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기념회가 입길에 오른 역사는 짧지 않다. 출판기념회에서 받은 돈은 정치후원금에 포함되지 않는 점을 악용해 엄청난 금품을 받았다가 형사처벌을 받은 국회의원도 있었고, 출판기념회에서 수억 원을 벌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공분을 산 이들도 있었다. 그럼에도 출판기념회가 여전히 건재한 건 법을 만들어야 할 정치인들이 ‘책 장사’를 통해 가장 이익을 보기 때문이다.
억 단위 노골적 수금에 ‘논란’
출판기념회 수익금이 논란이 된 최근 사례는 지난해 6월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꼽힌다. 김 후보자는 수입보다 지출이 많았는데도 재산이 증가한 이유에 대해 “두 차례 출판기념회로 받은 돈이 2억5,000만 원”이라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그러면서 “(해당 금액이) 그다지 과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된다”고 얘기해 국민 정서와 동떨어져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비슷한 논란은 2022년에도 있었다. 노웅래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검찰의 자택 압수수색 과정에서 나온 현금 3억여 원의 출처에 대해 “2020년 출판기념회에서 모은 후원금”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노골적 수금’이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2015년 노영민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자신의 시집을 판매할 목적으로 출판사 카드단말기를 의원실에 설치해 빈축을 샀다. 카드단말기를 설치한 것도 부당하거니와 당시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장으로서 피감기관에 책을 팔아 강매 논란이 불거졌다. 출판기념회에서 받은 돈이 법원에서 뇌물로 판단된 사례도 있다. 2014년 신학용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한국유치원총연합회로부터 출판기념회 축하금 명목으로 금품을 받고 관련 법안 2건을 대표발의한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2015년 7월 노영민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장으로 선출된 뒤 국회 본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같은 해 노 의원이 발간한 시집 ‘하늘 아래 딱 한송이’ 표지. 연합뉴스, 출판사 나무생각 제공
규제 시도 때마다… 의원들은 ‘시큰둥’
숱한 논란에도 출판기념회는 여전히 ‘탈법 지대’에 있다. 규제 시도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번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신학용 전 의원 사태가 불거졌을 당시 19대 국회에서 새누리당 의원 153명은 ‘출판기념회 전면 금지’를 골자로 한 법안을 발의했지만 입법엔 실패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책을 정가에만 판매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자’는 의견을 냈지만 국회에서 묵살됐다.
20대 국회에선 출판기념회 사전 신고 및 판매 제한, 수입·지출 내역 보고 등 출판기념회 규제를 강화하자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됐지만 결국 폐기됐다. 2018년 정부가 마련한 ‘5개년 반부패종합계획’에 담긴 ‘출판기념회 모금액을 정치후원금에 포함하자’는 제안도 흐지부지됐다. 21대 국회에서는 관련 법안이 아예 1건도 발의되지 않았다.
22대 국회에선 국민의힘이 일종의 ‘김민석 방지법’으로서 출판기념회 규제 법안을 잇따라 내놨다. 주진우 의원은 출판물 판매 수입을 정치자금에 포함하자는 내용으로, 조지연 의원은 출판기념회 모금을 금지하자는 내용으로 각각 법안을 발의했다. 다만 의원들 반응은 시큰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