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나동그라진다
손써 볼 겨를도 없이
자빠진 녀석을 일으키려고
어르다 달래다 지쳐
창가에 비쭉이 고개 내민 햇살 한 자락
몸에 감고 선잠이 들었다가도
문득 다가오는 시꺼먼 그림자에
허겁지겁 도망쳐 잠에서 깬다
‘아이구, 이놈아!
차라리 꽥 뒤져버리지
죽지도 못할 것을 와 약은 처묵냐 묵기를!’
방 안 가득 햇살이 둥지를 틀고
낯익은 하루가 멀뚱멀뚱
문지방 한켠에서 빠져나가고 있다
방법은 없다.
작은메모: 한 때, 염세주의자가 유행이었던 시기가 있었다. 그것도 멋이라고 세상 다 산
사람처럼 비틀거리며 젊은 시절의 한 귀퉁이를 살았다. 한없이 빛나던 시기의 염세주의자.
지금은 그 반대인 것 같다. 세상이 거꾸러지고 있고 어떻하든 매달려 살려고 버둥댄다.
여전히 방법은 없다.

김준철 (treeandmoon2022@gmail.com)
현)미주한국문인협회 회장, 비영리문화예술재단『나무달』대표.
『시대문학』 시부문 신인상,『쿨투라』 미술평론 신인상 수상, 쿨투라 해외문화상
수상.
시집 『꽃의 깃털은 눈이 부시다』『바람은 새의 기억을 읽는다』『슬픔의 모서리는
뭉뚝하다』, 전자시집 『달고 쓰고 맵고 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