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 12월 출시된 인공지능(AI) 검색엔진 ‘퍼플렉시티’의 웹사이트에는 텅 빈 검색창만 있는 게 아니다. ‘추천’ 탭으로 들어가면 AI가 요약한 뉴스가 테크, 스포츠 등 주제별로 펼쳐진다. ‘재무’ 탭에선 주가 지수, 주요 주식과 가상화폐의 등락처럼 투자자들이 알고 싶은 정보가 나열된다. 영락없는 검색 포털의 모습이다.
#. 1994년 출범해 올해로 32세가 된 ‘야후’는 검색 결과 최상단에 AI가 핵심만 추려낸 설명을 올려놓는 서비스 ‘스카우트’를 지난달 27일 공개했다. 검색을 하면 AI 모델 ‘클로드’가 요약한 정보와 함께 야후가 제휴 맺은 언론사들이 생성한 뉴스의 링크가 나온다. AI는 뉴스 기사뿐 아니라 수백 개의 댓글 반응도 한눈에 요약한다. 왕년의 검색 포털 강자가 거대언어모델(LLM)이란 옷을 입은 것이다.
포털과 AI 모델이 이용자를 붙잡기 위해 비슷한 모습으로 변하는 ‘수렴 진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다방면의 최신 정보를 제공하던 포털은 AI의 ‘친절한’ 답변을 탑재하고 있고, AI 모델들은 복잡한 연산을 거친 답변뿐 아니라, 인터넷의 최신 정보들을 신뢰할 수 있는 출처와 함께 보여주고자 한다. AI 업계 관계자는 4일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AI 모델이 아무리 고난도 분석에 강점을 가졌다 해도, 다수의 일반 이용자는 검색 도구처럼 활용한다”며 “이용자가 원하는 내용을 쉽고 빠르게 제공하려면 포털에 있는 정보들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아라빈드 스리니바스 퍼플렉시티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2024년 9월 4일 서울 중구 SK텔레콤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퍼플렉시티의 인공지능(AI) 검색 엔진을 소개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많은 신생 AI 기업들이 검색 엔진과 브라우저를 탐내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지난해 7월 자체 브라우저 ‘코멧’을 출시한 퍼플렉시티의 아라빈드 스리니바스 창업자는 지난해 8월 세계 1위 브라우저 ‘크롬’을 345억 달러(약 48조 원)에 인수하겠다고 구글에 제안했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새 AI 모델 출시를 준비 중인 중국의 딥시크는 최근 다양한 언어를 지원하고 멀티모달(여러 형태의 데이터) 능력을 갖춘 검색 엔진 개발 전문가를 채용하고 있다. 국내 AI 스타트업인 업스테이지 역시 지난달 29일 31년 역사의 인터넷 포털 다음 인수에 착수했다.
이용자들은 이미 AI와 포털을 구분 짓지 않고 검색에 쓰고 있으며, 포털보다 챗GPT 같은 AI 서비스를 먼저 검색에 활용하는 추세도 관측된다. 오픈서베이가 지난해 3월과 12월 10~50대 2,000명을 대상으로 최근 3개월 내에 이용한 검색 서비스를 조사한 결과, 1위인 네이버 이용률은 3월 85.3%에서 12월 81.6%로 내려간 반면, 챗GPT 이용률은 같은 기간 39.6%에서 54.5%로 올랐다.
AI 기업에 이용자들을 내어줄 수 없는 검색 포털들도 야후처럼 AI를 도입하며 맞서고 있다. 국내 1위 검색 포털 네이버는 이미 지난해 3월 AI 요약 기능을 검색 결과에 도입했고, 이를 강화한 별도의 ‘AI 탭’을 올해 상반기 중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구글은 AI ‘제미나이’를 포털에 점차 통합 중이다. 지난해 9월 구글 검색창 옆에 ‘AI 모드’를 달아 AI의 답변과 웹 검색 결과를 동시에 이용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변화의 궁극적 형태는 이용자의 호기심 충족에 그치지 않고 쇼핑이나 각종 업무까지 대신하는 ‘AI 에이전트’가 될 전망이다. 구글은 지난달 28일 이용자의 반복 작업 없이도 자동 쇼핑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는 ‘오토 브라우즈’ 기술을 크롬에 탑재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