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E ‘선제 최루탄 사용’ 제동…”미국 갈림길에 놓였다”

지난 14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이민 단속 항의 시위대에 ICE 요원들이 최루탄을 발사하고 있다. [로이터]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 소재 이민세관단속국(ICE) 시설 주변 시위대에 연방 요원들이 최루가스를 함부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연방법원이 일단 제동을 걸었습니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오리건 연방지방법원의 마이클 사이먼 판사는 현지시간 3일 상대가 급박한 물리적 위협이 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연방 요원들이 이 시설 주변의 시위 참가자를 상대로 최루가스 등 화학물질탄이나 ‘발사탄’을 사용하는 일을 금지했습니다.

여기서 ‘발사탄’은 시위 진압용 고무 탄환이나 실탄 등까지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부득이하게 화학물질탄이나 발사탄을 쓰는 경우에도 “요원이 그 사람을 상대로 살상력을 사용하는 것이 법적으로 정당화되지 않는 한” 사람의 머리, 목, 몸통 부분을 쏘아서는 안 된다고 명령했습니다.

이 일시 제한 명령은 일단 14일간 유효합니다.

포틀랜드 ICE 시설 주변에서는 몇 달 전부터 폭력적 이민 단속에 항의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습니다.

특히 토요일이었던 지난달 31일에는 어린이들도 참여한 평화 시위대에 연방 요원들이 최루탄을 난사해 부상자가 다수 발생하고 주변 도로가 폐쇄되면서 과잉 진압 논란이 더욱 거세졌습니다.

키스 윌슨 포틀랜드 시장은 ICE가 대낮에 열린 평화 시위에 최루탄을 난사한 데 대해 지난달 31일 밤 성명서를 내고 “ICE에서 계속 일하는 사람은 사표를 내고, 이 시설을 통제하는 자들은 떠나라”고 촉구했습니다.

그는 “이런 구역질 나는 결정을 계속 내리는 자들은 집에 가서 거울을 보고 왜 어린이들에게 가스를 살포했는지 스스로 물어보라”고 말했습니다.

사이먼 판사는 3일 낸 일시제한 명령 결정문에서 나라가 “갈림길에 놓였다”고 썼습니다.

그는 “제대로 기능을 하는 헌정 민주공화국에서는 자유로운 발언, 용기 있는 취재, 비폭력적 시위는 모두 허용되고 존중되며 칭송되기까지 한다”며 “우리 나라가 헌정의 나침반을 찾도록 돕는 과정에서, 법치에 따라 업무를 하는 비편파적이고 독립적인 사법부가 회피해서는 안 되는 의무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결정은 시민단체 미국시민자유연합(ACLU)의 오리건주 지부가 ICE 건물 주변 시위 참가자들과 이를 취재하는 프리랜서 기자들을 대리해 낸 신청에 따른 것입니다.

피신청인은 국토안보부(DHS)와 크리스티 놈 DHS 장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등입니다.

신청인들은 연방 요원들이 최루가스와 과도한 물리력을 사용한 것은 시위 참가자들에 대한 보복이며 이는 발언과 언론과 집회의 자유를 보장한 수정헌법 제1조 위반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신청인들은 신청서에서 닭으로 분장한 시위 참가자, 보행기를 짚고 나온 80대 부부, 언론 완장을 착용한 프리랜서 기자들 등이 평화적으로 행동했는데도 ‘적 전투원’처럼 취급돼 최루탄에 맞아 부상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결정에 대해 DHS는 “요원들은 훈련받은 대로 자신들과 대중과 연방 재산을 보호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물리력만 사용했다”고 주장하면서 “수정헌법 제1조는 발언과 평화적 집회를 보호하는 것이지 폭동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입장문을 냈습니다.

이에 앞서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일리노이주 시카고 등 시위가 열린 다른 지역들에서도 과잉 진압에 제동을 걸기 위해 최루가스 등의 사용을 제한하는 연방지방법원 명령이 내려졌으나, 항소법원들이 명령의 효력을 중단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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