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하고 한판 뜰까요?”… ‘역대 최장 3시간’ 직설 화법 쏟아낸 이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2026 신년 기자회견 '함께 이루는 대전환, 모두 누리는 대도약'에서 발언하고 있다.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은 역대 대통령 기자회견 중 최장 시간인 3시간에 걸쳐 즉문즉답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 대통령은 검찰개혁, 부동산 정책, 남북관계 등 각종 현안에 대해 거침없는 답변을 내놓았다. 그는 답변 중간중간 가벼운 농담을 던지며 분위기를 환기시켰고, 특유의 솔직하고 직설적인 화법으로 논란을 정면 돌파하기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2026 신년 기자회견 '함께 이루는 대전환, 모두 누리는 대도약'에서 기자의 질문을 받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2026 신년 기자회견 ‘함께 이루는 대전환, 모두 누리는 대도약’에서 기자의 질문을 받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이 대통령 “과거 주식 투자로 전 재산 날려… 알아서 잘해야”

검은색 정장에 녹색과 흰색이 섞인 넥타이를 매고 ‘사랑의 열매’ 배지를 착용한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청와대 영빈관에 마련된 기자회견장에 입장했다. 내외신 기자 160여 명이 자리한 기자단과 이 대통령과의 거리는 1.5m에 불과했다.

약 13분간 모두발언을 통해 집권 2년 차 성장 전략을 밝힌 이 대통령은 기자들의 질문을 받기 시작했다. 이 대통령과 사회를 본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이 100% 지목하는 방식이었다. 이 대통령은 “오늘 90분으로 예정돼 있지만, 원하시면 충분히 시간을 갖겠다. 밤새 하긴 좀 그렇겠지만”이라고 하자 좌중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경제·사회·정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질문이 쏟아졌지만, 분위기가 무겁지만은 않았다. 이 대통령은 5,000포인트를 눈앞에 둔 코스피 질문이 나오자 과거 고위험 투자에 나섰다가 전 재산을 날린 경험을 소개하며 “주식 투자는 알아서 잘해야 된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2026 신년 기자회견 '함께 이루는 대전환, 모두 누리는 대도약'에서 비서실장과의 관계에 대한 언론의 질문에 답하는 동안 강훈식 비서실장이 웃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2026 신년 기자회견 ‘함께 이루는 대전환, 모두 누리는 대도약’에서 비서실장과의 관계에 대한 언론의 질문에 답하는 동안 강훈식 비서실장이 웃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강훈식 비서실장과 사랑하는 사이? “제 아내를 사랑”

기자회견은 당초 예정된 90분을 훌쩍 넘긴 무려 173분 동안 진행됐다. 오전 10시에 시작해 오후 12시 53분께 종료됐다. 회견 도중 강 대변인이 “준비된 시간이 다 된 것 같다”고 회견을 마무리하려고 하자, 이 대통령이 “조금 더 하시죠”라며 회견을 이어갔다. 이 대통령은 총 25개의 현장 질문을 소화했다. 지난해 취임 30일 기자회견(15개), 취임 100일 기자회견(22개) 때보다 많은 수치다. 이규연 홍보소통수석은 “문민정부 이후 역대 최장 기자회견이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과 강훈식 비서실장이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고 표현하던데 (6·3 지방선거 출마로) 떠나보낼 수 있는지 궁금하다”는 질문에는 “저는 제 아내를 사랑한다”고 답했다. 회견에 배석한 강 비서실장도 웃으며 주변 참모진에게 고개를 젓기도 했다. 강 비서실장은 대전·충남 통합특별시가 탄생할 경우 통합단체장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뼈 있는 발언이 나오기도 했다. 그는 남북관계에 대해 답하면서 “(언론에서) 저자세라고 하는데 그러면 고자세로 한판 떠야 하느냐”고 되물었다.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선 “북한이 핵을 포기하겠느냐”며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했다. 또 부정 청약, 증여세 대납 등 각종 의혹에 휩싸인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문제나 검찰개혁 관련 질문에는 “어려운 주제”라며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청와대 출입기자단 외에 경제·금융 분야 유튜브 채널 ‘어피티’와 문화·예술 분야 채널 ‘널 위한 문화예술’ 운영자가 사전 녹화 영상을 통해 이 대통령에게 질문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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