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공포, 신용시장으로 번지나…기업대출 부실화 경고 현실화 우려

AI가 더 이상 사무 보조가 아닌 전문직을 대체하는 단계에 들어섰다는 진단이 나왔다. [로이터]

인공지능(AI)이 가져올 파괴적 혁신이 소프트웨어 업종을 비롯한 여러 산업의 기존 사업 모델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신용 시장이 ‘AI 공포’의 다음 타깃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습니다. CNBC 방송은 투자은행 분석을 인용해 AI 확산이 기업 대출 부실로 직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투자은행 UBS는 사모펀드가 소유한 소프트웨어 및 데이터 서비스 기업들이 AI 위협으로 압박을 받으면서, 올해 안에 최소 수백억 달러 규모의 기업 대출이 부실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습니다. 특히 부채 비중이 높거나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을 대상으로 한 ‘레버리지 론’과 비공개 방식의 ‘사모 대출’에서 올해 말까지 750억 달러에서 1,200억 달러에 이르는 부실이 발생할 것이라는 기본 전망을 제시했습니다.

UBS는 Anthropic 등 AI 업체들이 내놓은 최신 모델이 파괴적 혁신에 대한 기대를 앞당겼다며, 시장이 혁신 속도를 과소평가해 대응이 늦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투자자들이 파괴적 혁신과 연계된 신용 위험을 바라보는 평가 방식을 재조정해야 한다며, 이 문제가 2027년이나 2028년의 일이 아니라 올해 본격적으로 가시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월가에서는 AI 도구가 전문 기업용 소프트웨어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다는 관측 속에 최근 소프트웨어 업종 주가가 동반 약세를 보였습니다. 이러한 우려는 앤트로픽이 선보인 업무용 AI 도구 Claude for Work가 기존 소프트웨어를 대체할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되며 더욱 커졌습니다. 소프트웨어 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데이터 서비스, 자산관리 서비스, 부동산 서비스, 물류 등 AI가 기존 사업 모델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업종 전반으로 불안이 번지는 모습입니다.

UBS는 대출 부실이 기본 시나리오보다 악화돼 추정치의 두 배로 급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이 경우 연쇄 효과로 대출 시장 전반에 신용 경색이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이와 함께 소프트웨어 산업에 대한 사모 대출 시장의 위험 노출이 알려진 것보다 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뉴욕 증시에서는 주요 사모 대출 관련 투자 회사들의 주가가 최근 한 달 사이 약세 흐름을 보였습니다. Bloomberg 통신은 7개 주요 사모 대출 투자 회사가 관리하는 기업 성장 집합 투자 기구 공시를 분석한 결과, 소프트웨어 업종 투자 가운데 최소 250건이 소프트웨어 대출로 분류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해당 투자 회사에는 식스스 스트리트, Apollo Global Management, Ares Management, Blackstone, Blue Owl Capital 등이 포함됐습니다.

블룸버그는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널리 인식되는 회사들이 사모 대출 시장에서는 다른 업종으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러한 관행이 AI 위협이 커지는 상황에서 소프트웨어 업종에 대한 실제 노출 규모에 새로운 의문을 던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The Wall Street Journal은 투자은행 Barclays 분석을 인용해 소프트웨어 업계가 사모 대출 관련 BDC 투자 자산의 약 2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보도했습니다.

다만 주요 사모펀드 최고경영자들은 최근 실적 발표에서 소프트웨어 부문이 전체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한 자릿수 비중에 불과하다며 과도한 우려를 일축하고 있어, AI발 파괴적 혁신이 신용 시장에 미칠 실제 충격의 범위를 둘러싼 논쟁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입니다.

[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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