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바이쫀득쿠키(두쫀쿠)를 구매하기 위해 찾은 시민들이 22일 서울 여의도 더현대 지하에서 열린 몬트쿠키 팝업스토어 앞에서 줄을 서고 있다. 임지훈 인턴기자
지난 연말부터 두바이쫀득쿠키(두쫀쿠)라는 낯선 이름으로 대한민국을 강타한 달콤한 주전부리가 있다. 방학에 귀국한 유학생 조카까지 벌써 알고 먹고 싶어 하는데 1인당 개수 제한까지 있다고 해 백화점 식품매장을 찾았다. 아니나 다를까, 가장 긴 대기줄은 단연 두쫀쿠였다. 대기줄에 서 있으려니 감각을 연구하는 인지심리학자로서 호기심이 발동했다. 왜 두쫀쿠가 사람들을 열광하게 만드는 거지?
30분여 기다린 끝에 받아 든 두쫀쿠는 짙은 밤색의 컬러에 크기, 모양 모두 그닥 매력적이지 않았다. 그런데 한 입 베어 물어보고 바로 알아차렸다. 식감이었다. 맛이나 향뿐만 아니라 입안에서 턱과 혀를 움직이며 느끼는 촉각적 질감, 식감도 음식 평가의 중요한 요소다. 두쫀쿠는 쿠키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찹쌀떡과 같은 겉피의 쫀득쫀득함이 먼저 느껴지고, 그걸 채운 깔깔하고 바삭한 속의 식감이 뒤따라 경험된다. 이 쫀득함과 바삭함의, 예상을 깨는 재미난 조합이 두쫀쿠의 핵심이다.
두쫀쿠의 거칠고 ‘모래 같은’ 속질감도 그렇지만, 쫀득함은 일반적으로 타 문화권에서는 그리 선호되는 식감은 아니다. 식품의 감각적 요소에 대한 연구들에 따르면 찐득하고 질기고 탄성이 강한 음식은 이나 입안에 들러붙지 않게 공을 들여 씹어야 하는, ‘힘든 식감’이다. 그런데 유독 한국인은 쫀득함을 사랑한다. 아마도 좋은 날 먹는 음식인 떡의 식감이 긍정적 의미와 연합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K푸드 열풍을 타고 떡볶이가 유명해졌지만 떡을 처음 먹어 보는 외국인들은 지금도 낯설어한다. 쫀득함이 달콤함처럼 누구나 즉각적 행복을 느끼는 식감은 아닌 것이다.
쫀득함에 대한 한국인의 편애는 빵에서도 볼 수 있다. 역시 대기줄 길기로 유명한 국내 베이글은, 베이글의 원조인 다른 나라 제품에 비해 유독 찰기가 많다. 반죽을 많이 치대고 탄성을 높이는 재료를 추가해 한국인의 입맛을 저격한다. 쫀득함과는 조금 다르지만, 한국인들은 그릭요거트를 고를 때도 유독 숟갈이 들어가지 않을 정도의 꾸덕함에 집중한다.
운동의 뇌과학을 연구하는 패트릭 하가드 교수에 따르면, 우리는 자신의 몸을 움직이고 그 결과로 감각 경험을 하는 전두엽과 두정엽의 협업을 통해 행위하는 주체인 자신을 의식한다. 자극적인 맛에 대한 끌림은 매운맛도 마찬가지이지만 쫀득함은 입에 넣자마자 퍼지는 자극과는 구별되는 적극성이 핵심이다. 말하자면 쫀득한 식감은 입안에서 사르르 녹거나 속절없이 부서지는 음식이 줄 수 없는, 그 음식을 열심히 씹는 나에 대한 집중으로 연결된다.
그러고 보니 우리는 아슬아슬하고 떨리는 상황이지만 긴장감과 더불어 흥분감을 느낄 때 ‘심장이 쫄깃’하다고 한다. 두쫀쿠는 원하는 것이 있다면 추위에 몇 시간을 기다리더라도 기어코 ‘겟’하는 점에서도, 열심히 씹어 즐기는 적극적 식감의 경험에서도 한국인이 가진 열정의 최신 버전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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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채연 고려대 심리학부 교수·뇌인지과학자
[한국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