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이 지났지만 바람 끝은 아직 겨울의 한기를 품고 있다. 계절은 분명 앞으로 나아가고 있지만, 몸과 마음이 봄을 느끼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한 듯하다. 우리는 종종 따뜻함만을 기다리지만 겨울에만 만날 수 있는 풍경을 떠올릴 때 추위마저 감사한 계절이 된다. 강추위가 이어질 때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곳이 바로 철원에 있는 직탕폭포다. 이맘때면 계절의 흐름 속에서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강원 철원군 직탕폭포가 강추위에 얼어붙어 장엄하고 신비로운 풍경을 만들고 있다. 하지만 꽁꽁 얼어붙은 얼음 틈 사이로 쉼 없이 물줄기가 흐르고 있다.
여름날 천지를 울리며 쏟아지던 물줄기는 사내대장부처럼 기개가 넘쳤지만, 겨울이 찾아오면 마치 수줍은 새색시처럼 다소곳한 모습으로 변한다. 하지만 계절이 달라져도 본질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폭포는 조용히 전한다. 얼어붙은 폭포는 밤사이 내린 눈을 이불처럼 덮은 채 장엄하고 신비로운 풍경을 만든다. 거대한 얼음 기둥과 층층이 쌓인 빙벽은 시간의 무게를 고스란히 품고 있다. 차가운 색감 속에서도 생명은 멈추지 않는다.

강원 철원군 직탕폭포가 강추위에 얼어붙어 있지만 얼음 틈 사이로 쉼 없이 물줄기가 흐르고 있다.
꽁꽁 얼어붙은 얼음 틈 사이로 쉼 없이 흐르는 물줄기는 어떤 추위도 움직임을 멈출 수 없음을 보여준다. 작은 흐름은 점차 길을 넓혀 단단한 얼음덩어리를 하나둘 떼어내며 조용하지만 끈질긴 변화를 만든다. 우리의 삶도 이와 닮아 마음이 얼어붙고 희망이 보이지 않을 때도 어딘가에서는 가느다란 희망이 흐르고 있을지 모른다. 그 흐름을 믿고 바라볼 수 있다면 우리는 다시 움직일 힘을 얻게 된다. 굳어버린 폭포 사이를 흐르는 물줄기처럼 삶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부터 조금씩 봄을 향해 나아가고 있을 것이다.

강원 철원군 직탕폭포가 강추위에 얼어붙어 있지만 얼음 틈 사이로 쉼 없이 물줄기가 흐르고 있다.
[한국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