들어 이용자가 ‘낚시터’를 검색하면 낚싯대 광고가 나타나는 식이다. 광고주는 이용자가 어떤 검색어를 입력했을 때 광고를 내보낼지 정하는 타기팅이 가능하다. 이런 방식은 불특정 다수에게 무차별 노출하는 기존 광고와 차별화해 진일보한 광고 방식으로 여겨졌다.

구글 애드워즈는 초창기에 검색어를 입력하면 관련 광고들이 검색 결과와 분리돼 오른쪽에 나열됐다. 이 방식은 2016년 구글 사이트 개편 이후 사라졌다. 지금은 더 많은 선택을 받도록 광고가 검색결과에 앞서 표시되도록 바꿨고 오른쪽 공간에 쇼핑 광고 등을 배치한다.

이후 구글 애드워즈는 2002년 이용자가 광고를 보기 위해 마우스로 눌러야만 광고비를 정산하는 방식(click-per-costCPC)으로 진화했다. CPC는 기존에 광고 노출만으로 광고비를 받던 CPM 방식보다 광고 전달 효과가 직접적이고 크다는 점에서 광고주들에게 환영을 받았다.

초창기 구글 애드워즈는 이용자들에게도 거부감을 덜 줬다. 온통 광고로 뒤덮인 다른 홈페이지나 느닷없이 돌출창이 열리며 광고가 튀어나와 내용을 볼 수 없게 만드는 방식과 달리 검색 이용을 방해하지 않았다. 외신 보도를 보면 훗날 래리 페이지는 “다른 방식의 광고가 아닌 검색 광고를 택한 것이 구글의 성장을 위해 훌륭한 전략이었다”며 “덕분에 세계 최고의 검색 서비스가 됐다”고 주장했다.

구글이 도입한 타깃 검색 광고는 광고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이전에는 돈이 많아야 TV나 신문 등에 광고를 할 수 있었지만 검색 광고는 큰 돈이 들지 않아 누구나 광고를 할 수 있게 됐다. 중소기업은 물론이고 자영업자 등 개인들도 검색 광고를 이용하면서 이른바 ‘광고의 민주화’가 일어났다.

광고의 민주화란 한마디로 롱테일 법칙과 관련있다. 거액을 사용해 대접받는 대규모 광고주와 달리 시장에서 눈에 띄지 않던 소액 광고주들이 대거 모여 시장을 흔드는 변화를 가져온 것이다.

지금은 사라진 오버추어사의 로고. 한국일보 자료사진

지금은 사라진 오버추어사의 로고. 한국일보 자료사진

발목 잡은 오버추어 소송

하지만 구글의 검색 광고는 뜻하지 않은 복병을 만났다. 바로 인터넷 검색 광고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오버추어다. 오버추어는 인터넷 광고를 하려면 피할 수 없는 핵심 기술 특허를 갖고 있었다.

당시 오버추어는 특정 단어별로 광고를 입찰 받는 키워드 입찰 방식과 이용자가 광고를 선택했을 때 광고비를 부과하는 CPC 방식에 대해 특허를 갖고 있었다. 키워드 입찰은 특정 단어에 대해 광고를 노출할 경우 단가를 많이 써낸 사람의 광고를 상위에 노출시키는 방식이다.

오버추어의 검색 광고 방식을 처음 개발한 사람은 빌 그로스다. 그는 업종별 전화번호부에 관련 광고가 실리는 것을 보고 영감을 얻어 검색과 광고를 결합한 방식을 떠올렸고, 이를 상용화하기 위해 1997년 고투닷컴을 설립했다. 이 회사가 나중에 오버추어가 됐다.

오버추어는 구글 뿐 아니라 네이버 등 검색 광고를 하는 업체들에게 피해갈 수 없는 존재였다. 그만큼 오버추어의 검색 광고 특허는 절대적이었다. 네이버에서 검색 광고 개발을 맡았던 개발자 A씨는 “구글과 네이버 모두 오버추어의 특허를 피할 방법이 없었다”며 “네이버도 거의 1년에 걸쳐 특허 회피 방법을 연구했으나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운(?) 좋게도 국내에서는 다른 업체가 특허 무효소송을 제기해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에서만 오버추어의 검색 광고 특허가 무효화되는 바람에 네이버가 검색 광고를 할 수 있게 됐다”며 “그렇지 않았다면 네이버의 검색 광고가 나오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글은 검색 광고에 약간의 변화를 줘서 오버추어 특허를 피해가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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