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75세 의무 퇴직제” 제안…한국 국회도 고령화
미국 정치권에서 이제는 나이도 제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말이 공공연해지고 있습니다. 기업들은 최고경영자의 연령을 기준으로 인적 쇄신에 나서는데, 정작 국가의 방향을 결정하는 정치는 고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문제의식입니다.
8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민주당 중진인 람 이매뉴얼 전 주일 미국대사는 대통령과 내각 고위 관료, 연방의원, 연방 판사를 대상으로 한 75세 의무 퇴직제 도입을 주장했습니다. 그는 워싱턴은 대대적인 물갈이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정치권 세대교체를 요구했습니다.
이매뉴얼 전 대사는 하원의원과 백악관 비서실장, 시카고 시장을 거친 정치 베테랑입니다. 현재 만 66세인 그는 향후 공직에 복귀할 경우 자신 역시 해당 규칙의 적용을 받겠다고 밝혔습니다. 2028년 대선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사실상 배수진을 친 셈입니다.

미국 지도부의 고령화는 이미 통계로 확인됩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80세가 되고,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은 82세의 고령과 인지 능력 논란 속에 재선 도전을 포기했습니다. 의회에서는 임기 말 몇 달을 요양시설에서 보낸 의원 사례까지 등장했습니다.
미국 의회조사국에 따르면 하원의원 평균 연령은 1987년 50.7세에서 2025년 57.9세로 높아졌고, 상원은 같은 기간 54.4세에서 63.9세로 뛰었습니다. 사법부 역시 대법관의 절반가량이 70대이며, 연방 판사 평균 연령은 67.7세에 달합니다.
여론은 이미 변하고 있습니다. 유고브 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73%는 대통령직에 연령 제한이 필요하다고 답했고, 상하원 의원에 대해서도 69%가 찬성했습니다. 이매뉴얼 전 대사는 75세까지 성과를 내지 못한 사람이 78세에 갑자기 달라질 가능성은 없다며 퇴임 문화 정착을 촉구했습니다.
아이러니한 점은 정치와 기업의 시간 감각이 엇갈린다는 것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10대 기업 최고경영자 평균 연령이 약 61세이며, 상당수 기업이 이사회 연령을 72세에서 75세로 제한해 자연스러운 세대교체를 유도하고 있다고 짚었습니다. 성과와 책임, 변화 속도를 이유로 나이 관리를 제도화한 셈입니다.
시선을 한국으로 돌려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국회의원 당선인 평균 연령은 선거를 거듭할수록 꾸준히 증가했습니다.
17대 총선 당시 51.6세였던 당선인 평균 연령은 18대 54.2세, 19대 54.6세, 20대 56.2세로 꾸준히 상승했습니다. 16대부터 20대 국회의원 평균 연령은 54.3세였고, 2020년 21대 국회는 54.9세로 더 높아졌습니다.

2024년 치러진 22대 총선에서도 이 흐름은 이어졌습니다. 당선인 300명의 평균 연령은 56.3세로, 50대가 절반인 150명을 차지했고 60대도 100명, 33.3%에 달했습니다. 30대 당선인은 14명에 그쳤고, 20대는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최고령 당선인은 1942년생인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전 의원 81세였고, 최연소는 1991년생 민주당 전용기 의원 32세였습니다.
청년 정치 진입을 가로막는 구조적 장벽도 여전합니다. 청년 후보자 공천을 유도하기 위해 도입된 청년추천보조금은 22대 총선에서 단 한 정당도 받지 못했습니다. 지역구 후보의 10% 이상을 39세 이하로 공천해야 한다는 최소 요건을 충족한 정당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2024년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1개 정당 모두 청년추천보조금 지급액은 0원이었습니다. 젊은 정치인을 키우기보다 기존 중진 중심의 공천 구조를 유지한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 바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