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출전 강행→또 부상… 린지 본, 충격의 ‘라스트 댄스’

기적은 끝내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전방 십자인대 파열 진단을 받고도 올림픽 출전을 강행했던 ‘스키 여제’ 린지 본이 꿈의 무대에서 또다시 쓰러지며 안타까움을 자아냈습니다.
린지 본은 현지시간 8일, 이탈리아 코르티나담페초 토파네 알파인스키 센터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여자 활강 경기 도중 불의의 사고로 경기를 마치지 못했습니다. 13번째 주자로 출발한 본은 출발 13초 만에 깃대에 부딪힌 뒤 중심을 잃고 넘어졌고, 설원 위를 크게 나뒹굴며 고통을 호소했습니다.
본은 쓰러진 채 비명을 지르며 움직이지 못했고, 의료진의 응급 처치를 받은 뒤 닥터 헬기로 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지난달 30일 스위스에서 열린 월드컵 경기 도중 왼쪽 무릎 전방 십자인대를 다쳐 헬기로 이송된 지 불과 9일 만에 같은 악몽이 반복된 겁니다.
현장에 있던 선수들과 관중들은 전광판에 비친 사고 장면을 바라보며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당시 선두를 달리던 미국의 브리지 존슨은 얼굴을 감싸 쥐었고, BBC는 “지켜보기조차 고통스러운 장면이었다”며 경기장에 깊은 침묵이 흘렀다고 전했습니다.
이번 올림픽은 린지 본에게 사실상 마지막 무대였습니다. 그는 올림픽 금메달 1개와 동메달 2개, 국제스키연맹 월드컵 통산 84승을 거두는 동안 끊임없이 부상과 싸워왔습니다.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서는 정강이 부상을 안고 활강 금메달을 따냈고, 2018년 평창 올림픽에서도 허리 통증을 견디며 동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하지만 2014년 소치 올림픽은 무릎 십자인대 파열로 출전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잦은 부상 끝에 2019년 은퇴했던 본은 무릎에 티타늄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뒤 2024년 현역에 복귀했습니다. 올 시즌 월드컵에서 금메달 2개와 은메달 2개, 동메달 3개를 따내며 올림픽 기대감을 키웠지만, 올림픽을 앞두고 또다시 십자인대 파열이라는 치명적인 부상을 입었습니다.
의료진과 스포츠 의학 전문가들은 재활이 필요하다며 올림픽 출전이 어렵다는 의견을 냈지만, 본은 보조기를 착용한 채 부상 9일 만에 출전을 강행했습니다. 공식 훈련에서 11위와 3위에 오르며 기적을 꿈꿨지만, 끝내 반복된 부상의 벽을 넘지 못했습니다.
불굴의 의지로 도전한 올림픽이었기에, 이번 사고는 더 큰 안타까움과 허무함을 남기고 있습니다. 알파인스키 최고령 메달 기록 도전 역시 이렇게 막을 내렸습니다.
[한국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