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헬스업계 ‘직원 빼가기’ 소송 논란… 거액 배상 판결 항소심서 뒤집혔다

연방대법원. 기사내용과 무관[로이터]

버지니아법원, 1심 파기 “원고 배상 입증 부족”

57만불 및 이자 무효화 ‘영업권 침해분쟁’ 선례

 

지난 2022년 버지니아주 한인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한인 양로보건센터(adult daycare) 업체 간의 ‘직원 빼가기’ 소송 사건이 항소심에서 완전히 뒤집혔다. 1심에서 원고 측의 손을 들어주며 명령했던 약 57만 달러 규모의 거액 배상 판결이 항소법원에 의해 파기되면서, 피고 측이 2심을 승소한 것이다.

버지니아주 항소법원은 지난해 12월 판결을 통해 페어팩스 카운티 순회법원이 ‘프렌즈 헬스케어 팀(이하 프렌즈)’에 내렸던 배상 명령을 전면 무효화하는 2심 판결을 내렸다. 앞서 지난 2022년 10월 1심 법원은 프렌즈 측이 경쟁 업체인 ‘영스 헬스케어(이하 영스)’의 직원들을 고용해 계약을 위반하고 영업에 손해를 끼쳤다는 이유로, 영스 측에 보상적 손해배상금 29만9,376달러와 징벌적 손해배상금 27만5,000달러, 그리고 이자 18만9,544달러를 지급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이번 소송은 영스가 애난데일에서 먼저 양로보건센터를 운영하던 중, 2018년 10월 프렌즈가 영스에서 2~3마일 떨어진 인근 지역에 또 다른 양로보건센터를 개원하면서 촉발됐다. 당시 영스 측은 “전체 직원 30명 가운데 8명이 동시에 사직한 뒤 프렌즈로 이직했다”며 “동종 업계로의 집단 이동은 직원 채용 시 체결한 계약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항소심 판결로 프렌즈 측은 해당 배상금 지급 의무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됐다. 이번 항소심에서 피고 프렌즈 측을 대리한 맥도웰 법률그룹은 1심 판결 과정에서 발생한 10가지 법적 오류를 지적하며 항소를 진행했다.

항소법원의 결정적인 판결 근거는 원고인 영스 측이 주장한 ‘미래 비즈니스 기대 이익에 대한 방해’와 관련해 구체적이고 적절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법원은 영스 측이 직원 이직으로 인해 발생했다고 주장하는 미래 수익 손실액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객관적인 입증이 부족했다고 판단했다.

프렌즈 측 변호를 맡은 맥도웰 법률그룹은 본보에 보낸 보도자료를 통해 “미래 비즈니스 기대 방해에 대한 손해 배상 입증은 법적으로 매우 까다롭고 입증하기 어려운 분야”라며 “버지니아 항소법원이 원고 측의 손해 증명 부족을 정확히 인지했다. 프렌즈 헬스케어가 어떠한 불법 행위도 저지르지 않았음이 증명됐다”고 강조했다.

이번 판결은 한인 비즈니스 업계 내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직원 이직 및 영업권 침해 분쟁에 중요한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직원이 경쟁업체로 옮겨갔다는 사실만으로는 거액의 손해배상을 받아내기 어려우며, 실제 발생한 손해에 대한 엄격하고 구체적인 법적 증빙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재확인했기 때문이다.

한편 영스 헬스케어 측은 주 대법원에 상고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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