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로 향하지 않고 고향에 남은 비수도권 자녀에게 ‘가난이 대물림되고 있다’는 한국은행 분석이 나왔다.
한은은 11일 ‘지역 간 인구이동과 세대 간 경제력 대물림’ 보고서를 통해 지역 격차가 세대 간 경제력 격차로 이어지는 흐름이 뚜렷해졌다고 진단했다. 정민수 한은 지역경제조사팀장은 “‘개천에서 용 난다’는 속담과 달리 최근 세대 간 계층이동 역동성이 약화되고 있다는 경고가 제기되고 있다”며 “인구 절반가량이 출생 지역을 벗어나지 않는 점을 고려하면, 지역 간 격차 확대는 거주 지역 대물림과 맞물려 세대 간 경제력 대물림을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비수도권에서 태어난 자녀가 수도권으로 이주할 때 경제력이 크게 개선됐다고 봤다. 실제 부모를 떠나 다른 지역으로 이주한 자녀의 평균 소득백분위는 부모보다 6.5%포인트 상승한 반면, 이주하지 않은 자녀는 2.6%포인트 하락했다. 지역 인프라와 노동시장, 주택 가격 등 요인이 자산 격차를 키웠다. 또 부모 소득이 하위 50%인 경우, 비수도권에서 태어나 이주하지 않은 자녀 집단 소득이 부모와 같은 수준에 머무는 비율은 과거(1971~1985년생) 58.9%에서 최근(1986~1990년생) 80.9%로 올랐다. 이에 반해 소득 상위 25%에 진입한 비율은 12.9%에서 4.3%로 크게 줄어 사실상 ‘용이 될 기회’가 사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래픽=송정근 기자
거점도시 경쟁력이 약화된 영향이 컸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50대인 비수도권 출생 자녀가 권역 내 거점도시로 이주한 경우 평균 소득백분위는 47.8%로, 수도권 이주 집단(44.9%)보다 높았다. 그러나 30대에선 수도권 이주 집단 소득백분위(50.9%)가 거점도시 이주 집단(48.6%)을 웃돌았다. 또 과거(50대)엔 비수도권에서 태어나 거점도시 대학을 졸업한 집단(61.7%)과 수도권 대학 졸업 집단(62.3%) 소득 백분위가 비슷했지만, 최근(30대)엔 수도권 대학 졸업 집단(61.8%)이 거점도시 대학 졸업자(53.3%)를 크게 앞섰다.
결국 개인 입장에선 수도권 이주가 경제력 향상을 위한 가장 합리적 선택이 된 셈이다. 다만 한은은 이 같은 지역 격차가 양극화, 초저출산 등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①’지역별 비례선발제’로 비수도권 저소득층 학생에 기회를 주는 동시에 ②비수도권 거점대학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공공 투자를 강화하고 ③거점도시 산업기반과 일자리를 개선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정 팀장은 “최근 논의 중인 대전·충남, 전남·광주 등 행정구역 통합 논의도 거점도시 위상을 높이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