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미국 이민세관단속국, ICE 요원들이 조지아주에 있는 현대차 공장을 급습해 한국인 직원 300여 명을 체포했을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사전에 이를 알지 못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백악관 내 ‘실세’로 불리는 스티븐 밀러 부비서실장이 대통령 보고 없이 공격적인 이민 단속을 주도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현지시간 4일, 밀러 부비서실장이 배후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충동을 부추기며 강경한 이민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밀러는 트럼프 집권 2기 이민 정책의 설계자로, 하루 3천 명 추방이라는 목표를 제시했고, 18세기 전쟁법인 적성국 국민법을 활용해 이민자들을 수용소로 보내자는 방안도 주장한 인물입니다.
보도에 따르면 밀러는 이민 정책뿐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정책 결정 전반에 깊숙이 관여해 왔습니다. 현재까지 100명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카리브해 선박 폭파 구상, 그린란드 영유권 확보 주장 등도 밀러가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밀러를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동안 거의 모든 파격적인 정책 결정에 관여한 핵심 인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문제는 이 같은 강경 단속이 대통령의 승인이나 충분한 검토 없이 추진됐다는 점입니다. 지난해 조지아주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 합작 공장에서 기습 단속이 벌어졌을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브라이언 캠프 조지아 주지사와의 통화에서 단속 사실을 몰랐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기자들의 질문에도 사건 직전에야 보고를 받았다며, 자세한 내용은 알지 못한다고 답한 바 있습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공장과 농장에 대한 단속을 중단하라고 지시했지만, 월스트리트저널은 밀러가 이후에도 유사한 방식의 단속을 계속 주장했다고 전했습니다.
최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ICE 요원에 의해 민간인이 숨지는 사건까지 발생하면서, 밀러를 둘러싼 논란은 트럼프 행정부와 여당인 공화당 내부로까지 확산되고 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밀러가 일부 사안에서 지나치게 강경해 불편하다는 뜻을 주변 참모들에게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의회에서도 비판이 나왔습니다. 공화당 소속 톰 틸리스 상원의원은 밀러 부비서실장과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의 해임을 요구하며, 밀러는 늘 예상대로 무능하다고 공개적으로 비난했습니다. 강경 이민 정책을 둘러싼 트럼프 행정부 내부의 갈등이 점차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