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 “USC의 글로벌 명문대 리더십… 미래 이끌 것”

김병수 USC 총장이 5일 대학본부 총장실에서 가진 본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USC의 미래를 이끌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박상혁 기자]

미 서부 최고의 사립 명문대 중 하나인 USC에 한인 총장이 탄생해 미주 한인 이민사에 새 역사를 쓴 가운데(본보 5일자 A1면 보도) 그 주인공인 김병수 총장이‘USC 제13대 총장’이라는 공식 직함으로 한인 언론과 처음 마주했다. 김병수 총장은 정식 총장 임명 다음 날인 5일 USC 캠퍼스의 대학본부인 보바드 행정관 총장실에서 진행된 본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자신의 뿌리와 USC와의 인연, 수장으로서의 책임과 방향성 등을 차분히 풀어냈다.

김병수 총장은 자신이 USC 역사상 첫 한인·아시안 총장이라는 점에 대해 “개인적으로도 매우 큰 영광이지만, 한인 사회에도 상징적이고 큰 의미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많은 이들에게 들어서 알고 있으며, 그만큼 책임감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김 총장의 가족사는 USC와 깊이 맞닿아 있다. 그는 “부모님 두 분 모두 미국에 유학을 와 USC에 다니셨기 때문에, 어릴 적부터 USC 풋볼 경기나 콘서트를 보러 캠퍼스를 자주 찾았다”며 “이 캠퍼스의 아름다움과 지적·예술적 활력을 자연스럽게 느끼며 자랐다”고 회상했다. 이어 “이제 같은 캠퍼스에서 총장으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이 더욱 각별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 같은 가족 배경은 김 총장의 성장 과정과 리더십에도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김 총장의 부친 김여대씨는 연세대를 졸업하고 미국 유학을 와 USC 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김 총장은 “아버지는 1960년대 후반 USC에서 공부한 유학생이었다. 대우자동차 임원으로 재직한 뒤 은퇴하셨고, 서울에 거주하고 계신다”고 밝혔다.

현재는 고인이 된 모친 김성영씨도 USC에서 유학하며 교육학 석사학위를 취득한 뒤 과거 LA 통합교육구(LAUSD) 소속 교사로 3학년을 가르친 교육자였다. 김 총장은 교육과 관련해서 특히 어머니의 직업이 그의 인식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김 총장은 “어머니는 늘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셨다”며 “나 개인의 교육을 위해서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강한 교육 시스템과 교사, 교수진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늘 이야기하셨다”고 말해 모친이 생전에 강조한 교육철학이 현재 USC 총장이 된 아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내비쳤다.

김 총장은 LA 지역에서 성장한 경험 역시 강조했다. 그는 “우드랜드힐스에서 자라며 USC가 지역사회에서 차지하는 역할을 체감했다”며 “당시에는 몰랐지만, 지금은 USC의 영향력이 LA를 넘어 캘리포니아, 미국 전역, 나아가 전 세계로 뻗어 있다는 점을 실감한다”고 설명했다.

정식 총장 취임 소감에 대해 김 총장은 “이사회가 만장일치로 결정했다는 사실은 큰 영광”이라며 “처음부터 총장을 목표로 한 것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그는 “임시 총장으로서 대학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총장 선출 과정이 원활히 진행되도록 돕는 데 집중했을 뿐”이라며 “그러나 이사회가 ‘임시가 아닌 정식 총장이라는 마음가짐으로 대학을 이끌라’고 권유했고, 그에 맞춰 계획과 결정에 전력을 다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교수진과 직원, 학생, 동문들과 폭넓게 소통하며 대학의 방향성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USC가 사명을 어떻게 더 잘 실현할 수 있을지 공동체 전체와 대화했다”며 “그 과정에서 정식 총장 후보로 고려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고, 깊은 고민 끝에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USC가 직면한 가장 시급한 과제에 대해 김 총장은 “단 하나의 우선순위를 꼽기는 어렵다”고 전제하며 “USC에는 23개 단과대학과 학술 의료 조직, 체육 부문, 전 세계 동문 네트웍까지 다양한 사명이 동시에 존재한다”며 “총장의 역할은 이 많은 요소를 균형 있게 관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교육과 연구를 핵심 축으로 분명히 했다. 김 총장은 “학생들에게 최고의 교육적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며 “비판적 사고뿐 아니라 서로 다른 기술과 관심사를 결합해 평생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와 관련해서는 “알츠하이머, 암, 실명, 신장 질환 등 사회적 난제를 해결할 가능성이 있는 연구가 USC에서 진행되고 있다”며 “AI를 윤리적으로 활용하는 문제 역시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김 총장은 한인 커뮤니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한인사회는 단일한 집단이 아니라 매우 다양하다”며 “LA와 미국 전역, 그리고 글로벌 차원에서 한인 커뮤니티의 리더십이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USC 이사회 멤버인 제이미 이 이사를 비롯해 학교와 동문 네트웍 곳곳에서 활약하는 한인 리더들이 있다는 점이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한인 유학생 출신 부모의 아들로 USC 캠퍼스를 오가던 소년은 이제 같은 캠퍼스에서 대학의 미래를 책임지는 수장이 됐다. 김병수 총장은 이같은 개인적 배경이 책임과 사명으로 이어졌음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의 말처럼, 이제 USC 총장으로서 그의 다음 행보는 상징성을 넘어 대학과 사회에 어떤 실질적 변화를 만들어낼지에 달려 있다.

김 총장은 “이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USC와 LA, 캘리포니아, 그리고 미국 사회가 나에게 많은 기회를 주었기 때문”이라며 “이제는 내가 대학과 사회에 돌려줄 차례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병수 총장은 하버드대 사회학과와 런던 정경대를 졸업하고 하버드 법대를 나오는 등 아이비리그 엘리트 코스를 거쳤다. 지난 2012년까지 9년간 연방 검찰 LA 지부에서 사기전담반 검사로 일하면서 다양한 사건을 해결했으며 USC 굴드 로스쿨에서 형사법을 강의하기도 했다.

■ 김병수 총장 주요 약력

-LA 하버시티 출생, 53세

-우드랜드힐스에서 성장

-하버드대 사회학 학사

-런던정경대 사회학 석사

-하버드대 로스쿨 졸업

-연방 검사

-USC 굴드 로스쿨 겸임교수

-카이저 퍼머낸테 그룹 변호사

-존스 데이 로펌 파트너 변호사

-2020년 7월 USC 수석부총장 겸 법률고문

-2025년 7월 USC 임시 총장

-2026년 2월 USC 제13대 총장

<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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