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올 6월 말 프리·애프터마켓 신설을 통한 주식 거래 시간 연장(오전 7시~오후 8시)에 이어 내년 말 24시간 거래를 목표로 관련 인프라·제도 개선 논의에 본격 착수했다. 미국·영국 등 글로벌 선진 시장에서 타국의 투자자 자금을 유입시기키 위한 총성 없는 전쟁이 이미 시작된 만큼 한국도 이에 뒤처져서는 안 된다는 위기감이 높다. 반면 한국 증시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거래 시간 연장이 되레 시장 변동성과 노무 부담만 키울 것이라는 반론도 거래소와 증권 업계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제기된다.
2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거래소는 24시간 주식 거래 시행 목표 시기를 내년 말로 설정하고 당국·업계·노조 등과 논의를 진행 중이다. 올 6월 말 개설이 예고된 거래소 프리마켓(오전 7~8시)·애프터마켓(오후 4~8시)도 24시간 거래 체계 도입 연착륙을 위해서다. 현재 국내 주식시장은 거래소 정규장 기준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이며 대체거래소(ATS)인 넥스트레이드가 프리마켓(오전 8시~8시 50분)과 애프터마켓(오후 3시 30분~8시)을 운영 중이다.
거래소는 주식 거래 시간 연장이 글로벌 스탠더드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한국 증시가 고립되는 일을 막기 위해 24시간 거래 도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24시간 거래 도입 속도가 가장 빠른 국가는 미국이다. 미국 나스닥과 뉴욕증권거래소(NYSE) 산하 거래소인 아르카가 올해 말 24시간 거래 시행을 앞두고 있다. 런던증권거래소(LSE)도 24시간 거래 도입 검토를 진행 중이며 아일랜드와 홍콩은 거래 시간 연장 논의에 착수했다. 거래소의 한 관계자는 “증시 활성화와 외국인 자금 유입 확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며 “이를 위해서는 미국·유럽의 투자자들이 깨어 있는 시간에 한국 증시가 열려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흥미로운 대목은 미국 증권 업계가 로빈후드 등 리테일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24시간 거래에 적극 환영하는 입장이라는 점이다. 일부 전통적 투자은행(IB)들이 비용 대비 수익성·리스크 관리 등의 관점에서 거래 시간 확대 참여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중소형 증권사는 초대형 증권사와 차별화한 수익 모델을 24시간 거래에서 찾겠다는 전략이다.

반면 거래소·증권 노조에서는 단일 시간대를 사용하는 한국은 거래 시간 연장의 효용성이 없다고 주장하며 거래소의 거래 시간 연장은 ATS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만회하려는 고육책이라고 반박했다. 현재로서는 심야에 주식시장이 열려 있더라도 유동성이 얼마나 확보될 수 있을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이창욱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증권업종본부장은 “유동성은 고정된 상황에서, 호가가 분산돼 거래에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일부 투자자 역시 “장시간 주식 매매 창을 들여다봐야 한다”며 거래 시간 확대에 불만을 제기했다.
노동 환경 악화도 핵심 쟁점이다. 거래 시간이 늘면 온라인 고객을 응대하는 영업 직원, 시스템 관리를 담당하는 정보기술(IT) 직무, 결제·자금·리스크관리·준법감시 등 필수 인력 등의 업무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나스닥의 경우 이 같은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인건비가 싼 필리핀과 인도에 IT와 시장 운영 인력을 대거 확보하는 ‘팔로더선(서로 다른 시간대에 거점을 확보해 야간 근무 인력 없이도 24시간 체제로 운영하는 방법)’ 전략을 사용하고 있지만 비영어권 국가인 한국이 이를 차용하기란 어렵다.
거래소는 인력과 인프라 문제에 대해 비정규장에서의 지점 주문을 제한하고 개별 증권사들의 부담이 확대되지 않게 맞춤형 협의를 진행 중이라는 입장이지만 뚜렷한 해법을 내놓지는 못한 상태다. 금융투자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력 문제는 증권사와 거래소가 근본적으로 고용을 늘려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서울경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