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을 전면에 내세운 예능 프로그램들이 잇따라 출연자 사생활 논란에 휘말리면서, 방송가의 검증 시스템 부실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올랐습니다.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시즌2’에 출연해 인기를 끈 임성근 셰프는 음주운전 4차례를 포함한 전과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충격을 안겼습니다. 임 셰프가 방송 활동 전면 중단을 선언하자, 그를 섭외하려던 방송가도 급히 출연을 취소하거나 분량을 삭제하는 등 사실상 ‘손절’에 나선 상태입니다.
MBC ‘전지적 참견 시점’은 이미 촬영을 마친 임 셰프 출연분을 아예 방송하지 않기로 했고, 김태호 사단의 유튜브 예능 ‘살롱드립’도 해당 회차를 폐기했습니다. SBS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은 이미 촬영된 내용 가운데 임 셰프 분량을 최대한 잘라내고, 함께 출연한 개그우먼 홍윤화 중심으로 재구성하기로 했습니다.
추가 섭외 역시 줄줄이 철회됐습니다. MBC ‘놀면 뭐하니?’, KBS 2TV ‘신상출시 편스토랑’, JTBC ‘아는 형님’ 등도 논란 이후 임 셰프의 섭외를 중단하거나 녹화 명단에서 제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흑백요리사2’ 제작진이 임 셰프의 음주운전 전력을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를 둘러싸고 공방도 벌어졌습니다. 임 셰프 측은 미리 알렸다고 주장한 반면, 넷플릭스 측은 “2020년 발생한 1건의 음주운전 이력만 확인했을 뿐, 그 외 추가 형사 처벌 사실은 고지받지 못했고 확인할 수도 없었다”고 설명하며 선을 그었습니다. 이 논란은 출연자 ‘자기 신고’에 크게 의존해 온 기존 검증 시스템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를 낳고 있습니다.
논란은 지상파 예능으로도 번졌습니다. SBS ‘자식 방생 프로젝트-합숙 맞선’에 출연한 한 여성 출연자의 부적절한 사생활 의혹이 제기된 겁니다. 해당 출연자는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지만, SBS는 “향후 남은 모든 회차에서 이 출연자의 분량을 전면 삭제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제작진은 일반인 출연 예능이 급증하면서 “검증에 구조적 한계가 있다”고 토로합니다. 사전 면접과 이력 확인, 허위 진술 시 위약벌을 명시한 계약 등 절차는 밟고 있지만, 범죄경력증명서 제출을 요구할 명확한 법적 근거가 없다는 점을 어려움으로 꼽습니다. 유기환 넷플릭스 한국 예능 디렉터도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과거 개인 이력을 자세히 파악하는 데는 법적·현실적 한계가 크다”며, 법 테두리 안에서 검증을 강화할 보완책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SBS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하지만 논란이 터질 때마다 되풀이되는 통편집과 방송 취소는 프로그램 신뢰도 하락과 시청자 피로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에 출연자의 도덕적 리스크가 프로그램 전체에 미칠 파장을 제작진이 보다 무겁게 받아들이고, ‘화제성’이 아닌 책임 의식을 기준으로 섭외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대중문화평론가 하재근 씨는 “방송사가 수사기관이 아닌 만큼 강도 높은 검증에는 현실적 한계가 있다”면서도, “동시에 시청률·화제성에 치우쳐 꼼꼼한 검증을 소홀히 한 면도 분명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앞으로는 출연자의 과거 이력에 따라 섭외 자체가 불발될 수 있다는 점을 전제로, 섭외 단계부터 기준을 훨씬 엄격히 가져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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