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확산과 사무직 일자리 감소 여파로 미국 명문 경영전문대학원(MBA) 졸업생들까지 취업난을 겪고 있습니다. 미국 취업 비자 제한과 트럼프 행정부의 공공부문 구조조정이 겹치며 이른바 ‘화이트칼라 한파’가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기업들이 사무직 채용을 한층 보수적으로 검토하면서 MBA 취업 시장이 1년 넘게 침체돼 있다고 전했습니다. 한때 ‘고연봉 임원 코스’로 불리던 MBA가 예전만큼 확실한 승진·이직 발판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구체적으로 듀크대 푸쿠아 스쿨의 지난 여름 졸업생 가운데 21%는 졸업 후 3개월이 지난 시점까지도 일자리를 얻지 못했습니다. 미시간대 로스 스쿨 졸업생의 15%, 조지타운대 맥도너 스쿨 졸업생의 25%도 여전히 구직 중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19년 같은 학교들의 졸업 3개월 후 미취업 비율이 듀크 5%, 미시간대 4%, 조지타운 8% 수준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상황이 크게 악화된 셈입니다. 이 때문에 일부 졸업생들은 전통적인 진로인 월스트리트 금융권이나 컨설팅 대신 지역 은행, 소매업체 등으로 눈을 돌리는 방안까지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전체 일자리 증가세 둔화도 한몫했습니다. 미국의 월간 신규 일자리 증가는 최근 20년 사이 최저 수준인 평균 4만 9000개에 그친 가운데, 그나마 늘어난 일자리도 상당수가 의료·건강 서비스 분야에 집중돼 MBA와는 거리가 있었다고 신문은 전했습니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의 비자 발급 제한 조치로, MBA 입학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외국인 유학생들의 취업 문도 한층 좁아졌습니다.
트럼프 취임 이후 연방정부 예산이 줄며 공공부문 고위 인력 시장 역시 공급 과잉에 빠진 점도 부담 요인입니다. 과거에는 연방정부·공공기관이 안정적인 고위직 수요처 역할을 했지만, 구조조정과 예산 삭감으로 여지가 크게 줄었다는 평가입니다.
한편 이런 한파 속에서도 AI와 네트워킹을 적극 활용한 일부 최상위권 MBA는 오히려 취업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은 AI를 활용해 졸업생과 채용 공고를 정교하게 매칭한 결과, 졸업 3개월 후 미취업률이 2024년 23%에서 올해 16%로 떨어졌습니다.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 역시 기업 네트워크를 공격적으로 넓히며 처음으로 200여 개 기업에 졸업생을 연결하는 성과를 냈고, 미취업률도 10% 수준으로 소폭 줄였습니다. AI 기술 활용과 촘촘한 인맥 관리가 MBA 취업시장 양극화를 키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서울경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